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감독 교체마다 불거지는 박주봉 감독 소환 언제쯤 사라질까?
국가대표 감독 교체마다 불거지는 박주봉 감독 소환 언제쯤 사라질까?
  • 한희정 기자
  • 승인 2020.10.06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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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본 배드민턴 국가대표 감독 박주봉,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일본 배드민턴 국가대표 감독 박주봉, 배드민턴 뉴스 DB

찬 바람이 살살 불어오는 가을이 오면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전어를 찾는다. 가을에는 한 번쯤 먹어줘야 하는 국민 생선이기에.

대한민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감독 교체 시기만 되면 한 번쯤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바로 박주봉 일본 국가대표 배드민턴팀 감독이다.

왜 박주봉 감독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을 안 할까? 안 하는 것인가? 못 하는 것인가? 등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간다.

그만큼 박주봉 감독이 선수로도 지도자로도 탁월한 재능을 보였기 때문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국가대표 감독을 모집하는 기간이다. 박주봉 감독이 또 한 번 거론될 시점이란 얘기다.

배드민턴 황제로 불린 박주봉 감독은 1982년 고등학교 3학년 때 덴마크오픈에서 대한민국 남자선수로는 국제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1985년 캘거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복식과 여자복식을 석권하며 대한민국 최초로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1986년 아시안게임 3관왕, 1989년부터 1991년까지 전영오픈 남자복식 3연패를 달성했고, 1991년에는 세계 대회 복식 경기에서 50회 우승을 기록하며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박주봉 감독은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복식에서 금메달,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따내기도 해 1997년 세계배드민턴연맹이 선정하는 배드민턴계 최고상인 '허버트 스칠 상'을 수상했고, 2001년에 배드민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은퇴 후에는 영국 대표팀 코치,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을 역임하고, 2004년부터 지금까지 일본 국가대표 감독을 맡고 있는데 변방에 머물러 있던 일본을 세계 최고의 팀으로 키워 내면서 다시 한번 박주봉의 진가를 만방에 알렸다.

박주봉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일본 국가대표팀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4강에 오르더니,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고, 2016 리우 올림픽에서는 마침내 금메달을 따내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목표로 했던 금메달을 4년이나 앞당겨 수확했다.

이러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박주봉이란 이름이 거론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박주봉 감독이 대한민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감독을 맡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박주봉 감독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젠가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지만, 그때마다 논쟁이 되자 최근에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일절 말을 아꼈다.

박주봉 감독이 국내 국가대표를 지휘하는 걸 못마땅해하는 세력이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대한배드민턴협회 박기현 회장이 2017년 회장에 부임하고 박주봉 감독을 만나 국가대표 자리를 제안했다. 한국체육대학교 사제 간이기에 박주봉 감독의 도움을 요청한 것. 

당시 이용대, 고성현 등 남자복식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은퇴하면서 대한민국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에 최대 위기가 찾아온 상태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미 박주봉 감독이 일본 국가대표와 2020년까지 계약이 된 상태라 오지 못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박주봉 감독은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일찌감치 일본과의 계약도 1년 연기해 2021년까지는 일본 국가대표팀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알면서도 박주봉 감독을 거론하는 건 그만큼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누구는 이렇게 말한다. 이미 오라고 했는데 박주봉 감독이 그 기회를 차버렸다고. 과연 그럴까? 그냥 감독이라는 이름만 달아주려 했던 건 아닐까? 일본 배드민턴의 시스템까지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는 권한이 있었기에 박주봉 감독이 일본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을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이 시스템이 정착된 지금 박주봉 감독조차도 선수들의 대회 출전 여부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철저히 랭킹을 기준으로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유망주에게 기회를 준다거나 상대 전적 등을 이유로 엉뚱한 선수가 선발되는 우리나라와는 차원이 다르다. 과연 우리나라는 감독이 모든 권한을 갖고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을까?

2018아시안게임 노메달로 경질된 강경진 전 국가대표 감독이 "아시안게임 선수선발에 협회 임원의 강압이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동안 암묵적으로 그런 일이 있었다네 정도로만 떠돌던 얘기가 사실로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이런 자리에 박주봉 감독이 온들 달라지는 게 있을까? 그의 재능만 휘발되는 결과를 낳게 될 확률이 높다. 당장 2년 이내에 성적을 내지 못하면 잘리는 지금의 시스템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시기다.

국가대표 코치로 2년 동안 활동했던 한국체육대학교 라경민 감독은 국가대표 지도자에 대해 "선수를 발굴해 내고 이런 것보다 기존에 있는 선수들로 만들어 내야 하는 시스템이라 쉽지 않은 자리다"라고 말하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국가대표 지도자라는 위치가 누구에게나 힘든 자리라는 얘기다.

과연 대한민국 배드민턴이 위기에 몰려도 박주봉 감독 이름을 찾지 않을 날이 올까? 온다면 그날은 언제쯤일까? 사실 박주봉 감독이 오거나 안 오거나 별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영향력을 발휘해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보다는 모두가 더 나은 대한민국 배드민턴만을 생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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