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의혹·논란 일고 있는 카카오
쇄신 위해 영입한 인물 회의서 욕설·고성 논란
각종 건설 사업 비리 의혹·방만 경영 SNS 폭로

[더페어 프리즘] 흔들리는 카카오, 쇄신인가 무차별 폭로인가… 커지는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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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3일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월 23일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페어] 이용훈 기자=최근 시세조종과 분식회계 등 각종 의혹으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카카오.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으로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의장은 금융감독원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판교 사옥은 압수수색을 당했다. 여기에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분식회계 의혹으로 금감원 조사를 받고 있다. 카카오의 지나친 몸집 키우기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 또한 곱지 않은 상황.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카카오의 쇄신을 위해 30년 지기인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을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로 임명하고 강력한 쇄신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러나 회의 진행 과정에서 고성과 욕설을 했다는 증언이 내부 직원을 통해 드러나면서 또다른 논란을 낳았다.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 / 사진=더페어 DB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 / 사진=더페어 DB

비난의 목소리와 쇄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자 김정호 총괄은 자신의 SNS에 당시 욕설과 고성이 발생했던 상황은 물론, 회의에서 오고간 내용이 자세히 담긴 글을 연이어 게시했다. 

김 총괄이 게시한 글에 따르면 회의에서 제주도 본사 부지 일부를 지역 상생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로 활용하기로 결정하고 김 총괄은 이를 내부 건축팀이 진행할 것을 제안했는데, 한 임원이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어 어렵다고 발언했다. 700억 원에 달하는 공사에 대해 결재나 논의 과정 없이 이뤄진 결정에 아무 문제제기도 없는 임원들을 보다 분노가 폭발해 욕설을 하게 됐고, 김 총괄은 이후 당시 임원들에게 여러 차례 사과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는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것이다'라는 소문이 파다해 파악해보니 100여 명의 대표이사들은 골프 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투어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며" 한 달에 12번이면 4일짜리 KPGA 대회 3주 연속 출전 수준"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골프 회원권 75% 정도 통째로 매각하겠다"다는 계획에 대해 승인 받고, 이후 휴일을 포함해 약 두 달간 여러 임원들에게 숱한 하소연을 들어야 했다고도 전했다.

김정호 총괄이 SNS에 올린 게시물 / 사진출처=김정호 총괄 페이스북
김정호 총괄이 SNS에 올린 게시물 / 사진출처=김정호 총괄 페이스북

김 총괄은 전날인 지난달 28일에도 페이스북에 카카오 내부 상황을 알리는 글 네 편을 올려 일부에 편중되어 있는 보상 체계, 특정부서 임원과 직원 간 복지 격차, 데이터 센터와 서울아레나 건립업체 선정과정의 불투명성 등 내부 문제까지 폭로했다.

카카오는 김 총괄이 올린 게시글에 대한 입장을 다음날까지 밝히지 않다 1일 후속조치 내용을 담은 입장을 밝혔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오후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사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외부 법무법인에 조사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건설 관련 비리 논란에 대해서는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 아레나, 제주 ESG 센터 등의 건설 과정과 김정호 총괄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조사단을 꾸려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골프장 회원권은 이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며, "환수 자금은 직원 복지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카카오 홍은택 대표 / 사진=더페어 DB
카카오 홍은택 대표 / 사진=더페어 DB

한편 김정호 총괄의 발언 등으로 '내부 기득권'으로 몰린 '제주 아지트 공사' 담당 자산개발실장과 직원들도 내부망에 글을 올려 "결재·합의 없이 공사업체를 선정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김정호 이사장을 직장내 괴롭힘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내부 경영진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에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도 불가피하다"며 김범수 센터장이 주도하는 경영쇄신위원회에 직원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김 총괄의 욕설과 관련해서는 "욕먹을 만했다는 상황에 따라 욕설이 허용된다면 앞으로 직원들은 직장내 괴롭힘 상황에서 보호받기 힘들어진다"며, 준법신뢰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해 팩트체크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내부는 김 총괄의 SNS 폭로가 쇄신을 위한 바람직한 충격 요법이라는 긍정적 시선과 회사 치부를 외부에 드러낸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기밀 유출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김정호 총괄의 돌발행동이 휘청이고 있는 카카오에 파문을 일으킨 것은 분명해보인다. 다만 이번 쇄신안들이 단순한 여론 달래기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제기된 의혹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는 물론 끊임없는 혁신에 대한 경영진의 강한 의지가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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