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삼는 충청북도 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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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집행부가 바뀌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충청북도 배드민턴연합회. 그런데 2년 만에 체육단체 통합이라는 또 다른 변화를 맞게 됐다. 하지만 이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새로운 기회로 삼아 발돋움하려는 충청북도 연합회를 찾았다.

내적으로 강한 연합회
충청북도 연합회는 1988년 3월에 창립되고 그해 제1회 연합회장기대회를 치렀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도지사기를 치렀고 1990년에 김홍락 초대 회장이 취임해 충청북도 생활체육협의회에 등록했다. 그리고 1991년에 전국배드민턴연합회에 등록하며 대내외적으로 연합회의 존재를 알렸다. 1995년에 가족대회를 신설하여 전국시도 중 유일하게 지금까지 개최하고 있으며, 2008년에 여성부대회를 신설하는 등 전국배드민턴연합회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2년 동안 정국삼 전임 회장이 연합회를 맡아 충청북도 연합회의 틀을 갖추고 조직을 다지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14년에는 10년 동안 사무국장으로 연합회 살림을 맡았던 박주열 회장이 취임하며 좀 더 내실을 다지는 연합회로 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29년이란 오랜 역사를 지닌 충청북도 연합회는 대외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기보다 내부적으로 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해 내적으로 강한 연합회다.

통합은 새로운 기회
체육단체의 통합은 이제 눈앞의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3월에 통합하는 만큼 그 산하 단체는 적어도 그 전에 통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로의 유불리에 따라 설왕설래하는데 충청북도 연합회는 통합을 새로운 기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오로지 배드민턴 하나를 보고 가겠다는 얘기다.
박주열 연합회장은 “생활체육은 본 연합회를 비롯하여 11개 시군 연합회가 단합하여 인기 종목으로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어요”라며 “여기에 엘리트 선수들을 잘 접목하면 정말 좋은 구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실 충청북도가 배드민턴 중흥을 이뤘을 때가 있었어요. 그에 비하면 지금은 좀 열악한 편이에요. 올해 충주여자고등학교가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을 했지만 이게 초등학교부터 대학, 실업팀까지 단계별로 유지될 수 있는 그런 구조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 연합회 카페에 ‘꿈나무 후원방’을 개설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우선 동호인들이 선수들 후원회나 서포터를 조직해서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후원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런 구조를 만들어주기 위해 박주열 연합회장은 통합 회장에도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신보다 더 역량 있는 사람이 있으면 기꺼이 서포터 해 충청북도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 밑거름이 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충청북도의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서는 본인이 앞장서든 뒤에서 밀든 상관없다는 얘기다.
“지역별로 있는 엘리트 팀들을 서로 유기적으로 협동해서 키워줘야 해요. 그리고 나중에 이 선수들이 커서 국가대표도 되고, 또는 각 지역 클럽으로 가서 동호인들을 지도할 수 있는 구조야말로 최상이 아닌가 생각해요. 익산에 김동문 체육관, 화순에 이용대 체육관이 세워졌듯 충청북도 출신 선수의 이름을 딴 체육관 하나 정도 세워지면 정말 좋겠어요.”
박주열 연합회장은 하나로 가야 할 동반자라는 생각으로 통합을 준비해야 한다며,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좋든 싫든 중책을 맡은 이상 사심을 버리고 미래를 위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주열 연합회장

