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이배드민턴칼럼] 야외배드민턴장의 부활을 기다리며
[환이배드민턴칼럼] 야외배드민턴장의 부활을 기다리며
  • 류환 기자
  • 승인 2020.08.30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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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 중구 청호배드민턴클럽 회원들이 야외에서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서울 중구 청호배드민턴클럽 회원들이 야외에서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배드민턴 뉴스 DB

우리나라에서 배드민턴은 처음에는 실내 운동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랬습니다. 물론 선수들은 실내에서 훈련하고 경기를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야외에서 즐기는 레크리에이션 정도로밖에 생각을 안 했거든요. 경기보다는 놀이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았죠. 

그래서 대부분 가정에서는 문방구에서 판매하는 라켓 2개와 인조셔틀콕이 들어 있는 배드민턴용품 세트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배드민턴 하면 떠오르는 약수터의 어르신들은 일찌감치 깨어 있었던 분들이었던 셈이죠.

요즘 말로 라떼는 말이야를 들먹이자면 초창기에는 배드민턴을 운동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라켓을 몰래 옷 속에 숨기기도 했죠. 뭔 파리채 들고 다니냐고 놀릴까 봐. 우람한 테니스 라켓에 비교하면 어딘가 모르게 좀 약소해 보이잖아요.

어쨌든 우리나라에 배드민턴이 들어오고 초창기에는 야외에서 배드민턴을 주로 했어요. 저도 남산공원이나 장충단공원에서 처음 배드민턴을 했었거든요. 그렇게 동네마다 약수터나 산속에서 배드민턴을 주로 하면서 점차 퍼져갔던 거죠.

그런데 지금은 야외배드민턴장 찾기가 쉽지 않죠? 전국적으로 학교 체육관을 이용하고 또 지자체마다 공공체육관을 지어주는 바람에 배드민턴 클럽들이 대부분 실내로 들어왔기 때문이죠. 이제는 배드민턴은 야외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말이에요.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큰 노력과 싸움이 있었죠. 사람 욕심이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고 하잖아요. 배드민턴도 마찬가지였어요. 배드민턴이 가장 취약한 게 바람이랑 비나 눈이잖아요. 그래서 학교 체육관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됩니다. 야외배드민턴장도 그냥 공터에서 하다가 바람만 좀 막았으면 좋겠다 싶어 바람막이를 치죠. 그러다 지붕만 씌우면 눈비에 상관없이 매일 할 수 있겠다 싶어 지붕까지 덮게 됩니다.

이러면서 관할 구청이나 시청하고 실랑이를 하게 되죠. 자연경관을 해치기 때문에 바람막이나 지붕을 하면 안 된다고 철거하라고 하고, 또 직접 철거반이 들이닥치기도 했고요. 그러면 또 설치하면서 실랑이가 반복되죠. 그래서 산 밑에 전용구장이나 다목적체육관을 지어주면서 산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지자체와 클럽 간에 합의를 보게 되죠.

사진 청호배드민턴클럽 회원들이 야외에서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배드민턴 뉴스 DB

전용구장이나 다목적체육관은 배드민턴 동호인들에게는 꿈의 구장으로 불렸어요. 그래서 어느 동네는 실내체육관을 예쁘게 지어서 쾌적한 환경에서 운동한다는 소문이 퍼지고 그 소문은 지역 단체장에게는 압박이 되기도 했죠. 단체장이 선거로 선출되기 때문에 표를 무시할 수 없잖아요. 이러면서 하나둘 야외배드민턴장이 사라지게 된 것이죠. 

그렇게 배드민턴 세상이 올 줄 알았죠. 딱 코로나 19가 오기 전까지는 그랬어요. 코로나 19가 오면서 제일 먼저 문을 닫은 게 바로 학교 체육관 하고 공공체육관이니 대부분 이 시설을 이용하는 배드민턴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죠. 아마 생활체육 종목 중 가장 심한 타격을 받은 게 배드민턴 아닐까요?

어쨌든 코로나 19 때문에 실내체육관에서 운동할 수 없게 된 동호인들이 하나둘 야외배드민턴장을 찾게 됩니다. 예전에 했던 터가 남아 있으면 그곳에서 하고, 좀 넓은 공터가 있으면 삼삼오오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죠. 몇몇으로 명맥을 유지해 오던 야외배드민턴장이 다시 북적이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 그걸 보면서 야외배드민턴장이 실내배드민턴장하고 공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동안 우리가 너무 실내배드민턴장만 추구했던 게 아닌가 하고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당장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것도 있지만, 바이러스가 꾸준히 나타나고 있잖아요. 앞으로 또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실내체육관은 지금처럼 홍역을 치를 텐데 그때마다 사라진 야외배드민턴장을 다시 만들 순 없잖아요.

실내와 야외가 공존하는 시스템으로 바뀐다면 지금처럼 완전히 배드민턴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은 모면할 수 있겠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게 배드민턴이 장점이었죠? 이제 바이러스가 와도 할 수 있는 운동이란 말을 추가해야 할 거 같은데요. 그러기 위해서 야외배드민턴장을 부활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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