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동호인 대회 출전이 저조해 대회에 출전하고, 60대 이상 동호인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자구책으로 만든 모임. 행사 때마다 100% 가까이 참가할 정도로 열정적인 모임. 친목뿐만 아니라 실력 향상에도 게을리하지 않는 경남청솔회가 경남 양산시에 있는 이수환배드민턴센터에서 가진 월례회 현장을 공개한다.

인생은 60부터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경남청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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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경남청솔회 회원들

배드민턴 실력과 열정, 화합 모두 A급인 경남청솔회

경남청솔회는 경상남도 지역의 60대 이상 배드민턴 동호인 모임으로 현재 45명의 회원이 소속돼 있다. 실력이 A, B급은 기본이고 기량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인성 역시 조직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헌신할 줄 알아야 하며 주변 사람에게 인정받아야 가입할 수 있는 나름 기준이 까다로운 모임이다. 

2014년 창립 당시에 100년의 미래를 바라보며 만든 모임이다 보니 배드민턴을 향한 열정 또한 빠질 수 없다. 경남 전 지역에 분포해 있음에도 월례회에 100% 가까이 참가할 정도로 열정적인 이유가 여기 있었다.

경남청솔회는 60대 동호인들이 자구책으로 만든 모임이다. 노령화 사회로 60대 배드민턴 동호인은 늘어나는데 정작 대회에는 안 나오니 게임 자체가 성립이 안 돼 50대와 뛰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이대로 안 된다. 우리끼리라도 뭉쳐서 운동하고 대회에도 나가고 해서 60대 이상 배드민턴 동호인의 활성화를 이끌어 보자는 생각으로 경남청솔회를 조직했다.”

지미라 회장은 60대 이상 동호인이 활발하게 활동할 계기를 만들고자 경남청솔회가 조직됐다고 밝혔다. 경남청솔회는 이후 각종 대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버스를 빌려 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 매달 한 번씩 진행하는 월례회에서는 친목도 친목이지만, 다이내믹 시스템을 통해 경쟁을 부추긴다. 4개 그룹으로 나눠 리그전을 진행하고 상위 그룹 최하위자는 하위 그룹으로 내려가고, 하위 그룹 최상위자는 상위 그룹으로 승급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실력 향상을 게을리할 수 없다. 친목을 다지면서 경쟁하는 이 시스템에 회원들 모두 만족할 뿐만 아니라 다른 모임에서도 부러워할 정도다.

전국적인 붐을 일으키기 위해 다른 지역의 60대 모임과의 교류전도 준비했지만, 코로나 19 때문에 모두 무산돼 별수 없이 지난 2년 동안은 자체 모임으로 만족해야 했다.

현재 60대 초반부터 75세까지 활동하는 경남청솔회는 나이 들어서도 기량 향상에 매진하는 모습을 통해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며 건강하게 이끌어 100년 후까지 지속할 수 있는 그런 모임으로 성장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 경남 청솔회 지미라 회장

지미라 회장

올해 경남청솔회의 선장을 맡은 지미라 회장은 8대 회장이다. 나이에 따라 회장을 맡다 보니 어느새 지미라 회장 차례가 됐다.

경상남도의 강호 성지여고 배드민턴부 선수 출신인 지미라 회장은 결혼 생활로 한동안 운동과 멀어졌다 50대에 다시 생활체육 배드민턴으로 돌아왔다.

지미라 회장은 완전히 물 만난 고기가 따로 없을 법한데 “옛날에는 잘했는데 이제는 실력이 안 된다”라며 아쉬움을 표하더니 “지긋지긋할 법도 한데 선수 생활을 열심히 안 해서 그런지 지금도 체육관 보면 가슴이 뛸 정도로 열정이 남아 있다. 생활의 활력소”라며 스트레스 확 날려주는 즐거운 운동이라고 말했다.

진해 해솔클럽 회장도 역임했고, 진해시협회 여성부 회장도 역임한 지미라 회장은 자기가 좋아하는 거 하는 것만큼 행복한 게 없다며 젊은 사람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배드민턴 덕에 더 건강하고 더 젊어졌단다.

“우리 회원들 모두 몸 안 다치고 오래오래 운동하면 좋겠다. 전국의 동호인들도 코로나 때문에 운동 못 하고 계시겠지만, 배드민턴을 좋아하는 열정을 식히지 말고 기다렸다가 운동 열심히 해서 배드민턴으로 건강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사진 경남청솔회 이상준 직전 회장

이상준 직전 회장

이상준 직전 회장은 2021년 회장을 역임했다. 코로나 시대이긴 하지만 회원들이 비교적 일찍 백신을 맞아 정기모임을 꾸준히 가졌다. 회원 모두가 이 모임을 위해 가정에서 방역 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키며 한 달을 버텼다는 게 이상준 직전 회장의 전언이다.

