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어] 노만영 기자=THW 킬이 최근 SG플렌스부르크전에서 완패하며 전년도 챔피언답지 않은 우울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열린 분데스리가 26라운드 경기에서 THW 킬과 SG플렌스부르크 간의 통산 110번째 더비 경기가 치러졌다.
SG플렌스부르크는 같은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에 속한 라이벌 클럽으로, 양 팀간의 경기는 해당 주를 대표하는 더비 경기로 유명하다.
덴마크와 접경지인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는 과거 아이더강을 경계로 북부의 슐레스비히와 남부의 홀슈타인으로 나뉘어졌는데 북부의 플렌스부르크와 남부의 킬은 각각 두 지역을 대표하는 중심도시다. 2차대전 이후 주도(州都)가 플렌스부르크에서 킬로 이전되는 등 역사적으로 두 도시 사이에는 묘한 경쟁의식이 싹터있다. 이러한 까닭에 양팀의 더비는 두 도시의 자존심이 달린 승부로 팬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경기에선 킬이 플렌스부르크에 22-33으로 대패하며 홈팬들 앞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훈련 중 부상으로 결장한 피봇 헨드릭 페켈러(Hendrik Pekeler, 32)의 결장에 플렌스부르크의 주장 요하네스 골라(Johannes Golla, 26)에게 9실점을 얻어맞으며 대량실점을 허용했다.
이날 경기로 플렌스부르크는 리그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반면 킬은 시즌 7패를 기록, 2017-18 시즌 알프레드 기슬라손(Alfred Gislason, 64) 감독 시절 쌓은 9패의 불명예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필리프 지하(Filip Jícha, 41) 감독의 고심도 깊어져 간다.
체코 국가대표 출신의 지하 감독은 현역 시절 킬에서 약 10년 가까이 뛰며 전성기를 보냈다. 지난 2017년 바르셀로나에서 선수생활을 마친 뒤 2018년 코치로 킬에 복귀한 그는 2019년 정식 감독으로 승격해 부임 첫 해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분데스리가에서 더블을 달성했다.
지하 감독은 킬에서의 지난 4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 우승(2020)을 비롯해 분데스리가 3회우승(2020, 21, 23), 컵대회 2회 우승(2021, 23) 등 킬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도 챔피언스리그에서 A조 1위로 8강에 선착했지만 리그 성적은 5위로 떨어져있다. 1~2위 팀에게 주어지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은 고사하고 하위대회인 유러피언리그 출전을 위해 5강 수성에 나서야하는 상황.
앞으로 10경기가 남은 가운데 내달 1일 렘고 원정길에서 의미있는 수확을 거두고 돌아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