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어] 노만영 기자=카이로 메트로 3호선이 국제공항과 연결되면, 매년 수천명의 관관객들이 현대로템의 전동차와 함께 이집트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 이집트는 매년 1천만 명 이상의 여행객들이 찾는 인기 관광지다. 수도 카이로에는 기원전 3천년경에 발흥한 고대 이집트 제국의 유산들이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다. 피라미드, 스핑크스 외에도 모래로 지은 정교한 신전건물을 보기 위해 무수한 관광객들이 카이로를 방문한다.
특히 올 봄 정식 개장을 앞둔 이집트 대박물관(The Grand Egyptian Museum)은 기자 피라미드 단지와 인접해 있어 관광산업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박물관이 임시 개장한 지난 2023년 이집트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1천490만 명을 기록, 공식 집계 이래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집트 정부는 박물관 개장과 함께 관광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도시철도 인프라도 확충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카이로 메트로 4, 5, 6호선 개통과 기존 노선에 대한 시설교체 및 구간 연장 등이 추진 중이다. 이 중 이집트의 관문인 카이로 국제공항에 3호선 열차를 직통으로 연결하는 사업은 여행자들의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지난 2012년 개통한 카이로 3호선은 이집트 정부의 도시철도 현대화 사업에 따라 지난 2017년 한국기업인 현대로템과 신형 전동차 수주 계약을 맺었다. 현재 3호선에 운행되고 있는 현대로템의 신형 전동차는 카이로 메트로의 현대화 프로젝트를 반영한 모던한 디자인이 특징이며, 전 객실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섭씨 50도의 폭염에도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제작됐다.
여기에 LCD 노선도가 적용돼 여행자들의 행선지 파악이 한층 용이해졌다. 또 기존 차량에 없던 갱웨이(차량 간 연결통로)를 도입, 열차 내 상황에 따라 승객들이 객실을 옮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현대로템은 3호선을 비롯해 카이로 메트로의 전 노선에 걸쳐 현대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최초 수주는 지난 2012년으로 1호선 180량을 발주받아 2016년 납품을 마쳤다. 당시 시승 및 영업 시 운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이를 계기로 3호선 256량(2017), 2호선 48량(2019) 등 추가 계약을 연이어 따냈다.
지난 2022년에는 총 사업비 6억5천600만 달러(한화 8천802억 원) 규모로 2호선(슈브라역~엘무닙역, 21.6km)과 3호선(아들리 만수르역~카이로대학역, 41.3km)을 동시에 발주받았다.
이처럼 우수한 기술력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줄곧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추후 수주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이로 현지에서는 신규관광지 개발과 함께 인구과밀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사업들이 한창 진행 중이다.
2015년 착공된 신행정수도의 완공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이집트 상원 문화·관광·유물 위원회가 관광수입 증대를 위해 지중해 북부 해안 신도시 건립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도시철도에 대한 현지 수요가는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현대로템은 지난해 11월 이집트 최대 교통물류 전시회 TRANSMEA 2023에 참가해 현대로템의 선진기술이 응축된 3호선 실차를 설치하는 등 현지 관계자들에 대한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