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회장, 한국으로 부족했나…쿠팡 VS 네이버 일본 격돌 임박
손정의 회장, 한국으로 부족했나…쿠팡 VS 네이버 일본 격돌 임박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1.06.10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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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깜짝' 일본 서비스 출시…네이버 일본 진출 선제 대응?
소프트뱅크 손정의, 이커머스 약점 보완에 네이버-쿠팡 활용
일본, 글로벌 4위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성 한국보다 뛰어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그래픽=이진휘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그래픽=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의 이커머스 확장 의지가 쿠팡과 네이버의 일본 시장 대결로 불똥이 튀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내 일부 지역에서 쿠팡 앱 시범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기존 쿠팡 서비스와는 달리 신선식품, 공산품 등을 주문하면 배달원이 즉시 전달하는 서비스로 로켓배송과 쿠팡이츠가 결합한 형태로 알려졌다.

쿠팡이 해외에서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일본이 처음이다. 쿠팡은 해외 첫 진출국으로 싱가포르를 점찍고 올해 초부터 법인 설립과 채용 등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최근 노선을 바꿔 일본에서 먼저 서비스를 선보였다.

여기엔 손정의 회장 입김도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를 통해 쿠팡이 적자 경영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3조원 이상 쿠팡에 투자해왔고 지분 3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쿠팡 상장 이후에도 손 회장은 쿠팡의 일본 진출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쿠팡이 일본 진출 속도를 낸 것은 네이버를 의식한 선택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 3월 라인과 소프트뱅크 경영 통합 선언 후 본격 일본 진출 계획을 밝혔다. 연내 일본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합작사 Z홀딩스가 일본 판매자들 관리를 위한 쇼핑몰 구축과 이커머스 솔루션 등 제공을 담당할 예정이다.

쿠팡에게 있어 일본 최대 메신저 서비스 라인과 강력한 포털 서비스 야후재팬의 시너지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일본 내 라인과 야후재팬의 일본 월간순이용자수(MAU)는 각각 8600만명, 6700만명으로 합하면 1억5000만명에 달한다. 일본 인구 약 1억2600만명보다 많고 일본 자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라쿠텐 이용자 1억1800만명을 훌쩍 넘어선다. 

네이버는 과거 일본 진출을 시도했다가 2번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지난 2000년에 네이버재팬을 열었으나 시장 점유율 확보 부진으로 5년 만에 사업을 접었고, 이후 2007년에 재설립했지만 2013년 다시 철수했다. 

쿠팡과 네이버가 국내에서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포화 상태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와 쿠팡은 1·2위 다툼을 하고 있지만 각각 점유율 17%, 13%로 경쟁사와 차이가 크지 않다. 아마존이 미국 시장에서 약 40%로 절대적 지위를 확보한 것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일본은 전자상거래 글로벌 4위 국가로 시장 규모 약 205조원(19조3609억엔)에 달한다. 최근 10년 동안 매년 10%에 가까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성이 높게 전망되고 있다. 보급률이 한국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배송 인력이 부족하고 물류 인프라 환경이 국내보다 열악해 혁신 서비스 도입시 점유율 확보면에서 이점이 있다.

야후재팬은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 1, 2위인 아마존과 라쿠텐에 비해 경쟁력이 약해 IT 업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손 회장에게 이커머스는 유일한 약점으로 꼽혀왔다. 지난 2019년 소프트뱅크가 일본 최대 패션몰인 조조타운 지분 50.1%를 인수한 것도 이커머스 확장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와 라인 경영 통합 후 쿠팡과 네이버가 일본에서 협력할 것이란 업계의 추측도 나왔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과 현지 쇼핑 인프라를 갖춘 야후재팬 역량을 결합해 일본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에서 쿠팡과 새롭게 손을 맞잡을 니즈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쿠팡과 네이버가 직접 경쟁 구도를 펼칠 경우 양쪽 모두를 지원하는 손 회장의 투자 효과가 반감될 우려가 있다. 결국 손정의 회장이 나서서 쿠팡과 네이버가 기존 플랫폼과 다른 접근 방식으로 초기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일본은 GDP가 우리나라 2배가 넘는데 전산화가 안돼 있는 나라이고 빠른 배송도 없어 이커머스 성장 가능성은 무궁하다“며 “손정의 회장은 우리나라 기업을 들여 일본에서 이커머스를 키우려는 기회를 계속 엿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네이버나 쿠팡 양쪽 다 투자를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처럼 경쟁하게 되면 손 회장에게도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며 “양사의 강점을 살려 쿠팡은 온라인 택배로 네이버는 메신저 기반 사업으로 서로 경쟁 관계가 아닌 협력 관계를 만들어서 양사를 성장시켜 이익을 내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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