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부산 유치 위해 윤 대통령 필두 재계도 외교 총력전
부산 or 사우디...한국기업 에쓰오일 대주주 아람코 눈치?
국내 4대 정유사 중 홀로 침묵...부산 시민 10년 노력 외면

[더페어 프리즘] 에쓰오일, 경제효과 60조원 부산엑스포 유치서 침묵...빈살만 현수막은 왜 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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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에쓰오일 본사에 걸린 빈살만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에쓰오일 본사에 걸린 빈살만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더페어] 노만영 기자=빈살만 왕세자 방한 당시 거대 현수막으로 환영했던 에쓰오일이 부산엑스포 유치에는 침묵을 지켜 '사우디 기업이 아니냐'는 오명을 받고 있다. 

D-1. 2023 엑스포 개최지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8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173차 총회에서 BIE 회원국 투표를 통해 최종 개최지가 결정된다.

엑스포는 월드컵·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불리는데 이번 엑스포는 앞서 대전(1993년)과 여수(2012년)에서 개최한 '인정 엑스포'보다 규모가 큰 '등록 엑스포'라는 점에서 세계인들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도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엑스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 함께 부산광역시가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2030 부산엑스포' 개최를 위한 전 국가적 역량이 집중되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으로 세계인들을 얼굴을 알린 배우 이정재가 부산엑스포의 간판을 자처했으며, 윤석열 대통령은 외교총력전의 선봉으로 나사며 여러 국가들을 설득해냈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총력전 펼친 윤석열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부산엑스포 유치에 총력전 펼친 윤석열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국가적 대사에 재계총수들도 발벗고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대통령을 도와 외교총력전에 힘을 보탰다. 현대차그룹과 LG 역시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해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부산을 거점으로 하는 롯데 그룹 역시 신동빈 회장이 엑스포 홍보대사를 자처하며 유치활동에 앞장서왔다.

이처럼 온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국가적 총력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4대 정유사 중 하나인 에쓰오일(S-OIL)이 엑스포 유치전에 쏙 빠져있어 대주주인 '사우디아람코(Saudi Arabian Oil Comany)'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27일 정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는 지난해부터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SK에너지는 고객과의 주요 접점인 주유소, 충전소 현장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부착해 고객들이 관심을 가지고 공감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유치를 기원하는 차량부착용 스티커를 배포하고 부착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GS칼텍스도 역시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주유소, 충전소에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제작해 게시했다. 엑스포 홍보 소책자를 배포하는 등 고객 대상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현대오일뱅크는 부산·경남 지역 직영주유소를 방문하는 고객에게 부산엑스포 홍보 자료를 제공하고, 자체 운영 SNS 채널을 활용해 유치 응원 영상을 선보였다.

그러나 개최지 발표 전날까지 에쓰오일은 부산엑스포에 대한 어떠한 노력은 물론 지지의 뜻도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이다. 당시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대표는 "국가적 차원의 큰 행사에 책임 있는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작으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후원을 결정했다"며 평창올림픽 후원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자료출처=2030부산월드엑스포범시민유치위원회
자료출처=2030부산월드엑스포범시민유치위원회

국책연구기관들은 부산엑스포 개최 시 60조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 50만 명 규모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밝혀왔다. 분명 국익에 막대한 도움을 가져다 주는 행사이다. 부산 유치에 정재계가 사활을 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국내 주식시장 상장은 물론 본사와 공장이 모두 한국에 위치한 에쓰오일 역시 적극적인 유치전에 뛰어드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에쓰오일의 대주주는 지분 60% 이상을 가지고 있는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로, 에쓰오일의 CEO 역시 사우디 출신의 안와르 알 히즈아지 사장이다. 한국인 임원으로는 안종범 마케팅총괄 사장 등이 있다.

사진제공=에쓰오일 / 안종범 에쓰오일 마케팅총괄 사장
사진제공=에쓰오일 / 안종범 에쓰오일 마케팅총괄 사장

이 때문일까? 지난 2019년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총리) 방한 당시 에쓰오일은 본사 사옥에 사진을 포함한 대형 현수막이 걸며 사우디에 '충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에쓰오일은 국내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기업이다. 부산엑스포 개최 시 에쓰오일 역시 직간접적인 부가 이익을 누리게된다. 모두가 사활을 걸고 참가한 유치총력전에서 '무임승차'하려는 모습에 국민적인 원성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부산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난 2014년 범시민유치위원회를 출범하며 약 10년간 힘써온 부산 시민들의 서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더페어>는 에쓰오일이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를 취재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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