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시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영석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오후 7시부터 9시30분까지 운동

다양한 세대가 한데 어우러져 건강을 지키는 의정부시 영석배드민턴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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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석클럽 회원들 단체 사진
사진 영석클럽 회원들 단체 사진

[더페어] 류환 기자=경기도 의정부시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영석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운동하는 영석클럽은 이제 갓 출범한 신생 클럽이다. 2019년 오픈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개점휴업을 했다가 작년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

신생 클럽에다 코로나19의 영향도 있고 해서 회원은 50명이 채 안 되지만, 초등학교 어린 학생부터 60대 어르신까지 연령이 다양하다. 배드민턴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클럽이다. 

어린 학생들이 있다는 건 가족 회원이 많다는 얘기다. 가족 회원이 많으면 화목하고 화합이 잘되는 클럽으로 직결된다. 회원이 적은 데다 가족 회원이 많다 보니 모두가 한 가족인 대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게 영석클럽이다.

어린 학생들은 어른들과 운동하며 자연스럽게 예의와 상대에 대한 배려를 배우고, 어른들은 학생들 앞에서 모범을 보이다 보니 산교육장이 따로 없다. 또 어린 학생들로 인해 클럽은 늘 활기가 넘치고, 뭐라도 하나 더 알려주고 싶은 어른들 덕에 실력이 쑥쑥 자라면서 덩달아 클럽이 화기애애해졌다.

남은 과제는 회원이 좀 더 늘고 실력을 쌓는 것이지만 이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어린 학생들이 열심히 배우고 있고, 구력이 있는 어른들이 솔선수범하는 만큼 의정부의 새로운 명품 클럽의 탄생이 머지않아 보인다.

사진 영석클럽 양현주 회장
사진 영석클럽 양현주 회장

양현주 회장

양현주 회장은 배드민턴과 인연을 맺은 게 20년 가까이 된다. 남편이 중앙초등학교에서 운동하는 무지개클럽을 창단하면서 함께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

"나이 먹어서 마음대로 안 되니까 열심히 하려고 배드민턴 클럽을 같이 창단하게 됐어요. 운동이 많이 되니까 힘도 들지만, 이게 바로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양현주 회장은 2019년에 회장으로 취임식까지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활동을 못 하면서 5년째 회장 직함을 달고 있어요. 생각지 못했던 회장을 맡아 힘이들지만 회원들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에 힘을 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이 다치기도 했지만, 배드민턴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는 게 좋기 때문이다. 파트너와 함께, 상대편과 함께 그리고 클럽 회원들과 함께하는 운동이 바로 배드민턴의 매력이라는 것.

모처럼 회장을 맡다 보니 부담이 되지만 재미있는 클럽으로 만들고 싶다는 양 회장. 구력이 20년이라 A급에는 승급했는데 타이틀이 거의 없다며 회원들과 함께 실력 향상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회원들 실력 향상을 위해 함께 열심히 하고 화합으로 이끌어 클럽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다들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이니 무리하지 말고 즐겁게 운동합시다."

사진 영석클럽 강봉준 고문
사진 영석클럽 강봉준 고문

강봉준 고문

강봉준 고문은 배드민턴에 입문한 지 30년이 넘었다. 20대 초반에 서울 종로구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

"종로의 한 공원에서 축구를 했는데 아래쪽에서 어르신들이 빨랫줄 걸고 배드민턴을 했어요. 거기에 가입해서 시작했고 나중에 클럽에 등록해 본격적으로 하게 됐습니다." 

강봉준 고문은 전신운동이고 순발력도 요구하지만, 다른 운동에 비해 덜 과격하고 파트너와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다는 걸 배드민턴의 장점으로 꼽았다.

강봉준 고문은 당시 의정부에 클럽이 2개 밖에 없을 때 사업 때문에 의정부로 이사와 여러 클럽을 창단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영석클럽 창단에도 힘을 보탰다. 대회가 없을 때는 윤구현 고문과 함께 주도해 십시일반 힘을 모아 대회를 열 정도로 배드민턴에 열정을 쏟았다. 

