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 348주 동안 세계랭킹 1위라는 전설을 남기고 은퇴한 리총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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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리총웨이가 그동안 거둔 성적 말레이시아배드민턴협회
사진 리총웨이가 그동안 정복했던 주요 대회를 표시한 포스터, 말레이시아배드민턴협회

리총웨이(말레이시아)는 1982년 생으로 올해 36세, 배드민턴 선수로는 은퇴해도 이상할 것 없는 그런 나이다. 그런 리총웨이가 13일 전격 은퇴를 선언하면서 배드민턴계는 다소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이고, 지난 4월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숙명의 라이벌인 린단(중국)과 복귀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기 때문이다.

그의 발목을 잡은 건 뜻밖에도 비강암. 어떻게든 복귀해 도쿄올림픽에서 마지막 선수생활을 불태우고, 꼭 한번 걸어보고 싶었던 금메달을 따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지만 끝내 그 바람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 되고 말았다.

리총웨이는 말레이시아에서 리조트로 유명한 페낭에서 4형제의 막내로 태어났다. 농구를 좋아했던 리총웨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반 친구의 권유로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다니는 배드민턴장에 다니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비가 와도, 더워도 아버지 오토바이 뒤에 타고 매일 쉬지 않고 배드민터장에 다녔다.

리총웨이는 12살에 U-15 대회에 첫 출전해 자기보다 나이 많은 선수들을 꺾으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고등학생이 돼서는 다양한 국내 대회에 출전하다 말레이시아 대표 팀 감독을 맡고 있던 모르덴 프로스트의 눈에 띄어 17살에 국가대표로 발탁된다.

리총웨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세계랭킹 1위의 사나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그는 오랫동안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에 군림했다.

리총웨이는 2006년 6월 29일 24세의 나이로 세계랭킹 1위에 처음 올랐고, 무려 348주 동안이나 세계랭킹 1위를 차지했었다.

리총웨이는 상대의 어떤 공격도 받아내는 그물 수비로 유명하다. 또 정확도와 세기를 겸비한 스트로크와 경기운영이 탁월해 많은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는 세계대회에서 69개의 타이틀을 따냈고,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3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시작으로, 2012 런던올림픽, 2016 리우올림픽까지 3회 연속 결승에 올랐지만 신은 그에게 세계랭킹 1위만 허락하고 올림픽 금메달은 허락하지 않았다.

또 2011년부터 2015년까지 4회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도 올랐지만 역시 네번 다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4년 대회는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인해 은메달이 최소되기도 했다.

유독 큰 대회에서 숙명의 라이벌인 린단(중국)에 패하면서 말레이시아 국민은 물론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사진 리총웨이 페이스북
사진 리총웨이 페이스북

리총웨이는 그야말로 세계배드턴 스타이자 말레이시아의 국민적 영웅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한 공로로 우리나라의 국민훈장에 해당하는 다툭 작위를 수여 받았다. 말레이시아 선수로는 남자단식 결승에 오른 최초의 선수였던 것.

2014년에는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8개월간 출전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리총웨이는 이전까지 2년 3개월 동안 남자단식 1위를 유지해 왔다. 그는 2008년 8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무려 200주 연속 세계랭킹 1위에 올랐었다.

이때 최대 2년까지 자격정지를 받을 위기에 처했는데 그렇게 될 경우 리총웨이는 은퇴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렇게 될 경우 그와 말레이시아 국민의 꿈인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는 3월에 열린 전영오픈에서 어깨 부상을 입었고, 5월에 열린 토마스컵에서는 다리에 부상을 입어 올림픽 시작 2주일 전에 재활훈련이 끝나 겨우 참가할 수 있었지만 은메달을 목에 건 집념의 사나이였다.

리총웨이는 2012년 11월 말레이시아 배드민턴 여자단식 출신인 왕메이츄와 결혼해 아들 둘을 낳았고 은퇴를 선언하며 이제는 아이들의 아빠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후배양성에도 힘을 쏟겠다고 하니 이제는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의 리총웨이의 모습을 기대해야 할 것 같다.

리총웨이가 페이스북에 은퇴 소식을 알리는 글을 남기자 현재까지 9000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Thank you로 시작하는 글이 많다. 그만큼 그가 오랫동안 배드민턴을 위해, 말레이시아를 위해 헌신해 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리총웨이는 은퇴하면서 그동안 함께 해준 경쟁자이면서 동료였던 린단(중국), 피터 게이드(덴마크), 타우픽 히다얏(인도네시아), 이현일(한국)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제 자신들의 시대는 저물었다고 밝혔지만, 배드민턴 팬들의 가슴에는 영원이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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