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 없는 통합으로 모범을 보인 대전광역시 배드민턴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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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는 일찌감치 협회와 연합회가 통합해 1회 협회장기대회까지 치렀다. 속전속결로 통합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먼저 생각했다. 동호인은 최근 많이 늘고 있는데 엘리트 팀은 6개로 전국에서 가장 적다. 새롭게 틀을 다지고 있는 대전광역시 배드민턴협회를 찾았다.

전문체육 활성화가 급선무
대전광역시 배드민턴협회는 한밭체육관 1층에 있다. 통합 후 연합회가 사용하던 사무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통합이라는 말이 나오자 양쪽 회장이 직접 만나 상의하고 합의해서 별다른 잡음 없이 통합을 이뤄냈다. 지난 2월 19일 창립총회를 해 정식으로 출범했고, 3월 12, 13일에는 제1회 대전광역시협회장기배드민턴대회를 개최했다. 뒤늦게 대한체육회에서 회장은 선거를 통해 선출해야 한다는 규정이 내려와 총회를 개최하고 초대 회장으로 이상호 전 연합회장이 선출됐다. 
이로써 대전 협회에는 80여 개의 클럽에 6천여 명의 회원과 초, 중, 고등학교에 남녀 각각 1팀씩 6개의 전문선수 팀을 갖추게 됐다. 대학과 실업팀 선수가 하나도 없다는 게 아쉽다.
대전광역시는 통합 전에도 연합회에서 협회의 선수들을 지원하는 등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래서 더 빨리 통합할 수 있었다. 
한 때는 잘 나가던 학교가 선수가 없어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경우도 있어 선수층 보강이 시급한 문제다. 이상호 협회장은 그래서 전문체육 활성화를 위해 현재 학교 측과 접촉 중이다. 적극적으로 하려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교장 선생이 꺼려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코치 협의체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협의체에서 레슨 등 코치들 전반적인 걸 관리하게 하고, 협회는 코치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게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야 협회의 전체적인 틀이 갖춰지기 때문이다.
전문체육이 열악한 것과 달리 생활체육은 최근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클럽도 80여 개에 육박하고 대회를 치르면 1200팀이 출전한다. 대회를 치를 체육관이 없어 더 나올까 봐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생활체육은 활발하다.
이상호 협회장은 특별히 홍보한 것도 아닌데 활성화 되다 보니 입소문을 타 가입 안 한 클럽들이 자발적으로 들어오면서 양적으로 팽창했다고 설명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통합이 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인 대전광역시 배드민턴협회. 전문체육 활성화에 앞장서야 하고, 6천여 동호인의 눈높이도 맞춰야 한다.
이상호 협회장은 “우리 동호인들이 선수들에 관심을 갖고 지원도 해주지만 선수를 추천도 해주면 좋겠어요. 요즘에는 동호인 자녀들이 선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협회에서 지도자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미래가 보장되도록 할 테니 아이들을 배드민턴 선수로 키워보시기 바랍니다”라며 동호인들이 전문체육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생활체육은 활성화된 만큼 제반시설 확충이 문제다. 올 10월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대회가 대전에서 열리는데 배구 때문에 충무체육관을 사용할 수 없어 여러 체육관을 사용해야 한다. 한밭체육관이 보수에 들어가면서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배드민턴대회가 올스톱 된 상태다. 그러니 배드민턴대회를 마음껏 치를 수 있는 체육관이 절실하다. 대전에서 가장 큰 조직으로 6천여 명이라는 동호인이 있는 만큼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배드민턴전용체육관 건립이 필요하다. 체육관만 건립해주면 운영과 관리 등은 협회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 맡겨만 달라는 이상호 협회장, 뒤에 6천여 명의 동호인이 든든한 버팀목이다.
문광부대회를 개최해 대전시 협회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생활체육 전문 심판을 육성하는 등 통합과 함께 산적한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며 새롭게 출발을 선언한 대전광역시 배드민턴협회의 진면목을 확인하고 싶은 동호인은 오는 10월 문광부대회에 참가하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호 협회장
지난 2월 통합과 함께 추대되었다가 지난달 총회에서 선거를 통해 초대 협회장으로 선출된 이상호 대전광역시 배드민턴협회장은 11년 전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 살이 많이 쪄서 테니스 코치가 배드민턴을 소개해 입문하게 됐다.
“운동을 좋아해서 여러 가지를 했어요. 스키, 수상스키, 스킨스쿠버 등 대부분 20년 정도 했던 운동인데 배드민턴에 미치니까 다른 운동을 못 하고 있어요. 그만큼 이게 빠져나갈 수 없는 매력이 있어요.”
이상호 협회장이 느끼는 배드민턴의 매력은 격렬함과 스피드다. 격렬함을 즐기다 보니 몸이 좋아진 것도 있는데 밤에 잠이 잘 온다는 이상호 회장. 운동을 안 하면 자다 화장실에 가야 하는데 배드민턴을 하면 술을 마셔도 자다 일어날 일이 없더라는 것.
이상호 협회장은 연합회가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앞장서서 사태를 수습하며 힘겨운 시간을 슬기롭게 헤쳐 나왔다.
“연합회 부회장이었는데 그동안 앞에서 열심히 해 놓은 공든 탑이 무너질 것 같아서 수습하는 차원에서 일하다 보니 회장까지 하게 됐어요. 연합회가 공백이 안 생기고 계속 이어가야지 한번 와해하면 정말 힘들 것 같아서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고 싶었습니다.”
초대 통합 회장을 맡게 된 만큼 이상호 회장은 코치들의 삶이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육관 운영을 협회에서 맡아 하며 자생할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몇 명이라도 코치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임기 내에 꼭 이것만은 이뤄내고 싶다고 말했다.
“동호인들이 행사할 때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오래 즐길 수 있게 욕심부리지 말고 즐기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고 선수를 양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협회가 못 하는 일이 있으면 그때그때 충고도 해주고 또 동참도 하면서 같이 커가는 협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손동광 부회장
2011년 배드민턴에 입문해 3년째 부회장을 하고 있는 손동광 부회장. 
“옆집 형님 따라서 체육관에 갔다 그날 바로 입회했어요. 원래 운동을 좋아해 자꾸 권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바로 용품 사고, 클럽에 가입하고 시작하게 된 거죠.”
손동광 부회장은 일단 집 주변 체육관에서 하니까 좋고, 운동량이 많아 쉽게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할수록 어려워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손동광 부회장은 입문자들에게 “이게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니다”라고 얘기한다며 어느 정도 치면서 제대로 즐기려면 아무나 되는 운동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아무나 되는 운동이 아닌 배드민턴의 최고봉인 A급에 2년 반 만에 등급 할 정도로 손동광 부회장은 열심히 했다. 생활의 1순위가 배드민턴이 됐다.
“통합했으니 엘리트 체육관 생활체육이 많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면 좋겠어요. 일본에는 리그가 짜임새 구성돼 있던데 우리도 그런 리그제를 체계화시키는 방향으로 가면 좋겠어요. 즐턴, 열턴, 힐턴을 통해 정서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동호인이 됩시다.”

