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이용대도 피해갈 수 없는 게 훈련 끝나면 코트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셔틀콕을 줍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손이 아닌 기계가 셔틀콕을 줍는 시대가 왔다. MINTON BOT이 자동으로 셔틀콕을 주워주기 때문이다. 상상을 현실로 만든 MINTON BOT의 아빠 ㈜오케이이엔티의 옥지호 대표를 만났다.

자동으로 셔틀콕 줍는 기계 MINTON BOT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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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옥지호 (주)오케이이엔티 대표와 MINTON BOT

상상이 현실이 된 셔틀콕 주워주는 비서 MINTON BOT

배드민턴 체육관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쉼 없이 셔틀콕 때리는 소리가 들려온다면 그건 바로 레슨받는 코트다. 코치의 한 손에 길게 정리된 셔틀콕이 다 소진될 때까지 그야말로 공포의 지옥훈련이 이어진다. 코치가 들고 있는 셔틀콕이 다 소진돼야 가쁜 숨을 몰아쉴 틈이 생긴다. 그렇게 이어지던 레슨이 끝나면 셔틀콕이 수북이 쌓이기 마련이다. 그러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번에는 셔틀콕 줍기에 나서야 한다. 보기 좋게 한 줄로 정리해서 바구니에 올려놓아야 다음 사람이 레슨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체육관을 가나 레슨 코트에서는 바닥에 주저앉아 셔틀콕을 줍는 풍경이 펼쳐진다. 적어도 한두 번쯤은 누가 대신 주워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셔틀콕 줍기. 코트 전면에 펼쳐져 있는 셔틀콕을 한곳에 모으는 기구라도 있으면 그나마 조금 나은 편이다. 한곳에 모아놓고 줍기만 하면 되니까.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풍경이 사라질 전망이다. 셔틀콕을 대신 주워주는 자동화 기계 ‘MINTON BOT’이 발명됐기 때문이다. 기계가 셔틀콕을 주워준다고? 믿기지 않겠지만 이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됐다.

사진 MINTON BOT을 개발한 옥지호 (주)오케이이엔티 대표

숱한 시행착오 끝에 완성된 MINTON BOT

‘누가 셔틀콕 좀 대신 주워주면 좋겠다’라고 생각만 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대신 주울 수 있을까?’를 고민한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거제시의 배드민턴 동호인 손서용 씨가 아이디어를 내시고 공유하면서 개발이 시작됐다. 구조 같은 부분은 손서용 씨가 만들어 특허를 내셨고 저희가 합류하면서 디테일하게 제품이 만들어져 MINTON BOT이 탄생했다.”

MINTON BOT을 제작한 ㈜오케이이엔티의 옥지호 대표는 동호인의 아이디어로 출발해 많은 시행착오 끝에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로 출발해 완성되기까지 5, 6년이 걸렸다. 생각으로는 쉬울 거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 초반에 오류가 많았다. 가운데로 빨아올려서 원형 천장에 맞고 원통형의 통으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3분에 200~250개가량 통에 찬다. 이 통을 통째로 빼서 그대로 레슨할 때 사용하면 된다. 아이디어 자체는 쉬웠는데 마지막에 구멍으로 찾아 들어가는 게 쉽지 않았다.”

1도만 틀어져도 통으로 들어가지 않는 셔틀콕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는 옥지호 대표는 셔틀콕 명가 케이비비에서 근무하며 자연스럽게 셔틀콕 줍는 것에 관심을 두게 됐다. 자동주행으로 자동차 운전까지 가능한 이 시대에 발맞춰 배드민턴도 더 많은 부분에서 기계화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손서용 씨의 아이디어를 접하고 가능성이 있겠다 싶어 직접 회사를 차리고 뛰어들었다.

“정작 셔틀콕을 사용하는 코치나 동호인들은 자동으로 줍는 기계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필요성을 느끼지만, 기계를 개발하려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메리트가 없다. 시장성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까지 필요해? 이런 반응이다. 결국은 셔틀콕을 주워본 사람, 주우면서 불편을 느낀 사람이 만들 수밖에 없겠더라.”

