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대회에 첫 도전장을 낸 두 자매의 용감한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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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23 정명희소아청소년과의원 & 동구협회장기생활체육배드민턴대회에 출전한 김주하-김다하 양 가족
사진 2023 정명희소아청소년과의원 & 동구협회장기생활체육배드민턴대회에 출전한 김주하-김다하 양 가족

배드민턴대회를 치르고나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주렁주렁 열리는데요. 지난 16일 대구시민생활체육센터에서 열린 2023 정명희소아청소년과의원 & 동구협회장기생활체육배드민턴대회에서는 아주 귀여운 소녀들이 단연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대회에 출전한 최연소 참가자들인데 어린 학생들이 어른들 대회에 출전해 열심히 게임을 하더라구요. 초등학생이 게임하는 건 가족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인데 어떻게 이런 어른들 대회에 나오게 됐나 궁금하기도 하고, 또 귀여운 아이들이다보니 저절로 발길과 카메라가 향하게 되더군요.

언니 김주하(15) 양과 동생 김다하(12) 양은 동신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동신클럽 회원인데요. 동신클럽은 회원은 50여 명이지만 주하 양과 다하 양이 운동하는 걸 보니 운동하기 좋은 클럽이자 명문클럽임에 틀림없습니다.

중학교 3학년인 주하 양은 이제 입문 7개월 차고, 초등학교 6학년인 다하 양은 입문 6개월 째인데 과감하게 용기내어 이번 대회 여자복식 30D급에 출전했다고 하는데요. 자매가 어려서부터 나란히 배드민턴에 입문해 첫 대회까지 출전했으니 사연이 궁금하더군요.

주하 양과 다하 양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엄마, 아빠 따라서 클럽에 가 함께 운동하고 놀면서 동신클럽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하네요. 그러다 코로나19 때문에 클럽에 갈 수 없으니 자연히 배드민턴과는 멀어졌겠죠?

코로나19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학교체육관이 개방되면서 엄마, 아빠가 다시 운동을 시작하자 두 딸도 자연스럽게 따라나섰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정식으로 클럽에 가입하고 배드민턴 동호인으로 활동하게 됐다고 하네요.

"엄마, 아빠 따라 다니다가 재미있어서 배드민턴을 시작하게 됐어요."

이래서 조기교육이 중요하다구요? 에헤이 이건 조기교육이 아니라 부모님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겠죠. 예술가 집안에서 예술가가 나오고, 운동선수 아이가 운동선수가 되고, 교사 집안에서 교사 자녀가 나오듯이 평소에 보고 배운거죠.

주하 양과 다하 양의 부모님도 엄마가 먼저 배드민턴을 시작했고, 아빠가 나중에 합류했다고 하네요. 그러다 코로나19가 완화하면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배드민턴 가족이 탄생하게 됐다고 합니다.

"아직은 초심이지만 마음과 열정은 우리 가족 모두 A급입니다."

주하 양과 다하 양 부모님 역시 아직 실력이 미약하다며 부끄러워 하셨는데요, 대구광역시 배드민턴의 저변확대와 활성화에 일등공신이신데 실력이 중요하나요. 그리고 이런 열정이 있는데 실력 느는 건 금방입니다.

사진 2023 정명희소아청소년과의원 & 동구협회장기생활체육배드민턴대회 여복 30D급에 출전한 김주하(뒤쪽) 양과 김다하 양
사진 2023 정명희소아청소년과의원 & 동구협회장기생활체육배드민턴대회 여복 30D급에 출전한 김주하(뒤쪽) 양과 김다하 양

배드민턴을 매너와 예절 운동이라고들 하잖아요. 함께 운동하면서 단체생활과 협동심, 예의범절 등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데요.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운동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이들이랑 배드민턴하면 가족애가 더욱 깊어지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가볼까요? 주하, 다하 양 경기를 옆에서 지켜보는 데 마음이 울컥하더군요. 부모님이 옆에서 화이팅! 하면서 응원하고 지켜보고 계시는데 가슴이 뭉클하더라구요.

당연히 동신클럽 회원들도 마스코트가 게임하는 데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클럽의 이모, 삼촌들이 코트 옆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더군요. 경기 결과와는 반대로 경기장 관중들은 한 목소리로 주하, 다하 양을 응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실수할 때면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안타까운 탄식이 일순간에 터져나왔다가 힘내라는 응원의 함성이 체육관을 가득 채워 어린 두 선수의 용기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네트 너머의 선수들은 이미 모두의 적이 되어 고전분투 하셨는데요. 점수 좀 주면서 적당히 맞춰줘도 될텐데 하는 생각도 들다가,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니까 정정당당히 하는 게 두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고, 아무튼 좀 복잡했습니다. 아마 상대편 선수들도 저랑 생각이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예선 두 경기를 모두 패하자 동생 다하 양 눈가가 좀 촉촉해지는 거 같았는데요. 그만큼 승부욕과 열정이 있다는 얘기겠죠? 아픈만큼 성숙해 진다는 말처럼 열심히 운동하고 실력을 쌓아서 가을 대회쯤에는 이모들을 이기는 멋진 모습을 보고 싶네요.

두 자매의 성장하는 모습이 곧 동구와 대구 배드민턴이 성장하는 모습 아니겠습니까. 주하 양, 다하 양 어른들도 처음 대회에 출전하면 비슷하니까 너무 실망하지 말고 운동 열심히 하세요. 그리고 가을 대회 때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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