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과 12월 두 차례 가짜 캐시미어 판매
입점 수수료 전체 매출 70%… "전체 검수는 어려워"

[더페어 프리즘] 무신사, 캐시미어로 둔갑한 싸구려 머플러… '수수료는 우리가, 책임은 입점업체에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신사 가짜 캐시미어 머플러 논란 일러스트 / 사진=더페어
무신사 가짜 캐시미어 머플러 논란 일러스트 / 사진=더페어

[더페어] 이용훈 기자=최근 종료를 앞둔 사업 부서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의 처우로 논란이 됐던 무신사가(더페어 2024. 1. 5. [단독] 무신사, 무자비하고 신박한 사실상 해고? 종료된 사업 직원에 "다시 채용지원해라") 이번엔 싸구려 소재 머플러를 캐시미어로 둔갑시켜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제품은 무신사와 무신사 브랜드인 29CM 등을 통해 2017년부터 7년간 8만여 장 이상이 판매된 '247 SEOUL(247 서울)' 브랜드 제품으로, 캐시미어 머플러가 가짜라는 사실은 한국소비자원에 의해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한국소비자원의 의뢰로 한국의류시험연구원이 진행한 성분 시험 결과 폴리에스터 70.4%, 레이온 29.6% 등 캐시미어는 단 1%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무신사, 제품 정보 허위 표기로 인한 환불 안내문
무신사, 제품 정보 허위 표기로 인한 환불 안내문

무신사는 지난달 뒤늦게 판매된 머플러에 대한 회수 및 환불조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무신사의 무책임한 고객 응대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앞서 20대 여성 고객 A씨가 해당 머플러 성분에 의심을 품고 무신사 측에 성문 검사 결과를 문의했지만 무신사는 '문제가 없는 제품'이라고 답했다는 것. 결국 고객이 직접 성분 검사를 받아 결과를 무신사 측에 제출했고 무신사는 A씨의 성문 검사 결과지를 받고 나서야 뒤늦게 잘못을 인정했다. 

당시 무신사의 해명은 '브랜드 측에서 문제가 없다고 한 말을 그대로 전한 것 뿐'이라는 것이었다. 고객 입장에서는 성분 문의에 거짓으로 답하고, 그에 대한 책임은 입점업체에 전가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무신사·29CM 등에서 판매됐던 247SEOUL 브랜드의 가짜 캐시미어 머플러
무신사·29CM 등에서 판매됐던 247SEOUL 브랜드의 가짜 캐시미어 머플러

문제는 이와 거의 유사한 일이 불과 한 달 전에도 벌어졌다는 것. 위 사건 발생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마찬가지로 무신사와 무신사 브랜드 29CM 등에서 판매된 HALDEN(할렌)의 머플러 역시 폴리에스터와 레이온 등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캐시미어로 둔갑돼 판매됐다.

허위 성분표시 인지 즉시 무신사는 공지와 함께 해당 상품에 대한 환불 절차를 시작했지만, 이들 업체에 대한 퇴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해당 브랜드들은 같은 제품에 캐시미어라는 단어만 빼고 여전히 무신사에서 머플러를 판매하고 있다.

무신사라는 플랫폼의 인지도를 보고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은 무신사의 이 같은 입점 업체 및 판매 제품 관리 부실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한 고객은 "입점 업체에 수수료를 받고 판매하면서 기본적인 품질 검증조차 이뤄지지 않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믿고 무신사를 이용할 수 있겠냐"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고객은 "3년간 속여 팔다 걸렸으면 업체를 퇴출시키는 게 정상 아니냐"며, 동일 사안이 한 달새 재발한 것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누가 무신사에서 물건을 사겠냐, 검사 결과 문제없다고 거짓말 한 무신사도 당연히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무신사에서 판매됐던 '피어오브갓 에센셜' 가품 티셔츠와 정품 비교 / 사진출처=크림
무신사에서 판매됐던 '피어오브갓 에센셜' 가품 티셔츠와 정품 비교 / 사진출처=크림

무신사는 2022년 1월에도 가품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논란은 당시 한 소비자가 무신사 럭셔리 전문 편집숍 '무신사 부티크'에서 구매한 '피어오브갓에센셜' 티셔츠를 되팔기 위해 리셀 플랫폼 '크림'에 검수를 요청하며 시작됐다. 크림은 검수 결과 이 티셔츠를 가품이라고 판정했고, 이를 공지하는 과정에서 무신사의 로고가 노출됐다. 무신사는 해당 제품이 가품이 아니라는 입장과 함께 크림 측에 영업방해 및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게시물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크림과 갈등을 벌였다. 하지만 결국 해당 제품은 최종 가품으로 판정됐고, 무신사는 공식 사과문 발표와 함께 피해 고객에게 보상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무신사 로고 이미지 / 사진=더페어 DB
무신사 로고 이미지 / 사진=더페어 DB

끊임없이 반복되는 제품 논란과 관련해 무신사 관계자는 "최근 안전거래센터를 신설하고 입점 브랜드에 대한 품질관리 등 교육과 제품 검수를 강화했다"며, "해당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8천여 개의 입점브랜드에 대한 전수 검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온라인 유통업계 관계자는 "무신사와 같은 통신판매중개업체의 경우 입점 수수료로 발생하는 매출이 크다보니 브랜드 입점 심사나 관리가 느슨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중개자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윤리적으로도 옳지 않다며,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책임을 좀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령이 정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무신사의 주 수익원은 개별 브랜드의 입점 수수료로 2022년에는 수수료 매출로만 3천억 원을 거둬들였다. 이는 전체 매출의 70%에 달하는 규모이다. 수수료로 거둬들이는 수익이 큰 만큼 그에 맞는 제품 관리와 소비자 대응 시스템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더페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