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어] 편집국=국내 양대 포털사이트인 다음이 뉴스제휴 언론사(Content Partner, 이하 CP)를 제외한 검색제휴 매체의 기사 노출을 차단하는 정책을 22일 기습 발표·시행했다. 이는 언론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행위로, 5공화국 시절 '언론통폐합'과 '보도지침'에 버금가는 또다른 언론 죽이기와 다름없다.
22일부터 다음은 뉴스 검색 시 CP 언론사의 뉴스만 노출하며 그 외 매체 기사는 검색조차 되지 않게 했다. 정확히 말하면 뉴스 검색 페이지에서 전체 언론사 기사가 노출되도록 설정을 '전체'로 변경해야 일반 검색제휴 등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읽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용자가 기본 설정을 '전체'로 바꾸지 않는 한 CP사 기사만 노출돼 다음 뉴스 이용자들이 사실상 특정 언론사들의 기사만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조치는 검색제휴 언론사와 다음 이용자의 동의와 의견수렴은 물론, 사전 공지조차 없이 이뤄진 결정이라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다음은 지난 5월부터 자체적으로 진행한 데이터 수집 결과 "뉴스제휴 언론사의 기사 소비량이 전체 언론사 대비 22%p 더 많았다"며, "선호도를 고려한 양질의 뉴스 소비 환경 마련을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조악한 논리가 이번 악의적인 언론사 기사 차단에 대한 정당화가 될 수 없음은 언론사와 포털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모든 이용자가 알고 있다.
CP사의 기사 소비량이 22%p 더 많은 것과 별개로 사안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비판, 고발은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고 올바르게 만들어왔다. 또 다양한 지역 언론과 전문 매체들은 대형 CP사는 다루기 힘든 특화된 기사와 정보, 비평을 제공하며 특정 정보가 필요한 이용자의 수요를 충족해오고 있다.
따라서 검색제휴 등 중소 언론사들이 다음 검색에서 차단되는 것은 언론탄압이자 민주주의 근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며, 언론의 고유 기능인 권력 감시와 사회 부조리에 대한 고발을 하지 못하도록 손과 발을 묶는 행위다.
현재 다음의 CP사는 150개, 일반 검색제휴 언론사는 1천300여 개다. 다음은 이번 조치가 90%의 언론을 차단한 채 10%의 정보 만을 주입하는 언론 통제이자 길들이기임을 분명히 인지하고, 일방적인 기본 설정 변경을 즉시 중단·원상복구 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