 

최병찬 부회장
클럽 일에만 관심을 두다 작년부터 협회 부회장을 하며 다른 클럽의 모습을 보면서 시야가 넓어지니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최병찬 부회장. 최 부회장의 배드민턴 구력은 8년이다.
관절이 안 좋아 운동을 자제해야 하건만 안 나오면 허전해 나와서 게임을 하게 되면 아픈지 모르고 땀 흘린다. 뒤늦은 통증에 후회하지만 마약처럼 끊을 수 없다는 게 최병찬 부회장의 설명이다.
“수영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그랬는데 배드민턴은 어울림이 있어 좋아요. 파트너하고 호흡이 안 맞으면 게임을 망치니까 어울릴 수밖에 없잖아요. 다른 운동에 비해 많은 사람이 어울릴 수 있어 좋아요.”
최병찬 부회장은 배드민턴은 어울림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어울리다 보니 얼마 전에 일본 고치현에도 다녀왔다. 최 부회장은 참 인상적이었다며 배워야 할 점이 많더라고 설명했다.
“우리끼리만 생활하니까 몰랐는데 거기에 갔더니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우직함, 정직함, 고지식함 이런 게 인상적이었어요. 우리는 대회를 하면 시끄럽게 방송하고 그러는데 거기는 한두 번 하고는 조용해요. 그래도 다 알아서 해요. 반면에 우리에겐 정이란 게 있는데 그런 건 좀 안 느껴지더라고요.”
최병찬 부회장은 우리 것은 지키되 좋은 건 받아들여 개선할 필요가 있겠다며, 대전에도 다른 시도의 좋은 점인 전용체육관을 빨리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김순식 여성 이사
그동안 클럽 임원을 두루두루 섭렵하다 작년부터 협회 일에 몸담게 된 김순식 여성 이사. 규모가 커져 동호인이 많아지니 신경 쓸 부분도 많고, 대전시 협회를 대표해서 동호인과 함께한다는 생각에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부담도 있었다. 하지만 날로 높아 가는 대전시 협회의 위상에 보람을 느끼며 하길 잘했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저는 문경이 고향인데 거기서 배드민턴을 시작했어요. 문경 최초의 클럽을 창립하고 부회장을 하다 대전에 온 지 9년 됐네요. 즐거운 운동이라 그동안 많이 활성화도 됐어요. 참 매력 있는 운동이에요.”
김순식 여성 이사는 배드민턴을 통해 낯선 대전에 와서 젊은 친구부터 나이 많은 언니, 오빠 등 인생에서 좋은 벗을 많이 얻은 것도 빼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순식 여성 이사는 처음 시작했을 때를 잊지 못한다. 눈물을 흘리면서 라켓을 부러뜨리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그걸 견디고 묵묵히 했더니 그게 밑거름이 돼 현재는 50대 A급이 됐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는 말처럼 지금 힘들다고 포기하면 얻을 게 없다며, 이제 입문해 힘겨워하는 동호인들에게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온다고 충고했다.
“그동안 잘 이끌어 온 만큼 통합 후에도 이 분위기 계속 이어가면 좋겠어요. 특히 동호인들이 어린 선수들 운동하는데 더 관심을 갖고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선수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이 돼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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