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남배드민턴 전용구장 완공과 2023 코리아오픈 개최 등으로 배드민턴 메카로 자리잡아
류상남 여수시 협회장을 중심으로 70여 명의 임원이 1년에 50여 개의 행사 치러내
23개 클럽에 3000여 명의 배드민턴 동호인 활동 중

코리아오픈 개최로 배드민턴 메카로 발돋움한 여수시 배드민턴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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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여수시 배드민턴협회 임원들
사진 여수시 배드민턴협회 임원들

[더페어] 김용필 기자=23개 클럽에 3000여 명의 동호인이 활동하고 있는 여수시. 올해 초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진남배드민턴 전용구장이 완공됐고, 국내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코리아오픈까지 개최하며 배드민턴 메카로 발돋움한 여수시 배드민턴협회를 찾았다.

여수의 배드민턴 전 세계에 알려

만원사례를 기록하며 지난 7월 18~23일까지 전라남도 여수시 진남체육관에서 진행된 2023 코리아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월드투어 슈퍼 500)를 훌륭히 치러낸 여수시 배드민턴협회. 코로나19 이후 관객의 응원이 허용되고 처음으로 치러진 국제대회다 보니 체육관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대회를 앞두고 폭우로 인해 여수로 향하는 KTX 길이 막히는 등 난관도 있었지만, 전국에서 달려온 배드민턴 팬들로 인해 만원사례를 기록했다.

“2021년에 코리아오픈을 유치하려다 코로나 때문에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올해 개최하게 됐는데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여수 동호인들에게 큰 꿈을 준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합니다. 세계 상위 랭커 선수들을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만날 수 있고, 응원할 수 있어 너무 반응이 좋아요. 23개 클럽 회장님을 비롯해 동호인들이 너무 기뻐하시고, 올해 임기 마무리인데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정작 국제대회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이렇게 여수에서 코리아오픈이 열리니 믿기지 않아 꿈만 같다는 류상남 여수시 배드민턴협회장. 임기를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에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란다.

배드민턴 전용구장 완공으로 배드민턴 메카로 발돋움

사진 류상남 여수시 배드민턴협회장
사진 류상남 여수시 배드민턴협회장

여수시 배드민턴협회는 1997년 초대 김순빈 회장을 시작으로 현재 류상남 회장이 12대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26년 역사의 숙원사업이었던 14면 코트 진남배드민턴 전용구장이 올해 초에 완공됐다. 이번 코리아오픈에서 32개 나라 선수의 연습구장으로 사용했으니 그야말로 적기에 완공돼 세계적으로 여수시가 배드민턴 메카라는 걸 알리는 데 일조했다. 

여수시에는 현재 23개 클럽에서 3000여 명의 동호인이 가입해 운동하고 있다. 그동안 전용구장이 없어 다목적체육관과 학교체육관을 이용했던 동호인들도 이제는 자유롭게 전용구장에서 배드민턴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여수시 역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 1천여 명의 동호인이 빠져나갈 정도로 위축됐지만, 전라남도배드민턴협회와 함께 발 빠르게 대응해 전국에서 학교체육관을 가장 먼저 개방할 수 있었다.

“전라남도협회와 시군 회장이 똘똘 뭉쳐 전라남도 교육청과 합의하고, 우리는 학교 교장 선생님을 설득해서 전국에서 제일 먼저 학교체육관을 열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여수시 배드민턴 활성화가 빠르게 이뤄졌고,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된 상황입니다.”

2019년 연말에 취임하는 바람에 코로나19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류상남 여수시 배드민턴협회장은 학교체육관 개방에 발 벗고 나섰다. 어떻게든 동호인이 운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협회장이 해야 할 첫 번째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 덕에 전라남도 22개 시군에서 규모와 실력 모두 최고라는 명성을 지킬 수 있었다. 여수시 배드민턴협회는 올해 전라남도 배드민턴협회장기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입장식 역시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더 이상 부러울 게 없을 것 같은데 류 회장은 현재 여수시에 엘리트 팀을 만드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동호인 활성화에 비해 여수시에는 엘리트 팀이 한 팀도 없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전라남도 교육청과 협의로 지역 기반 사업으로 송현초등학교에 스포츠클럽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일단 송현초등학교 안착이 급선무다. 초등부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중학교, 고등학교로 점차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코리아오픈을 치르면서 엘리트 선수 육성에 대한 꿈이 더욱 간절해졌다.

