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나 규모의 크기보다 이웃과 함께 살아가며 운동을 즐기는 생활체육을 실천하고 있는 경기도 의정부시 발곡클럽. 코로나19로 2년간의 공백이 있어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아픔을 툴툴 털고 다시 일어서 기지개를 켠 발곡클럽을 찾았다. 

코로나19로 2년의 공백을 딛고 새롭게 출발한 의정부시 발곡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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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경기도 의정부시 발곡클럽 회원들
사진 경기도 의정부시 발곡클럽 회원들

전국에서 가장 모범이 되는 클럽이 목표

[더페어] 류환 기자=발곡클럽은 2011년 11월에 경기도 의정부시 발곡중학교 체육관에서 창립해 올해로 13년째를 맞는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규모도 갖출 정도의 시간이 흘렀지만, 2011년 창립할 때와 비슷하다. 코로나19로 2년간의 공백기를 거치면서 전국에서 가장 모범이 되는 클럽이 되기 위해 그동안 축적했던 모든 것이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끝나고 2년의 공백이 있어서 다시 체육관을 대관할 때 걱정이 많았어요. 회원이 얼마나 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다행히 기존 회원들도 나오시고 근처 아파트에서 신입 회원들도 찾아오고 해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네요.”

이장복 발곡클럽 회장은 지난해 제2의 창립이라고 할 정도로 힘겹게 출발했지만, 지금은 회원 45명이 똘똘 뭉쳐 의정부시의 명문 클럽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듯 어려운 시기를 겪은 만큼 더 짜임새 있는 클럽으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처음 발곡클럽과 함께 해온 기존 회원들이 틀을 잡고 새롭게 배드민턴에 입문한 신입 회원들이 살을 붙이면서 실력이나 규모의 크기보다 이웃과 함께 살아가며 운동을 즐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존경받는 배드민턴 동호인이 되자는 창립 초기의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누가 보더라도 배드민턴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배드민턴 동호인 역시 자부심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회원들이 함께 키워가며 친화력 최고의 클럽으로, 전국에서 가장 모범이 되는 클럽으로 우뚝 서겠다는 발곡클럽 회원들의 바람이 이뤄질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사진 이장복 발곡클럽 회장
사진 이장복 발곡클럽 회장

이장복 회장

이장복 회장은 8년 전에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 동네에서 운동하면서 사람들을 사귀기 위해 배드민턴에 입문했는데 처음에는 막막했다고. 

“혼자 시작하려니 낯설더라고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생소한 공간에 가방 메고 들어오는데 좀 두려웠어요. 하지만 공을 잘 치고 못 치는 걸 떠나서 즐겁게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안심이 되더라고요.”

이장복 회장은 즐겁게 운동할 수 있다는 걸 배드민턴의 최고 장점으로 꼽았다. 퇴근 후에 취미 생활을 하면서 건강까지 좋아지니 더 바랄 게 없단다. 그래서 좀 더 잘하고 싶어 욕심내다가 어깨가 다쳐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다. 너무 잘 치려고 하기보다 즐겁게 즐기는 배드민턴으로.

“내 몸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파트너랑 하니까 팀플레이도 하면서 유대관계도 좋아지고 딱 내가 바라던 운동이에요. 대회에 드문드문 다녀서 입상을 못 한 게 좀 아쉽기는 한데 내 몸 상태 봐가면서 부상 없이 같이 어울릴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이장복 회장의 목표는 당연히 안 다치고 꾸준히 오래오래 배드민턴 라켓을 잡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공백기를 겪으면서 꾸준히 운동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회원들이 운동할 수 있는 여건만 마련해주자고 클럽을 다시 열면서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기존 회원님들이랑, 신입 회원들이 많아 나와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함께 즐기면서 즐겁게 운동하는 이번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다 같이 도와주니까 부담 없어요. 다들 건강하게 오래오래 같이하면 좋겠습니다.”

사진 오재욱 발곡클럽 고문
사진 오재욱 발곡클럽 고문

오재욱 고문

1983년 대학생 시절부터 배드민턴 라켓을 잡은 오재욱 고문은 발곡클럽 초대 회장으로 기틀을 잡은 장본인이다. 서울특별시 도봉구 쌍문동 약수터에서 물맛보다 배드민턴 맛에 빠져 40여 년째 라켓을 잡고 있다. 대학 시절 학교에서 배드민턴책을 빌려 독학할 정도로 푹 빠져 살았으니 라켓 놓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특히 오재욱 고문은 처음 약수터에서 입문할 때부터 어르신들하고 밥해 먹으며 인생도 배우고, 사람의 소중함도 배웠다. 그때부터 승패를 가리기보다는 함께 즐기는 운동이라 생각했다. 

“배드민턴이 인생을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키가 크고 힘이 세다고 잘 치는 것도 아니고, 힘이 없고 키가 작다고 못 치는 것도 아니거든요. 자신의 장점을 믿고 자만하지 말고, 자신의 단점 때문에 위축될 필요가 없는데 인생도 마찬가지잖아요.”

여전히 배드민턴은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말하는 오재욱 고문은 나이를 먹을수록 배드민턴에 고마움을 느낀다. 나이 먹어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인 데다 이 운동 아니었으면 접할 수 없는 출신지, 직업, 나이 등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사귈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하면 뭘 안 먹어도 힘이 나요. 참 희한해요. 배드민턴으로 스트레스 풀고, 사람들하고 좋은 관계 맺으면서 행복감을 느끼면 좋겠어요. 경쟁 사회인데 여기까지 와서 경쟁할 필요 없잖아요. 경쟁을 벗어나 서로 즐기는 문화가 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죽을 때까지 꾸준히 좋은 사람들과 함께 배드민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김용진 발곡클럽 수석부회장
사진 김용진 발곡클럽 수석부회장

김용진 수석부회장

살 빼려고 배드민턴 코트를 찾은 김용진 수석부회장은 올해로 12년째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아는 형님이 살 빼려면 배드민턴하라고 해서 시작했거든요. 시작하고 3개월 만에 12kg을 뺐으니 성공했죠. 지금은 술 마시고 즐기다 보니 다시 좀 찌긴 했는데 어쨌든 먹을 거 먹으면서 즐겁게 다이어트 하시려면 배드민턴 한번 해보시죠.”

김용진 수석부회장은 배드민턴 가족이다. 처음에는 혼자 매일 밤 가방 메고 운동하러 가니 아내가 싫어했다. 그러다 아내가 따라나서면서 함께하게 됐고, 형과 형수도 배드민턴인이라 형제들이 모이면 배드민턴장으로 향할 정도다.

대회에도 자주 나가 B급이라는 김용진 수석부회장은 “이기기보다는 땀 많이 흘리면서 즐겁게 운동하고, 좋은 사람들과 소주도 한잔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맙고 생활에 활력이 되는지 코로나 때문에 새삼 깨닫게 됐잖아요. 안 다치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라켓을 잡고 싶습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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