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00억에 사들인 부동산 두 달여 만에 1천억에 넘겨
부동산 매입·매각 시기 주가 200%급등 등 SG증권 의혹도…

아난티·삼성생명 부동산 부정거래 수사 속도… 이만규 대표 등 조사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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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삼성생명 부동산 부정거래 의혹 일러스트 / 사진=더페어
아난티·삼성생명 부동산 부정거래 의혹 일러스트 / 사진=더페어

[더페어] 이용훈 기자=아난티와 삼성생명 간의 부동산 부정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14일 당시 삼성생명 부동산사업부 부장이었던 이 모씨를 소환했다. 지난달 말에는 아난티 이만규 대표를 약 10개월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소환 조사에서 검찰(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용성진 부장)은 이 대표를 상대로 당시 아난티가 잠실 부동산을 매입 두 달여 만에 두 배 가까운 차익을 남기고 삼성생명에 넘긴 경위와 거래를 주선했던 자산운용사 황 모씨 및 삼성생명 부동산 부서 직원 이었던 이 모씨 등에게 대가를 제공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난티는 2009년 4월 서울 송파구에 있는 500억 원 상당의 땅과 건물에 대한 부동산 취득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상 17층, 지하 7층 형태로 개발 예정인 해당 부동산을 최종 잔금을 납부하기도 전인 같은 해 6월 삼성생명에 준공 조건으로 다시 매각했다. 건물 거래금액은 기존 거래액의 약 두 배인 969억여 원, 아난티는 해당 거래로 두 달 만에 500억 원 가까이 벌어들였다.

검찰은 이 지점에서 아난티와 당시 부동산사업부장 이 모씨 사이에서 수억 원이 오간 정황을 포착했다. 아난티가 삼성생명에 에 부동산을 넘긴 4년 뒤인 2013년, 이 모씨에게 수억 원을 건낸 것으로 알려졌고, 이 모씨는 이보다 1년 앞선 2012년 삼성생명을 퇴직했다. 당시 거래는 삼성생명 부동산사업부 팀장 출신인 황 모씨가 주선했다. 황 모씨는 2007년까지 삼성생명에 근무하고 퇴사한 뒤 개인적인 자산운용사 자격으로 거래를 알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의혹은 2019년 아난티가 약 10억 원 상당의 수표를 회계장부에 누락하는 등 허위 공시 정황을 검찰에 통보하며 불거지게 됐다. 검찰은 그해 아난티와 삼성생명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나섰고, 지난해 3월 전직 아난티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만규 대표의 친동생 이홍규 씨를 먼저 재판에 넘겼다.

한편 수사가 당시 거래를 점검했던 삼성생명 투자심의위원회 위원에까지 넓어진 가운데 투자심의위원회 위원 중 한 명이었던 현 전영묵 사장에게도 배임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 전 사장은 지난해 5월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도 했다.

삼성생명 CI 이미지 / 사진=더페어 DB
삼성생명 CI 이미지 / 사진=더페어 DB

이에 대해 삼성생명 측은 "이번 사건은 철저히 삼성생명이 피해자인 사건이다. 당시 투자심의위원회 심사 및 전체적인 매입 과정은 정상적인 프로세스로 이뤄졌다"면서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모두 제출하는 등 진상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아난티 관계자는 "이번 소환은 담당 검사 변경에 따른 재소환으로 추가적인 혐의 등 조사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수사 중인 사안해 대해 자세히 밝히기는 어렵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난티 이만규 대표 / 사진=더페어
아난티 이만규 대표 / 사진=더페어

한편 아난티는 부동산 매입 매각 전후로 주식 등락폭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아난티가 부지를 매입한 2009년 4월부터 삼성생명에 매각을 완료한 8월까지 약 4개월간 아난티의 주가가 200% 급등한 것.

아난티가 해당 부지 매입계약을 맺은 2009년 4월 3일 종가는 464원 이었다. 관련 공시가 나간 4월 6일에는 10.56%(509원) 상승했고, 사흘 뒤인 4월 9일은 전일 대비 15% 급등한 상한가를 기록해 644원까지 올랐다. 당시 국내 주식의 가격 제한폭은 15%였다.

이후 삼성생명과 매각계약 체결 직전인 6월 19일 801원까지 올랐고, 8월 17일에는 1천396원까지 올라 부동산 매입부터 매각까지 네 달여 동안 200.86% 급등을 기록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 금강산 관광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던 아난티는 자기자본 283억 원, 부채 1천794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634%에 달하는 등 자금사정이 심각했던 상황으로, 단순 부동산 매입으로 주가가 200% 오르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SG증권발 사태에 아난티와 이중명 전 회장이 거론되고 있던 만큼 철저한 조사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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