10년 동안 충청북도 사무국장을 하고 2014년 제8대 연합회장에 취임한 박주열 회장은 그야말로 배드민턴 광신자(狂信者)다. 주일에 교회 가서 예배하듯 평일에는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주말에 대회에 나가 한자리에 모이는 민턴교라고 부를 정도다.
그런 박주열 연합회장이 배드민턴과 인연을 맺은 건 엉뚱한 이유 때문이었다.
“사물놀이를 했는데 전에 손목이 부러진 적이 있어서 북을 쳐도 소리가 크게 안 나요. 누가 배드민턴하면 손목 힘 좋아진다고 해서 시작했다가 새로운 세상을 만난 거죠. 그렇게 해서 2000년도에 시작했는데 사진을 좋아해 동호인 경기 사진을 찍어주다 2년 만에 배드민턴 매거진 기자를 하고 3년째부터 사무국장을 시작해 10년 동안 하고 연합회장까지 오게 됐습니다.”
박주열 연합회장은 여러 운동을 접해봤지만 43살에 배드민턴을 만나면서 평생 함께 갈 운동을 찾았다. 처음에는 이기고 싶어 또 치고 또 치면서 중독이 됐는데 뒤늦게야 이기고 지는 게 부질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게 한 10년 지나고 보니 배드민턴이 도(道)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도가 마음을 비우는 거잖아요. 모든 운동의 기본은 힘을 빼는 건데 힘 빼려면 그 전에 해야 하는 게 마음을 비워야 해요. 이기려고 하면 힘이 들어가서 절대 안 돼요.”
박주열 연합회장은 요즘 도 닦는 심정으로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그러다 보니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재미있게 즐기며 운동하는 게 좋다 보니 뒤에서 봉사하는 것이야말로 ‘민턴의 꽃’이라는 것. 그래서 활성화되는 충청북도 배드민턴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자 연합회장까지 하게 됐다.
배드민턴은 ‘다이어트 쏙~! 스트레스 싹~!’이라는 슬로건 아래 복잡다난한 현대인의 정신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박주열 연합회장은 퇴직 후에도 기분 좋게 시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연합회장도 신나게 하고 있다며 “새해에는 통합이라는 큰 과도기가 있으니 누가 맡고를 떠나 생활체육 동호인이 앞장서서 모범을 보였으면 좋겠어요. 건강을 위해 하는 거니까 부상 없이 건강하게 배드민턴을 즐길 줄 아는 동호인이 됩시다. 동호인 여러분 새해에도 배드민턴과 함께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 되세요”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배두식 여성부 회장

배드민턴 입문 11년 차인데 충주시 여성부 회장을 거쳐 충청북도 여성부 회장을 6년째 하는 배두식 여성부 회장. 비교적 늦게 배드민턴을 알게 됐는데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충청북도는 물론이고 전국 어디에서 대회가 열리더라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배두식 여성부 회장은 충주에서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 교단에서 명예퇴직하고 하루는 골프를 치러 가는데 배드민턴 해보라고 하는 말에 솔깃해 따라갔다가 오늘까지 왔다.
“운동량이 많은데 학교 다니면서 다른 운동을 꾸준히 해서 그런지 어려운 건 없었어요. 거기다 나이가 있다고 소외시키기보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대우해줘서 빨리 배웠어요. 그래서 회원들 만나는 것도 좋고 참 재미있어 골프보다 배드민턴 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회원들 덕에 빨리 적응한 것에 보답하는 심정으로 8년째 임원을 맡아 충주 여성부를 창단시키고 기반을 다졌으며, 도 연합회 여성부를 6년째 이끌며 즐겁게 봉사하고 있다.
인제 그만 여성부 회장을 후배들에게 넘겨줘야 더 활성화될 거라는 생각인 배두식 여성부 회장. 하지만 늘 겸손하고 세세하게 챙겨주는 게 곡 엄마 같기에 후배들이 놓아주지 않는다.
나이 맞는 파트너가 없어 대회에도 50대로 출전해 우승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 때문에 젊은 사람들하고 어울릴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할 정도로 늘 긍정적인 배두식 여성부 회장을 박주열 연합회장은 모든 면에서 충북 배드민턴의 정신적인 멘토라며 자랑이 대단하다.

