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밖에 남지 않을 것 같은 2021년이 저물어 간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처음 시작된 2020년과는 조금 달랐다. 2020년이 코로나 19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면, 2021년은 사회전반적으로 코로나 19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분주했다. 배드민턴 역시 마찬가지다. 2021년 배드민턴계를 돌아봤다.

[아듀 2021! 배드민턴]⑥ 개인배드민턴체육관 활용과 공존을 모색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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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양 팩토 스타디움

코로나 19로 인한 배드민턴계의 가장 큰 변화라면 개인배드민턴체육관 건립을 꼽을 수 있다. 코로나 19 이전에는 개인체육관은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1, 2개 정도 있었고, 이마저도 없는 지역이 많았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체육관이 모두 문을 닫으면서 2021년 2분기부터 개인체육관이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했다. 배드민턴 관련 산업이 모두 침체기를 맞는 상황에서도 바닥에 까는 코트 매트 사업은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릴 정도였다.

개인체육관의 활성화는 경기도권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워낙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체육관 건립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기에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경기도권에 일주일에 몇 개씩 개인체육관 개관 소식이 들렸다.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체육관을 개관하는가 하면 코로나 19 때만 노려 기존의 창고를 임대해 개조하는 식으로 오픈하는 곳도 상당수였다.

2020년 말 백신이 개발되면서 개인체육관 건립은 잠시 주춤했다. 주춤했다기보다는 초반의 개인체육관과는 다른 양상으로 건립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급하게 생긴 개인체육관이 코로나 19시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2021년에 건립된 체육관들은 코로나 19 이후를 대비해 기존의 체육관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선 15개 코트의 인천광역시의 패더펌동구체육관, 10개 코트의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팩토 스타디움, 8개 코트의 경상남도 양산시의 이수환배드민턴센터 등 3, 4 코트가 주를 이루던 기존의 체육관에 비해 규모가 커졌다. 운동뿐만 아니라 대회 개최도 염두에 뒀을 뿐만 아니라 체육관 내에 용품점까지 마련하고, 넉넉한 샤워 시설 등 부대시설까지 갖춰 배드민턴 전문 체육관이란 이미지를 강하게 어필했다. 코로나 19가 종식되더라도 운영할 체육관으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공공체육관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지금으로서는 개인체육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협회나 클럽으로서는 운동을 그만두고 떠나는 것보다 개인체육관에서라도 운동하며 이 힘든 시기를 버텨주는 게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종식됐을 때도 공존할 수 있을까? 지난 11월 위드 코로나로 전환됐을 때 불거진 고양시배드민턴협회와 코치들의 갈등은 앞으로 코로나 19가 사라졌을 때 발생할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경기도 고양시는 18개 클럽이 모두 배드민턴전용체육관을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 19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 운동이 자유로웠다. 하지만 코로나 19 때문에 클럽 회원이 30~40%가량 빠져나갔고, 개인체육관을 찾는 회원이 늘면서 고양시배드민턴협회에서 개인체육관에서 지도하는 코치는 고양시협회 산하 클럽에서 지도를 못 하게 했다. 클럽에서만 하든, 개인체육관에서만 하든 한 곳에서만 지도하라고 통보했다. 표면적으로는 코치를 겨냥하고 있지만, 실상은 개인체육관을 경계하는 조치라 할 수 있다.

힘들 때는 함께 힘을 모야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지만, 위기가 지나면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19가 종식돼도 학교체육관 개방은 시일이 걸릴 거라는 전망이 많지만, 협회와 개인체육관이 지금부터라도 함께 공존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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