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은 왜 아시안게임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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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공희용 김혜린, 아시안게임 자료
사진 공희용 김혜린, 아시안게임 자료

2일 폐막식을 끝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다. 단체전 노메달의 충격에 이어 개인전 노메달까지 40년 만에 완전한 노메달을 완성한 한국 배드민턴은 애써 2020 도쿄올림픽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국제대회에서 사상 첫 노메달이라는 기록아닌 기록을 달성한 만큼 그냥 넘어가서는 안될 일이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이 중요한 건 4년에 한번 열리는 국제대회라 선수들에게는 그만큼 출전할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또 여느 대회와 달리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그 의미가 더해진다. 때문에 일생에 한번 출전하는 것도 어려운 게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다. 각 종목의 메달 집계를 통해 각 국의 종합 순위가 결정되기에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은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대회다.
 
그럼에도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포기하다시피 했다. 그러면서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해서라는 변명아닌 변명을 늘어 놓았다.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배드민턴 전문 기자가 없기 때문인지 그런 협회의 입장을 대변하듯 세대교체 운운하며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한 경험 쌓기에 초점을 맞췄다. 배드민턴 전문사이트에서는 아시안게임 시작 전에 노메달을 걱정하며 우려를 표했던 것과는 대조를 이뤘는데, 막상 노메달이 되니 언론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40년만의 노메달이라는 기사를 쏟아내기에 바빴다.
 
물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메달 가능성은 희박했다. 그래도 남자단식과 여자 단체전은 메달을 노려볼만 했다.특히 남자 단식은 손완호(인천국제공항)가 세계랭킹 5위지만 출전 선수 중에는 랭킹 3위 이기에 메달권 진입 가능성이 제일 높았다.
 
여기에 개인전이 시작되자마자 32강에서 랭킹 2위인 시유치(중국)가 탈락하고, 16강에서는 랭킹 4위인 켄토 모모타(일본)까지 패하면서 손완호에게는 금메달도 노려볼 천금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메달권 진입을 앞두고 손완호도 8강에서 역대 전적에서 앞서던 켄타 니시모토(일본)에 패하면서 천금같은 기회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손완호 개인으로서는 물론이고 한국 배드민턴으로서도 아쉬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사진 안세영, 아시안게임 자료
사진 안세영, 아시안게임 자료

여자단체전은 여러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다. 여자단체전은 그나마 메달을 노려볼 수 있었는데 선수 구성에서부터 일찌감치 메달을 포기한 면이 없지 않다.

사실 우리나라는 여러 나라와 동메달을 놓고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는데 결국 인도네시아와 8강에서 격돌했다. 인도네시아는 당시 복식이 4위와 10위라 강하고, 단식이 22위, 40위, 42위로 무른 편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의 출전 선수 중에는 랭킹 9위인 단식의 성지현(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하면 앞서는 부분이 없었다.
 
하지만 현재도 우리나라는 단식 세계랭킹 19위에 이장미(MG새마을금고)가, 28위에 김효민(인천국제공항)이 올라있다. 여자복식 랭킹 19위의 정경은·장예나(김천시청) 조도 있다. 이 선수들이 발탁됐더라면 인도네시아는 물론이고 동메달을 노리던 다른 나라와도 충분히 겨뤄볼만한 전력이었다.
 
그럼에도 우리 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한 경험을 이유로 랭킹이 한참 아래인 선수들을 발탁했다. 이건 곧 이번 아시안게임을 일찌감치 포기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과연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해 이번 아시안게임은 포기해도 되는 대회였을까? 또 일생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이장미나 김효민도 열심히 랭킹 포인트를 쌓으며 실력을 연마했을텐데 후배들의 경험을 이유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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