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개월 연속 흑자로 분기 흑자 달성 전망
물류센터 확충·뷰티컬리 론칭 등 물류개선 및 사업 다각화 주효

[더페어 프리즘] 컬리, 9년간의 '절차탁마' 분기흑자 달성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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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의 지난해 실적 그래프 및 김슬아 대표 / 사진=더페어
컬리의 지난해 실적 그래프 및 김슬아 대표 / 사진=더페어

[더페어] 이용훈 기자='샛별 배송' 서비스로 잘 알려진 컬리가 2개월 연속 흑자에 이어 분기 흑자 달성 기대감까지 내비치며 창립 9년 만에 완전한 체질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컬리는 2015년 '마켓 컬리'라는 이름으로 출범해 당시엔 생소했던 온라인 신선식품 당일배송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적 플랫폼이다. 컬리를 설립한 김슬아 대표는 '정말 좋은 것을 고객들이 편하게 집에서 받는 것'을 목표로 샛별배송을 선보였다. 샛별배송은 신선식품을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익일 오전 7시 이전에 배송하는 서비스로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상품 입고부터 배송까지 유통 전 과정을 일정 온도로 유지하는 '풀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달 15일 컬리는2023년 12월 이후 2개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컬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1천400억 원으로 이는 직전 분기 대비 120억 원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흑자 전환의 원인으로 크게 물류 비용·마케팅 비용 감소와 함께 '컬리멤버스' 도입, '뷰티컬리' 론칭 등이 꼽힌다.

컬리 평택 물류센터 전경 / 사진=더페어 DB
컬리 평택 물류센터 전경 / 사진=더페어 DB

■ 물류비용·배송단가 절감 통한 실적 개선
컬리는 지난해 새로 문을 연 창원·평택 물류센터를 통해 물류안정화를 이루며 주문 한 건당 처리비용 절감 등 물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여기에 송파 물류센터 철수도 비효율적으로 발생하던 물류비의 절감에 도움이 됐다. 기존 송파 물류센터는 냉장과 냉동·상온센터가 각각 분리되어 있어 운반 및 이동에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결국 노후하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던 송파 물류센터를 과감히 철수하고 물류 허브 광역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이 실적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이와 함께 '컬리 퍼플박스'라고 불리는 재사용 포장재 확산에 따른 종이 포장재 사용량 감소와 배송 과정에서 필수로 사용되는 드라이아이스의 생산을 내재화 한 것 역시 배송 단가 절감에 크게 기여했다.

컬리멤버스 출시 홍보 이미지 / 사진출처=컬리
컬리멤버스 출시 홍보 이미지 / 사진출처=컬리

■ 적립금·할인쿠폰·전용상품 등 '컬리멤버스' 도입으로 고객 유인·잠금 효과
지난해 8월 컬리는 월 1천900원의 구독상품 컬리멤버스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을 구독할 경우 매월 일정 금액 이상 구매시 사용할 수 있는 무료배송 쿠폰, 할인권 등 쿠폰을 지급하고, 구매액의 일정부분을 적립금으로 지급하는 한편, 컬리멤버스 고객만 이용가능한 전용 상품과 단독 특가 상품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매월 2천 원의 적립금을 지급해 구독료 전액을 돌려준다. 컬리를 꾸준히 이용하기만 하면 사실상 컬리멤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고객을 유인하고 묶어두는 이른바 록인(lock-in)효과로 강력히 작용해 지속적인 매출 신장과 마케팅 비용 절감에도 도움을 줬다.

컬리, 마켓컬리·뷰티컬리 브랜드 운영 및 사명 변경 이미지 / 사진=더페어 DB
컬리, 마켓컬리·뷰티컬리 브랜드 운영 및 사명 변경 이미지 / 사진=더페어 DB

■ '뷰티컬리' 론칭, 매출 신장·중소 업체 상생 기여
컬리는 2022년 4월 사명을 '마켓 컬리'에서 '컬리'로 변경했다. 기존 식품 중심 비즈니스를 벗어난 사업 다각화를 위한 복안이었고, 같은해 11월 컬리는 뷰티 상품 서비스 '뷰티 컬리'를 론칭했다.

지금까지 나타난 실적을 보면 컬리의 이같은 전략은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까지 누적 거래액 3천억 원을 돌파했고, 뷰티컬리는 론칭 불과 1년여 만에 컬리의 실적 개선을 이루는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다. 

뷰티컬리는 기존 유명 브랜드 제품 외에도 국내 다양한 뷰티 브랜드와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중소 브랜드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매출 신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뷰티컬리는 큐레이션 역량과 데이터를 활용해 단독 상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 경쟁력 강화 및 중소 업체와의 상생을 함께 꾀하고 있다.

실제로 뷰티컬리에 입점한 헤어 전문 브랜드 '해드스파7'의 경우 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배 가까이 성장했고, 뷰티컬리와 색조 브랜드 아멜리가 협업해 단독으로 선보인 선크림은 초도 물량이 열흘  만에 모두 소진되기도 했다.

마켓컬리 카이막 판매 출시·판매 홍보 이미지 / 사진출처=컬리
마켓컬리 카이막 판매 출시·판매 홍보 이미지 / 사진출처=컬리

■ 마켓컬리, 디저트·시즌상품 등 라인업 강화 신선식품 배송 주도권 강화
한편 마켓컬리는 지난해부터 채소와 과일, 육류 등 기존 식재료 위주의 상품에서 벗어나 트렌디한 디저트, 시즌상품 등 라인업을 강화하며 식품 배송 분야에서의 이니셔티브를 더욱 공고히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3월 백종원이 극찬하며 알려지기 시작한 튀르키예 전통 간식 '카이막'의 판매를 시작했다. 카이막은 우유를 가열해 지방층을 굳혀 꿀을 끼얹어 먹는 음식으로 만드는 과정에 많은 시간과 노동이 필요하고, 국내에 소개된지도 얼마 되지 않아 접하기가 쉽지 않은 음식이었다. 컬리는 HACCP 인증을 받은 유제품 업체를 통해 현지의 맛을 최대한 구현한 카이막 제품을 공급했고, 해당 제품은 오픈 30여 분 만에 소진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관련 업계 전반에 컬리의 이러한 체질개선 노력이 분기 흑자로 이어질 거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관계자는 "지난해 창원과 평택 신규 물류센터 오픈에 따른 추가비용 지출에도 컬리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며 "사업 다각화와 구조 개선에 따른 흑자 흐름은 3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컬리는 창립 9년 만에 '신선식품 배송'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았고, 컬리의 시스템은 식품의 구매·유통·배송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다. 올해 컬리의 숙원인 분기 흑자 달성을 넘어 연간 흑자 전환, IPO 등 숙제를 완수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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