다니던 테니스 클럽이 해체되는 바람에 28년 전에 배드민턴에 전향했다는 이상준 직전 회장은 마산의 무학클럽 회원이다. 꾸준히 운동한 것도 있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단시간에 운동량을 채울 수 있는 운동이어서 배드민턴에 빠져들었다. 75세로 청솔회 최고령인데 아직 일하다 보니 아침에 2시간 운동하고 출근하면 하루가 그렇게 상쾌할 수 없단다.

“아침 6~8시까지 운동하면 정말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다. 내 건강 비결은 누가 뭐래도 배드민턴 덕이다. 또 젊은 사람하고 운동할 수 있다는 게 큰 복이다. 덩달아 젊어지는 것 같고 또 젊게 살 게 되니까.” 

여전히 대회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는 이상준 직전 회장은 제주도에서 열린 대회를 소환했다. 혼합복식 B급에 출전해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동호인이라면 누구나 간절히 바라는 A급으로 승급했기 때문이다.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던 그 순간의 짜릿함을 평생 잊지 못할 순간으로 꼽았다.

“월례회를 하면 100% 거의 다 나올 정도로 열성을 갖고 있다. 정말 대단한 조직이다. 언제까지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모두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 오래오래 할 생각이다. 그러니 회원들도 나를 본보기 삼아 나이 생각하지 말고 같이 오래오래 열심히 해봅시다.”

사진 경남청솔회 이종인 자문

이종인 자문

2020년 회장을 역임한 이종인 자문은 학구파다. 경남청솔회의 미션과 비전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다이내믹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이종인 자문이고, 2017년에는 ‘동호인 배드민턴’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스스로 배드민턴을 시험 봐서 하는 거라면 엘리트 선수가 됐을 거라고 할 정도다. 배드민턴을 향한 열정과 에너지 넘치는 지적인 에너자이저가 바로 이종인 자문이다. 그런 이종인 자문은 정작 배드민턴은 비교적 늦은 50대 초반에 만났다.

“의사인데 환자 한 분이 뚱뚱한 제 몸을 보고는 이러면 안 된다며 배드민턴을 해보라고 권해서 시작하게 됐다. 병원 앞에 마산 88체육관이 있어서 거기 있는 올빼미클럽에 가입했는데 배드민턴이 너무 좋아서 반쯤 미쳐 살았다.”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클럽 회장을 하면 아내가 이혼한다고 엄포를 놓는 바람에 끝내 올빼미클럽 회장을 못 했다는 이종인 자문은 뒤늦게 아내의 허락을 얻어 청솔회 회장은 역임했다.

이종인 자문은 전천후 운동이면서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을 배드민턴의 강점으로 꼽았다. 특히 직업이 의사라 언제 응급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데 병원 근처에서 운동하다 바로 달려갈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고.

그런데 응급상황이 체육관에서 발생한 적도 있었다. 이종인 고문은 전라남도 화순군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대회에 출전했다 심장마비로 쓰러진 동호인을 인공호흡을 통해 살려내기도 했다. 자동심장충격기로도 안돼 마우스 투 마우스로 겨우 끊어진 숨을 다시 돌려놨던 그 순간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런 이종인 고문의 바람은 단 한 가지다.

“빨리 코로나 끝나서 마스크 안 쓰고 편하게 대회에 출전하면 좋겠다. 70대, 80대에도 청솔회 회원들과 함께 건강하게 운동하고 대회 나가고 즐겁게 살면 좋겠다.”

사진 경남청솔회 김귀옥 총무

김귀옥 총무

25년 전 마산 파출소에 근무할 때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는 김귀옥 총무.

“야근하고 새벽에 잠깐 신선한 공기 좀 마시려고 밖에 나오니 아줌마들이 가방 메고 지나가기에 물어봤더니 배드민턴 치러간다고 하더라. 다음에 한 번 오라고 해서 찾아갔다. 앞쪽 코트는 잘 치는 사람들, 뒤쪽 코트는 못 치는 사람들로 나뉘어서 공을 쳤는데 3개월 만에 뒤쪽 코트에서 쫓아내더라. 니는 안 되겠다 저쪽으로 올라가라 하면서.”

당시 30대에 경찰로 다져진 몸이니 실력이 일취월장했던 셈이다. 골목이나 공원에서 하는 걸 볼 때는 손으로 하는 운동인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발로하는 운동인 데다 전신운동이라는 게 김귀옥 총무의 마음에 쏙 들었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해 뛰는 걸 좋아하는 김귀옥 총무에게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었다. 여기에 같이하는 즐거움까지 덤으로 주어지니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제가 청솔회에 가입한 게 4년 정도 되는데 형님, 누님들이 너무 잘 닦아 놓으셨다. 다들 지적이고, 인간적이고, 굉장히 이해심과 배려심이 많다. 나도 저렇게 늙어가야겠다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운동할 수 있을 때까지 함께 가고 싶고 후배들에게 나도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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