엘리트, 동호인, 장애인 구분없이 모두 어울리는 장을 만들고파

배드민턴으로 하나 되는 아시아를 꿈꾸는 김중수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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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중수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
사진 김중수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

[더페어] 김용필 기자=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인 김중수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이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에 당선됐다. 김 회장은 아시아배드민턴연맹 부회장을 연임하고, 세계배드민턴연맹 이사로도 활약하는 등 그동안 대외적으로 활동하며 아시아와 세계 배드민턴의 흐름과 역학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건 ‘One ASIA, One Spirit’이란 슬로건으로 투표에 참여한 40개의 회원국 중 29개 나라의 지지를 받으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만큼 하나의 아시아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모두가 배드민턴으로 하나 되는 아시아를 꿈꾸는 신임 김중수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을 5월 15일 오후에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사무실에서 만났다. 총 2회에 걸쳐 김중수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 인터뷰를 싣는다. 1부에 이어 2부에서는 선거 공약에 대해 그리고 그가 꿈꾸는 아시아배드민턴의 미래에 관한 얘기를 싣는다.

Q. 선거 슬로건이었던 ‘One ASIA, One Spirit’에 대해 설명해 달라

- 이번에 슬로건 도움을 봤다고 생각한다. 배드민턴 강대국에서도 한목소리로 뭔가 해보자는 생각이 강했고, 저개발국가에서도 같이 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니까 One ASIA, One Spirit이 통한 것 같다. 한마디로 아시아가 배드민턴으로 하나가 되자는 얘기다. 강대국들이 도움을 줘서 저개발국가의 실력이 향상돼 같이 어울릴 수 있고, 시니어 같은 경우도 아시아에 동호인이 많다. 각 나라에는 자체적으로 시니어대회가 있는데 아시아 전체적으로는 시니어대회가 하나도 없다. 아시아 시니어대회를 만들어 동호인들도 같이 어울리고, 은퇴 선수들도 같이 어울릴 수 있는 한마당을 만들고 싶다. 또 우리나라는 장애인이 분리돼 있는데 세계연맹이나 아시아연맹은 통합이 돼 있다. 아시아연맹 안에 장애인위원회가 있다. 그런데 아시아선수권 장애인대회가 없다. 나라별로는 장애인 국제대회는 있다. 태국에 장애인대회가 있는데 유럽에서도 오고 해서 40개 나라에서 참가하더라. 그래서 아시아연맹에서도 아시아 장애인대회를 만들어서 배드민턴을 전체적으로 같이 갈 수 있는 방향으로 하려고 한다.

Q. 저개발국가 배드민턴 보급 확대에 대해 설명해 달라

- 저개발국가가 재원이나 재력이 굉장히 약하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물품 지원이나 지도자를 파견해 거기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할 수 있게 하고 싶다. 아시아선수권대회나 아시안게임을 하게 되면 강대국과 중간 정도 하는 나라까지 한 20개국 정도가 출전한다. 그 밑에 있는 나라는 나와도 게임이 안 되니 포기해 버린다. 그래서 그들만이 할 수 있는 리그를 만들어 주고, 나라별로 서로 경쟁심을 키워서 우수한 나라가 나오면 강대국 쪽으로 같이 합류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

Q. 아시아 유소년 캠프에 대해 설명해 달라

- 강대국하고 저개발국가하고 차이가 크게 나니까 같이 어울릴 기회가 없다. 그래서 아시아 유소년 캠프를 해서 어렸을 때 같이 모여서 놀이하고 같이 훈련하고 하다 보면 서로 알게 되고 패밀리 같은 구성이 되지 않겠나. 같은 아시아라는 연대감을 심어주고 싶다. 1회로 끝나는 게 아니고 1년에 한두 번 정도 해서 해마다 그런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

사진 김중수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
사진 김중수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

Q. 아시아 클럽 대회 창설에 대해 설명해 달라

- 현재 몇 개 나라에서 리그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대부분 다른 나라 선수들을 스카우트해서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우리 선수들만으로 실업리그를 하고 있는데 여기에 접목시키려고 한다. 먼저 강대국 중심으로 7, 8개 정도의 나라에서 순수하게 그 나라를 대표하는 클럽이 참여해서 같이 할 수 있는 국제대회를 만들려고 한다. 또 저개발국가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서 수준이 향상되고 하면 1부, 2부, 3부 이렇게 나갈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Q. 기업들이 배드민턴 협찬에 좀 인색한데 왜 그럴까?

