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현 회장 계열사 15곳서 임원 등재...대부분 비상근직
남선알미늄·대한해운·TK케미칼 등 상장사 책임 경영 시급

[더페어 프리즘] SM그룹, 계열사 요직 나눠먹는 오너일가...4녀가 감사직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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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그룹 사옥 
SM그룹 사옥 

[더페어] 노만영 기자=오너가 계열사 15곳에서 임원을 겸직하는 등 비정상적인 경영을 이어온 SM그룹이 감사직까지 가족들에게 맡기며 전문성과 투명성을 모두 상실해가고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M&A의 귀재'라 불리며 공격적인 기업인수 전략을 통해 외형을 확장, 그룹을 재계 30위로 발돋움시켰다. 그러나 그룹 지배 구조에 대해선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이를 반영하듯 2023년 한국ESG기준원(KCGS)평가 지배구조 부문에서 남선알미늄, 대한해운, 티케이케미칼 등 계열사들이 7개 등급 중 최하 등급인 D등급을 면치 못했다.

SM그룹의 지배구조에 가장 큰 문제는 우오현 회장의 임원 과다 겸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 회장은 사내이사직은 13개로 이는 공정위 공시 집단 명단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에 해당하며, 2위 하림 김홍국 회장(7)의 두 배에 달한다. 

SM그룹 우호현 회장 / 사진=더페어
SM그룹 우호현 회장 / 사진=더페어

우 회장은 공정위 선정 대상에 제외된 계열사 2개를 포함해 총 15군데서 등기임원으로 등재되어 있다. 대한상선, 경남기업, 티케이케미칼의 회장직을 포함해 지주사 격인 삼라, 주력사 SM상선, 이 밖에 SM스틸, 남선알미늄, 동아건설산업, 우방, 우방산업, SM하이플러스, 울산방송 등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문제는 대한해운과 ubc문화재단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 비상근 사내이사라는 점이다. 출근을 하진 않지만 기업과 관련된 중요한 업무들을 도맡으며, 기업으로부터 보수를 받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임원직을 여럿 겸직할 경우 주력 사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서로 다른 산업분야의 기업 10여 군데에서 이사직을 맡는다는 점에 대해) 업무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의문스럽다"고 귀뜸했다.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는 사람을 임원으로 앉혀놓고 보수와 퇴직금을 지불하는 것은 기업 차원에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SM그룹 계열사인 에스엠상선 / 사진=연합뉴스
SM그룹 계열사인 에스엠상선 /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논란이 줄곧 제기되면서 지난 2020년 무려 36개 계열사에서 수행하던 등기임원직을 일부 정리해 현재의 15곳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우 회장 자제들 역시 계열사 요직을 여럿 겸직하며, 부전자전(父傳子傳), 혹은 부전여전(父傳女傳)하는 모양새다. 

현재 일흔 살의 우 회장은 슬하에 1남4녀를 뒀는데, 5명 모두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다섯 자제들이 참여 중인 계열사 주요 직책은 다음과 같다.

▲ 장녀 우연아 씨 삼라농원 대표이사, 경남기업, 태길종합건설, 신화디앤디 감사직 ▲ 차녀 우지영 씨 SM그룹 건설사업관리실장, 태초이앤씨 대표이사, 삼라, 우방, 삼환기업, 우방산업, 동아건설산업, STX건설, 감사직 ▲ 삼녀 우명아 씨 삼환기업 사내이사, 삼라농원, 에스엠스틸,에스엠인더스트리, 에스엠중공업, 에스엠하이플러스, 에스엠화진 감사직 ▲ 사녀 우건희 씨 삼라마이다스 사내이사, 대한상선, 에스엠상선경인터미널, 케이엘씨에스엠, 에스엠레저산업 감사직 등 ▲ 장남 우기원 씨 SM그룹 해운부문장, 신촌역사개발 대표이사 관리인, 대한해운 미등기 상근 부사장, 삼라마이다스, 에스엠상선, 대한상선 사내이사 등을 맡고 있다. 

차녀 우지영 씨의 남편 박흥준 씨 역시 SM그룹 구매전략실장 겸 감사실장, SM하이플러스, 한통엔지니어링 대표이사 겸 이사회의장, 삼라, 에스엠바로코사부산, 케이알티산업, 케이엘홀딩스, 태길종합건설, 에스엠신용정보, 에스엠스틸, 에스엠인더스트리, 에스엠화진, 에스엠화진인터내셔널, 우방산업, 태초이앤씨, 한덕철광산업, 한국선박금융에서 이사직에 올라있다.

사위인 박흥준 씨 역시 장인인 우오현 회장 못지 않게 다수의 계열사 이사직을 겸임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딸들이 다수의 감사직을 겸직하고 있다는 점 역시 문제적이다. 삼녀인 우명아씨의 경우 무려 6개 계열사에서 감사직을 수행, 네 명의 딸들이 19곳의 감사를 나눠맡고 있다. 기업의 투명한 경영을 위해 존재하는 감사직을 딸들이, 그것도 여러 곳이나 무더기 겸직으로 맡고 있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SM그룹이 오너가의 고질적인 이사직 겸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올해 ESG평가 역시 낙제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배구조 부문 주요 평가 요소인 이사진의 전문성·독립성·성실성, 감사기구의 독립성·투명성·내부통제 등이 최대 불안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남선알미늄, 대한해운, 티케이케미칼 등 상장사들은 이사진의 비전문성 및 감사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발생하는 경영상의 피해가 고스란히 일반 주주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책임있는 경영이 더욱 절실하다.

SM그룹 티케이케미칼, 남선알미늄, 대한해운
SM그룹 티케이케미칼, 남선알미늄, 대한해운

SM그룹 관계자는 "이사회는 주주총회 등 정해진 절차에 따라 구성된 것"이라며 "ESG평가와 관련해 그룹사 차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왔으나 개별 계열사 평가에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우오현 회장은 오는 3월 우방, 동아건설산업, 대한해운, 에스엠상선, 대한상선, 티케이케미칼, 에스엠하이플러스, 울산방송 이상 8곳의 이사직의 임기가 종료된다. 오너 일가의 이사직 겸직 논란 속에 우 회장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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