사진 MINTON BOT 판매를 위한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세계시장에 대한민국 기술력을 알릴 MINTON BOT

㈜오케이이엔티 옥지호 대표가 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상품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어느 정도 완성되면 동호인들과 함께 테스트하며 수정하고 또 수정한 끝에 지금의 MINTON BOT을 완성했다.

“배드민턴 교육 보조품 이지만 시대적인 혁명이라고 말하고 싶다. 시장에 출시되면 손으로 줍는 시대가 끝나고 기계로 줍는 시대가 올 거다. 천하의 이용대 선수도 쪼그려 앉아서 셔틀콕 줍는다고 하더라. 대부분 언제까지 셔틀콕을 손으로 주워야 하나라고 하셨는데 MINTON BOT을 보시고 드디어 이게 나오긴 나오는구나라고 말씀하시더라. 배드민턴 자동화 시대를 열었다고 자부한다.”

옥지호 대표는 우선 국내에서 먼저 출시하고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전 세계로 보급해 우리나라 배드민턴의 기술력, 창조력을 자랑할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 국내시장에서는 셔틀콕의 명가 케이비비와 손을 잡았다.

“케이비비는 시장에서 셔틀콕 점유율이 있으니 상당히 원활하게 판매될 거로 생각한다. 엘리트 선수들 쪽을 먼저 겨냥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동호인 쪽도 자연스럽게 흘러갈 거라고 본다. 셔틀콕 자동 발사기도 그렇게 출발했는데 그거보다 보급은 더 빠를 거로 생각한다.”

옥지호 대표는 이제 출발이지만 앞으로 업그레이드 버전을 시리즈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는 손으로 밀고 다니지만, 로봇 청소기처럼 AI를 탑재해 자동으로 움직여서 셔틀콕 찾아다니며 줍는 등 새로운 버전에 관한 아이디어도 준비 중이다.

“코로나 때문에 상황이 많이 안 좋은데 우리가 도움 드릴 수 있는 게 MINTON BOT으로 레슨에 대한 부담을 줄여 드리는 거다. 시장이 빨리 활성화해서 생활체육이 많이 발전하면 좋겠다. 한국에서 나온 제품이니 전 세계로 퍼져나가 한국 배드민턴의 위상을 높이면 좋겠다.” 

사진 MINTON BOT을 개발한 옥지호 오케이이엔티 대표(왼쪽)와 국내 총판을 담당하게 된 서동균 케이비비 대표

MINTON BOT의 국내 총판은 케이비비

6월 11일 오후 1시 케이비비 전 직원과 일부 대리점 대표들이 모여 MINTON BOT 판매 계획을 위한 회의를 했다. 판매를 앞두고 사전구매와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MINTON BOT의 탄생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서동균 케이비비 대표는 “케이비비에 거래처가 있다 보니 MINTON BOT에 대한 사전 반응이나 테스트 등을 함께 진행해 왔다. 코치, 동호인들의 사용 후 느낌도 받았는데 반응이 좋았다. 처음 나왔을 때랑 비교하면 신경을 많이 쓴 거 같다. 100% 만족한다. 사용하면서 애로점이 생기면 보강해서 업그레이드 버전을 만드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백신 때문에 조금씩 숨통이 트이는 거 같아 먼저 선점하기 위해 판매를 시작하기로 했다. 배드민턴 하는 곳에서만 필요한 장비라 우리가 총판을 맡기로 했다”라며 MINTON BOT의 보급에 앞장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케이비비는 셔틀콕 명가로 지사와 대리점을 통해 전국적인 망을 형성하고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이미 거래처를 통해 동호인들 반응까지 확인한 만큼 초반에 홍보만 잘 되면 정착은 어렵지 않을 거라는 게 서 대표의 생각이다.

“동호인들이 케이비비 셔틀콕을 믿고 사랑해주시는 거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MINTON BOT도 케이비비가 인정하는 제품인 만큼 케이비비를 믿고 구매해주시면 좋겠다. 배드민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제품인 만큼 MINTON BOT을 통해 더욱더 재미있고 즐겁게 배드민턴을 즐기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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