- 우리나라도 그렇고 아시아연맹도 마찬가지고 광고나 홍보, 마케팅을 잘 못 하는 것 같다. 작년부터 실업리그를 하면서 방송 중계도 하고, LED 화면으로 광고 노출하고 그러니까 많이들 관심을 보이더라. 광고 쪽에서는 조금씩 눈이 떠지고 있다. 그걸 아시아연맹에도 접목하려고 한다. 세계연맹은 에스 오일토탈에너지나 HSBC 은행에서 몇천만 불씩 받는데 아시아연맹은 그걸 못하더라. 아시아 상권이 좋은데 왜 그걸 못하는지 이해가 안 가더라. 대회라고 해봐야 5개 밖에 없으니 어느 광고주가 달라붙겠나. 사업을 벌여놓고 홍보와 중계 등 사업계획이 나오면 아시아 쪽으로 관심 있는 기업들이 있지 않겠나. 그런 걸 하나둘 접목해 보려고 여기저기 뛰고 있는데 쉽지는 않다.

Q. 가장 이상적인 아시아배드민턴연맹의 모습은?

- 모든 아시아가 43개국이 같은 테두리에서 어떤 대회를 하든 같이 와서 서로 부대끼며 할 수 있는 자리가 돼야 한다. 엘리트, 동호인, 장애인까지도 같이 갈 수 있어야 한다. 어차피 다 같은 배드민턴 식구들이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다르든, 나이가 차이가 나든, 다 같이 배드민턴을 하는 사람 아닌가. 다 같은 배드민턴 가족이니까 이게 원팀이 돼야 한다. 엘리트는 엘리트대로, 주니어는 주니어대로, 동호인은 동호인대로, 장애인은 장애인대로 하니까 이게 융합이 안 된다. 어려서부터 같이 하면서 그런 틀을 깰 수 있게 차근차근 조금씩 해줘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시아배드민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거, 이게 가장 이상적인 아시아배드민턴연맹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사진 김중수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
사진 김중수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

Q. 올해 에어배드민턴이 새롭게 시작된다고 하던데

- 에어배드민턴에 대해서 우리나라에서 재작년부터 몇 번 얘기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이사회에서도 자료 준비해서 영상 보여주면서 우리나라도 해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관심이 없더라. 배드민턴이 꼭 실내에서만 하는 운동이 아니다. 비치에서도 할 수 있고 골목에서도 할 수 있다. 공간만 있으면 할 수 있다. 8월에 발리에서 첫 대회를 하는데 비치 게임이라고 여러 종목이 있는 종합 경기다. 모래사장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개발해서 종합 경기로 만들어서 하고 있다. 이번에 에어배드민턴은 처음 정식 종목으로 들어갔다. 작년에 대한체육회에서 공문이 내려왔는데 우리는 모르고 없으니까 안 한다고 했다. 올해 대회가 있다고 다시 공문 오니까 그제야 선수 모집하겠다고 하니까 대한체육회에서 작년에 안 한다고 해놓고 뭔 얘기냐고 빼버렸다. 그래서 내가 세계연맹에 얘기해서 우리도 참여하고 싶은데 사정이 이러니 조직위에 얘기해서 우리도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해서 팀을 짜서 나가게 됐다. 코로나19 때문에 체육관 문 닫으니 동호인들이 골프나 테니스로 빠져나가 버렸다. 좋아하는 운동을 못 하니까 다른 종목으로 가버린 거다. 만약 비치나 운동장에서 할 수 있었으면 동호인들 안 빠져나갔을 것이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활성화돼 있다. 아시아연맹도 에어배드민턴 위원회가 있다. 우리나라도 서둘러서 조직을 갖추고 새로운 배드민턴을 사람들에게 소개해야 한다.

Q. 국제무대에서 회장님 뒤를 이을 후배들이 안 보인다

- 후배들이 국제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들어 주고 싶다. 아시아연맹 쪽에 한국의 젊은이들이 가서 일할 수 있는 계기가 있다면 무조건 참여시키려고 한다. 그런데 하겠다고 달려드는 후배가 없다. 나 같이 무대뽀로 가서 되든 안 되든 부닥쳐 봐야 하는데 겁을 많이 먹어서 처음부터 내가 가면 어떻게 하지,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거 같다. 하고 싶어 하는 의지가 있어야 길을 만들어 주고 하지 억지로 하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해보겠다고 나와줘야 멱살이라도 잡아서 끌고 다니는데 그럴 사람이 없다. 나 따라다니면서 얼굴 익히고 서로 소통하고 그러면서 인지도를 쌓고 그러면 좋은데, 아쉽다. 내가 평생 할 것도 아닌데 내가 있을 때 나를 활용하면 아무래도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겠나.

Q. 아시아의 배드민턴 가족들에게 한마디

- 내가 가지고 있는 계획대로 일이 잘 추진된다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누구 한 사람의 영광이나 이익을 추구하는 게 아니고 아시아배드민턴 전체를 위한 일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면 좋겠다. 달라진 아시아배드민턴연맹의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많은 관심을 두고 지켜봐 주고 지지해 주면 좋겠다.

선거 막전 막후의 이야기는 1부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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