나눔을 실천하는 여수시 배드민턴협회

여수시 배드민턴협회는 매년 겨울을 앞두고 임원과 동호인들이 나눔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동호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모금한 금액으로 연탄을 구입해 독거노인 및 불우이웃에 ‘사랑의 연탄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마다 임원 및 동호인 30~40여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연탄 배달이 어려운 달동네에 직접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류상남 회장은 “아무래도 저희가 큰 단체다 보니 지역의 소외된 분들에게 뭔가 좀 도움을 드리고자 시작해 해마다 2000여 장의 연탄을 배달하고 있습니다”라며 “자기의 건강을 위해 모인 그 자체가 건강한 사회의 출발인데 협회가 구심점이 되어 나눔으로 나에서 우리로 그 영역을 넓힌 것이죠”라고 말했다.

올해는 구봉MG새마을금고대회에서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보았던 튀르키예 돕기 성금을 모금해 적십자에 전달했다. 이 밖에도 여수시 배드민턴협회는 경상남도 통영시하고 매년 3월이면 영호남교류전을 갖고 있고, 전국거북선배배드민턴대회를 비롯해 6개의 자체 대회를 치르고 있으며 전라남도와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주최하는 대회까지 40여 개의 대회에 출전한다.

“저희가 동호인이 많다 보니 전라남도에서 개최되는 모든 대회에 출전해 전라남도 배드민턴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임원들의 수고가 많아요. 70여 명의 협회 임원이 분과별로 나뉘어 자기의 역할을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1년에 50개에 가까운 행사가 있어도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류상남 여수시 배드민턴협회장

사진 류상남 제12대 여수시 배드민턴협회장
사진 류상남 제12대 여수시 배드민턴협회장

류상남 여수시 배드민턴협회장은 2019년 연말에 취임해 코로나19와 함께 출발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암울했지만, 이제 임기 4개월여를 앞두고는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취임하며 목표했던 배드민턴 전용구장이 완공됐고, 코리아오픈이라는 국제대회까지 치러냈기 때문이다. 20년 전 배드민턴에 입문하고 사무국장부터 수석부회장까지 두루 섭렵하며 차근차근 내공을 쌓아왔기에 가능했다.

윈드서핑 선수 출신인 류상남 협회장은 “혼자서 하는 운동이 아니라 두 명이 함께 하는 운동이라 좋아요. 함께 파트너 하며 대회도 다니고 그러면서 돈독해지고 그러는데 이런 부분을 통해서 클럽이나 협회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라며 배드민턴의 장점으로 화합을 꼽았다.

하지만 배드민턴 화합이 잘 될수록 사회활동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아내한테 잔소리를 듣고 있다는 류상남 협회장. 워낙 많은 행사를 쫓아다니다 보니 가정에 소홀해짐은 물론이고 류 회장의 배드민턴 뿌리인 여천도원클럽에도 자주 못 나가는 형편이다.

“임기 동안에는 찾는 곳이 많고 또 하는 동안은 최선을 다하다 보니 클럽에 운동을 자주 못 가요. 이 자리를 빌려 클럽 회장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아내에게도 늘 고맙고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네요.”

류 협회장이 그렇게 열심히 뛰어다녔기에 코로나19에도 협회 조직과 클럽을 유지할 수 있었고, 또 어느 지역보다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누구도 예상 못 한 터널을 슬기롭게 헤쳐나올 수 있었던 건 류 협회장과 임원이 똘똘 뭉쳐 앞에서 끌고 회원들이 믿고 따라주었기에 가능했다. 평생 잊지 못할 여수시 배드민턴 동호인의 숙원이었던 전용구장 완공과 코리아오픈배드민턴대회 개최는 그런 여수시 배드민턴의 저력을 확인시킨 결과이다.

마지막으로 류상남 협회장은 “큰 단체를 운영하다 보니 예산이 많이 들어가요. 지방 자치단체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지원을 좀 늘려주면 좋겠어요.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협회 임원들이 자기 시간을 쪼개서 자원봉사하고 있거든요. 그런데도 협회장 4년 하는 동안 군소리 안 하고 잘 따라주신 임원들께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항상 협회의 요청에 잘 따라주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여수시 동호인들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송기봉 전무이사

사진 송기봉 여수시 배드민턴협회 전무이사
사진 송기봉 여수시 배드민턴협회 전무이사

13년 전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는 송기봉 전무이사는 경기 이사를 시작으로 경기 팀장 그리고 전무이사까지 10년째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협회장을 보필하며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다 보니 송기봉 전무이사 역시 주말을 반납한 지 오래다.

