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직원에게 "복직할 거면 6개월 안에, 아니면 나가는 게 좋을 것"
위로금 지급도 3월까지… 받으려면 빨리 나가라
"부서 이동한 직원 수는 밝힐 수 없어…"

[더페어 프리즘] 무신사, 정리해고 아니라더니… "위로금 받으려면 지금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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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정리해고 종용 일러스트 / 사진=더페어
무신사, 정리해고 종용 일러스트 / 사진=더페어

[더페어] 이용훈 기자=지난 1월, <더페어>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종료를 앞둔 사업부서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을 대기발령 상태로 방치하거나 정리해고·구조조정 등 정당한 절차 없이 해고하려 한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더페어 2024. 1. 5. [단독] 무신사, 무자비하고 신박한 사실상 해고? 종료된 사업 직원에 "다시 채용지원해라")

당시 무신사는 의혹을 부인하며 "사업이 완전히 종료되는 2월 말까지 해당 부서 직원들이 대기발령 상태로 이어지기 전에 최대한 적절한 포지션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정리해고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현 상황은 이들의 주장과 매우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추가 취재 과정에서 인사담당자가 조기퇴사를 종용하는 발언을 하고, 육아휴직 중인 직원에게 복직을 강요한 정황까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월 무신사는 3·40대 여성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던 '레이지나잇'이라는 사업을 2월 초까지만 운영하고 2월 말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무신사는 해당 부서에 근무하던 직원 7~80명에게 부서 이동 등 적절한 조치 없이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자사 채용 공고에 새로 지원하거나, 회사가 적절한 포지션을 매칭해줄 때까지 기다리라는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을 통보했다.

해당 사실을 제보한 A씨는 30% 삭감된 급여를 지급받으며 대기발령 상태로 근무하다 현재 퇴사한 상태다.

A씨에 따르면 "종료 사업 부서 직원 약 80명 중 부서 이동 직원은 20명이 채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인사담당자로부터 "대기발령 신분이더라도 추후에는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위로금도 점차 줄여 3개월 후에는 퇴사에 따른 위로금 지급도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 발언은 무신사가 주장했던 '대기발령 상태로 이어지기 전 적절한 포지션을 찾도록 지원하겠다'는 말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사실상 위로금이라도 받으려면 빨리 퇴사하라는 퇴사 종용이다.

이에 대해 무신사 측은 "전환 배치 대상자는  50여 명으로 이중 약 75%가 전배(부서 이동) 절차를 통해 타 부서로 이동했거나, 합의 퇴직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배 직원과 퇴사자 직원을 나눠 답해달라는 요구에는 밝히기 힘들다고 답했다. 결국 해당 부서 직원 중 최소 25%가 아직도 대기발령 상태고, 회사 주장에 따라 전배된 직원이 정확히 몇 인지는 알려줄 수 없다는 것.

무신사 측은 또 '대기발령 상태가 길어질 경우 위로금 지급도 중단될 것'이란 발언도 사실 무근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제보자는 "대기발령 임금 및 위로금 지급 중단이 없었다면 뭐하러 재취업이 이뤄지기 전 서둘러 회사를 나왔겠냐"고 전하며, 무신사 측이 거짓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자료사진) 육아휴직 권고사직 일러스트 / 사진=더페어 DB
(자료사진) 육아휴직 권고사직 일러스트 / 사진=더페어 DB

뿐만 아니라 육아휴직 중인 직원에게 조기복직을 강요한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휴직 중인 직원에게 전화로 "유아휴직 사용 6개월 이전에 복직을 하거나 아니면 나가는 것(퇴사)를 추천한다"는 발언을 한 것. 

인사 담당자의 해당 발언은 관련법에 따라 처벌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서는 직장에서 육아휴직 기간에는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시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윈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무신사 창업자 조만호 이사회 의장 / 사진=더페어 DB
무신사 창업자 조만호 이사회 의장 / 사진=더페어 DB

무신사는 이전에도 직장 어린이집 설치에 대해 "어린이집은 소수의 운 좋은 사람들이 누리는 복지"라며, "벌금이 훨씬 싸다"는 임원의 비윤리적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와 같이 계속되는 무신사의 논란에 대해 한 전문가는 "패션 커뮤니티로 출발한 무신사가 코로나 시기 갑작스런 성장 과정에서 체계적인 경영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채 회사 몸집이 커졌다"며, "규모에 맞지 않는 경영진의 경영 능력이 지속적인 논란을 낳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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