앞으로도 영원히 배드민턴과 함께하고 싶다는 강봉준 고문은 "15년 전에 암 수술을 받았어요. 당시 아버지까지 편찮으셔서 많이 힘들었는데 배드민턴 동호인들이 모금해서 나를 살려주셨거든요.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배드민턴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기회가 돼 로또라도 당첨된다면 내 이름을 걸고 전국대회를 열고 싶은 게 마지막 꿈이에요"라며 배드민턴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 영석클럽 오종환 회원
사진 영석클럽 오종환 회원

오종환 회원

오종환 회원은 영석클럽의 특별한 회원이다.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영석고등학교 교장선생이기 때문이다.

"의정부에서 30년 넘게 살면서 학교 시설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게 됐으니 참여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운동할 때는 교장이 아니라 그냥 회원의 한 사람이에요. 처음에 교장이란 얘기 안 하고 시작했는데 신입생이 클럽에 들어오면서 정체가 탄로 나고 말았어요."

오종환 교장 선생은 순수하게 회원으로 클럽에 가입했는데 학생이 클럽이라 정체가 들통나고 말았다. 학교체육관을 잘 사용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늦게까지 게임하는 걸 보면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뒤늦게 클럽에 가입했다.

"20년 넘게 아침마다 수영하고 있는데 배드민턴해 보니 조금 더 젊었을 때 배우지 못한 게 후회되더라고요. 이게 좀 격렬하고 힘든 운동인데 지역 주민들하고 얘기도 나누고 인사하며 지낼 수 있어 참 좋더라고요. 그리고 운동하고 집에 가면 잠을 깊이 잘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습니다."

뒤늦게 배드민턴에 입문한 오종환 교장 선생은 벌써 배드민턴 전도사가 다 됐다. 20년 넘게 수영을 하다 파트너랑 같이 하는 운동의 묘미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또 아버지랑 아들이 함께 운동하는 걸 보면 그렇게 보기 좋아 주위에 추천을 안 할 수가 없게 되더라는 것.

"실력이 제일 하수인데 회원들이 맞춰서 상대를 해주니 재미있어요. 저 때문에 봉사하고 계시는데 감사할 따름이죠. 지금처럼 다들 즐겁게 운동하고, 다치지 않고 오래오래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체육관 이용에 최대한 불편함 없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사진 영석클럽 정현아 총무
사진 영석클럽 정현아 총무

정현아 총무

정현아 총무는 이제 배드민턴 입문 2개월째다. 다른 회원이 소개해서 라켓을 잡았다. 아무리 신생 클럽이라도 입문 2개월 차인데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총무를 맡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총무를 맡았다는 건 정현아 총무에 대한 회원들의 믿음이 대단하다는 얘기다.

"너무 어려워서 배울 게 많은데 잘 알려줘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회원들이 너무 좋아요. 부족한 거는 레슨 하면서 쫓아가려고 해요."

정현아 총무는 남편하고 함께 운동한다. 정 총무가 3주 먼저 라켓을 잡았으니 남편은 이제 1개월 남짓 클럽으로 향하고 있다. 남편이 워낙 운동을 좋아해 정현아 총무가 해보고 너무 좋아 함께 하자고 하니 두말없이 따라나서면서 부부 회원이 됐다. 부부가 함께하면서 새로운 걱정이 생겼는데 아이들이다.

"애들이 일찍 들어오라고는 하는데 나와 우리 가정의 건강을 위해서 한다는데 어쩌겠어요. 대학생하고 고3 이렇게 둘인데 아무래도 고3이 신경 쓰이죠.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시기라 오기 전에 챙겨주고, 끝나고 가서 챙겨주고 그러고 있습니다."

운동을 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더욱 신경 쓰고 있다는 정현아 총무는 이제 앞 스텝을 배우는 중이지만 건강을 위해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 운동은 재미있게 배워야 는다는 생각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라 체육관에서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으면 어떡하냐고 걱정된다면 영석클럽으로 오란다.

"언제든지 영석클럽으로 달려오세요. 잠시도 심심하게 놔두지 않고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세심하게 전수해 주시는 고문님이 대기하고 계시거든요. 저도 처음에 와서 아무도 안 쳐줄 때 고문님이 라켓을 잡아주셨거든요. 친절, 성실, 실력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으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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