“축구하다 발목에 부상을 당했어요. 운동을 좋아하니까 다른 운동으로 전향하려는데 친구가 1점 내기를 하자고 해서 그걸 계기로 배드민턴을 하게 됐어요. 운동 신경이 있으니까 1점 내기에서 이기고 맛있는 거 많이 먹었죠.”

친구 덕에 배드민턴을 시작한 송기봉 전무이사는 짧은 시간에 체력 소모가 많아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정작 배드민턴의 진짜 매력은 사람으로 꼽았다.

“운동도 되고 몸 관리도 되지만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최고더라고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거든요. 배드민턴하고 직업이나 나이, 지역이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되더라고요. 인맥이 굉장히 넓어져서 너무 좋아요.”

비봉클럽 회원인 송기봉 전무이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대회에서의 우승을 꼽았다. 특히 세월호 사고 이후 목포에서 열린 대회에서 후배들이 가방에 리본을 달아줬는데 그때 우승하면서 이래저래 기억에 남았다.

좋은 기억만 남았으면 좋았겠지만, 이 또한 함께 살아온 시간이기에 기억에 담아두고 있다는 송기봉 전무이사는 류상남 협회장과 함께한 12대 여수시 배드민턴협회 역시 코로나19라는 암울한 시기가 있었기에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회고했다. 워낙 행사가 많다 보니 행사 치르기에 바빴는데 코로나19로 모든 게 정지되면서 체계화하고 정리할 시간도 갖게 되고 동호인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자기 운동하러 왔지만 서로 조금씩만 양보하고 그러면 더 원활하게 같이 운동할 수 있잖아요. 협회와 동호인도 마찬가지거든요. 따로따로가 아니라 같이 상생하는 입장이니까 앞으로도 동호인은 협회를 믿고, 협회는 그만큼 잘 이끌어주는 관계가 되면 좋겠습니다.”

정연희 총무

사진 여수시 배드민턴협회 정연희 총무
사진 여수시 배드민턴협회 정연희 총무

2017년도에 배드민턴에 입문한 정연희 총무는 운동 시작하고 3개월 만에 협회 총무라는 중책을 맡았다. 올해로 총무만 6년째다. 협회의 곳간을 책임진다는 건 그만큼 믿음과 신뢰가 있다는 얘기다. 

돈 관리 비결을 묻자 “돈 관리보다는 쓰는 걸 잘해요”라며 슬쩍 받아넘긴 정연희 총무는 특별히 하는 게 없고 집에만 있었더니 아는 사람이 한번 해보라고 권유해 남편과 함께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풀려서 좋아요. 셔틀콕이 날아오면 보기 싫은 사람 얼굴이 날아온다 생각하고 때리면 잘 들어가요. 그러면서 스트레스가 풀려요. 사람들이 같이 모여서 게임 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배드민턴이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라는 정연희 총무. 잔병치레가 많아 병원에 자주 다녔는데 배드민턴하고 건강이 좋아졌다. 전신운동이라 체력은 물론 면역력도 좋아지고 밥도 잘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병원하고 멀어졌다.

지금은 남편도 협회 임원으로 부부가 전라남도 22개 시군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지만, 남편의 급수가 낮아 정작 대회에는 함께 출전을 못 한다고. 하지만 배드민턴 때문에 부부 사이도 돈독해졌다. 집에만 있을 때는 남편 퇴근 시간만 기다리느라 자주 다투곤 했는데 배드민턴하고부터는 그럴 일이 없어졌다. 함께 운동도 하지만, 각자의 생활을 이해하게 됐기 때문이다.

첫 전국대회를 치를 때는 한 달 동안 새벽 3, 4시까지 준비해도 힘들 줄 모르고 재미있었다는 정 총무는 “저희가 열심히 노력한다고 하지만 동호인 입장에서는 좀 부족할 수 있을 거예요. 남은 임기 동안 그런 부분을 좀 더 살펴봤으면 좋겠고, 동호인들도 우리가 미흡한 점도 있겠지만, 응원해 주시면 좋겠어요. 임원들이 돈을 받고 하는 게 아니라 돈을 내고 봉사하는 사람들이니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며 서로를 조금만 더 배려하고 생각하자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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