송준성 사무국장 

동청주클럽에서 총무, 경기이사 등을 4년 하고 갑자기 도 연합회 사무국장을 맡아 2년을 보낸 송준성 사무국장. 송준성 사무국장은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다솜의 집’ 대표를 맡고 있어 양쪽 모두에 누가 될까 우려도 했지만 큰 경험이 될 것 같아 박주열 연합회장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2년을 지내보니 좋아서 하는 운동이라 힘은 안 들고, 또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을 알게 돼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고. 물론 지역이 넓어 쉽지는 않지만 시군 연합회에서도 긍정적으로 도와줘 연합회의 부족한 부분을 완성해 가고 있다.
올해로 배드민턴 입문 12년째인 송준성 사무국장은 “지금도 배드민턴만 생각하면 설레요. 사무국장 맡으면서 운동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늘 퇴근할 때 체육관에 들러 차라도 한잔하고 집에 가요. 그래야 마음이 편해요”라고 말할 정도로 배드민턴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송준성 사무국장은 우연한 계기로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직장에서 직원들끼리 야외에서 똑딱이 배드민턴으로 내기했는데 이기고 싶은 마음에 몰래 배우려고 집 앞 체육관에서 클럽이 창단될 때 가입한 게 오늘에 이른 것이다.
“막상 해보니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줘요. 술, 담배를 안 하는데 유일하게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에요. 그래서 체육관에 오면 많이 웃어요.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하다 보니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라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권하고 있어요.”
배드민턴을 통해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게 됐다는 송준성 사무국장. 사회복지 일을 하다 보니 뜻하지 않은 도움도 많이 받았다. 연말에 띠 모임에 갔다가 모금한 성금을 받기도 했다.
“격려해 주실 때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돼요. 앞으로도 연합회 믿고 많이 참여해 주시기 바라고요. 60살이 넘어서도 같이 전국대회 다닐 수 있도록 부상 없는 한 해 보내시기 바랍니다.”

최기훈 경기이사

최기훈 경기이사는 올해로 23년째 배드민턴 라켓을 잡고 있는 충북 연합회 최고의 베테랑이다. 청주시 연합회 경기이사를 12년, 도 연합회 경기이사를 9년째 하고 있다. 작년에는 클럽 회장까지 맡으면서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볼링을 했는데 후배가 배드민턴 한번 해보자고 해서 쫓아갔다가 할머니들한테 박살나는 바람에 쇼크 받고 바로 장비 구입해 시작했어요. 이게 무작정 좋았어요. 지금은 바쁘다 보니 운동은 좀 소홀한 면이 있는데 운동보다 사람 만나는 게 좋아서 하게 돼요.”
최기훈 경기이사는 배드민턴만큼 활달하고 웃고 즐기는 운동은 없는 것 같아 좋다고 설명했다. 최기훈 경기이사는 배드민턴이 쉬운 운동은 아니라며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라켓을 빌려주며 일주일 정도 쳐보고 계속할지를 결정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하겠다고 하면 6개월만 버티면 빠져들 거라며 꾹 참고 버티라고 충고한다.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다는 말이 딱 배드민턴을 두고 하는 말이라는 걸 직접 해보면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입문시킨 사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10년 전 입문한 아내다. 전국으로 돌아다니는 남편을 이해 못 했던 아내가 라켓을 잡고부터는 많이 이해해주기 때문이다. 현재는 서로 모르는 부분을 커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배드민턴 때문에 지난 여성부대회 때 부산에 가 군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고참이랑 후임을 25년 만에 만났다. 배드민턴 동호인이 많다 보니 이런 기적 같은 상봉도 가능해졌다.
“급수를 제대로 지켜서 나가주면 좋겠어요. 일명 라켓 사냥꾼으로 불리는 불량 동호인들 때문에 대회 전체가 욕먹게 되거든요. 그리고 앞으로 이런 사람들이 발을 붙일 수 없게 급수가 전국적으로 통합돼 관리되면 좋겠어요. 그래서 서로 정당한 게임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김재흥 고문

청주시 배드민턴협회장이면서 충청북도 연합회 고문인 김재흥 고문이 배드민턴에 발을 들여놓은 건 10년 전이다. 일반 동호인으로 출발해 협회 경기이사를 거쳐 협회장까지 올랐다.
“조기 축구를 하다 배드민턴이 안 다치고 신사적이라 전향했어요. 몸에 당이 있었는데 배드민턴으로 당 조절도 되고 하다 보니 건강이 좋아졌어요.” 
그래서 김재흥 고문은 몸이 안 좋은 사람들이 병원이나 약보다는 운동으로 체력도 지키고 건강한 삶을 영유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배드민턴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청주시 배드민턴협회장으로 통합을 앞둔 시점에 김재흥 고문은 “배드민턴도 많이 해보고, 능력 있는 젊은 사람들이 이끌어 가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며 배드민턴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청북도 배드민턴연합회가 더 활성화하고 발전해 동호인에게 꼭 필요한 단체, 충청북도를 대표하는 운동 단체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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