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천국을 이끄는 화순군 배드민턴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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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화순군 하면 배드민턴을 하지 않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도 이용대의 고장으로 알 정도다. 그만큼 이용대가 유명한데 그 명성에 걸맞게 이용대 체육관 등 배드민턴 시설은 물론이고, 각종 대회와 초등학교부터 실업팀까지 고루 갖추고 있는 그야말로 배드민턴 천국이다. 올 초 체육 단체 통합으로 새롭게 진용을 갖춘 화순군 배드민턴협회를 찾았다.

배드민턴 랜드마크 이용대 체육관
화순군 배드민턴협회 임원들을 만난 건 당연히 이용대 체육관이었다. 이용대 체육관은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옆에 지난 2012년 건립돼 국내는 물론 국제대회를 유치하며 화순군이 배드민턴 메카로 자리 잡는 데 일조했다. 윙크보이 이용대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걸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이용대 체육관은 화순군 배드민턴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다.
이용대 체육관은 초등학교부터 실업팀까지 어우러져 훈련하며 제2의 이용대 발굴을 위한 꿈의 공장 역할을 담당한다. 그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체육대회는 물론이고, 5년 동안 학교대항전을 독점해 개최하고, 다양한 선수들 대회를 유치하며 그야말로 사계절 가리지 않고 배드민턴 열기가 넘친다. 이 덕에 화순군의 선수들이 최근 좋은 성적을 올리며 이용대의 후예임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화순군에는 15개 클럽에서 700여 명의 배드민턴 동호인이 있는데 전라남도 생활체육대회에서 군부 1위를 독차지하고 있으며, 단합과 화합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응원상도 휩쓸고 있다. 이처럼 각자 영역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온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두 단체가 통합을 이룬 만큼 화순의 배드민턴 메카라는 명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와 동호인 아우르는 협회
화순군 배드민턴협회는 지난 2월에 연합회와 통합하면서 화순군 체1의 체육 단체가 됐다. 초등학교부터 실업팀까지 7개의 전문체육 팀과 15개 클럽을 거느린 조직으로 거듭났다. 물론 이전에도 화순군은 연합회와 협회가 분리는 돼 있었지만 한 명의 회장이 두 조직을 맡을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 보니 화순군에서도 배드민턴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선수들이 통합 훈련 장소로 이용대 체육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은 물론이고,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체육관 사용료도 지원해주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동안 선수들과 동호인이 나름대로 활약하며 군의 지원에 부응해 왔다면 이제는 통합한 만큼 하나로 뜻을 모아 배드민턴협회가 무엇을 할지를 생각할 기회가 왔다. 동호인들의 열렬한 응원으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과 선수들의 재능기부로 동호인의 실력 향상에 일조하는 것도 협회가 나서야 할 일이다.
최근 화순군에서 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하고 있지만 이용대를 능가할 선수를 발굴하는 것도 화순군 협회의 과제다. 하지만 무엇보다 화순군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나중에 은퇴해 동호인을 지도하는 코치로 활동하는 순환구조야말로 협회가 추구해야 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활체육이 지금보다 더 활성화 되어야 하는 만큼 저변확대에도 힘써야 한다.
8월 11일에는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종목이 시작되는데 화순은 그동안 광덕지구 광장에서 응원해 온 만큼 이번에도 군의 협조하에 동호인은 물론 군민이 모여 이용대의 두 번째 금메달은 물론 우리 선수들의 메달 획득을 응원할 계획이다. 이렇게 사소한 것부터 챙기다 보면 협회가 표방한 ‘함께 가는 협회’가 곧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희석 협회장

최희석 협회장은 올해로 배드민턴 입문 11년째인데 제일클럽 회장을 3년 하며 연합회 상임부회장과 협회장 2년을 겸했다. 이어 화순군 연합회 마지막인 11대 회장을 2년 하고 통합 협회장을 맡게 됐다.
“권투를 했는데 다쳐서 운동을 안 했어요. 그러다 후배가 권해서 하게 됐는데 이게 진짜 격렬하고 빠르더라고요. 이게 너무 좋아서 오로지 배드민턴만 하고 있습니다. 배드민턴하자고 하면 자다가 일어나서도 하고 그랬어요. 이걸 하면 살아있는 걸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모든 걸 잊고 그러니 스트레스 확 풀리고 정말 최고의 운동이에요.”
최희석 협회장은 격렬함에 끌려 배드민턴에 발을 들여놓았다. 운동선수 하다 부상을 입어 그만둔 이후로는 등산이나 걷기를 하다 처음으로 접한 게 배드민턴이었는데 자신도 이렇게 빠져들지는 몰랐다고.
최희섭 협회장은 당면 과제로 하나 되는 걸 꼽았다. 그래서 ‘함께 가는 협회’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협회와 연합회가 통합됐으니 동호인과 선수들이 하나 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협회장 선거하면서 중간에 경선 구도였어요. 다행히 양보해줘서 경선 없이 선거를 치르긴 했는데 잘 봉합해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웃음이 많은 최희석 협회장은 임기 내에 꼭 하나 된 화순군 배드민턴협회를 이뤄 놓겠다고 다짐했다. 또 할 줄 아는 게 오로지 배드민턴 뿐이기에 잘 갖춰진 시설을 더욱 많은 군민이 즐길 수 있게 저변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레슨 5년 받았고, 배드민턴에만 빠져 살았으니 호탕한 웃음만큼이나 실력도 A급일 법한 최희석 협회장은 “함께 숨 쉬는 게 좋다”고 말하며 아직 실력이 정점을 찍지 못했음을 에둘러 고백했다.
“함께 가려 하니 서로 믿고 같이 가주면 좋겠어요. 선수나 동호인 모두 진정한 통합이 되도록 함께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신광식 사무장

올해로 배드민턴 입문 10년 차인 신광식 사무장은 연합회 이사 4년 하고, 3년째 사무장을 맡고 있다. 시간 내기 힘들어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최희석 회장이 협회장을 맡으면서 함께 하자고 해 다시 마음을 고쳐먹었다.
“임원을 오래 하니까 집안일에 소홀해 져서 아내가 싫어해 운동을 같이했는데 아파서 라켓을 못 쥐니까 그만뒀어요. 그래서 아들을 운동시켜 지금은 초등학교 5학년 선수로 뛰고 있어요. 제가 직접 게임을 할 때하고 아들이 게임 할 때 지켜보는 거랑은 긴장감이 다르더라고요.”
신광식 사무장은 자신이 접해보고 배드민턴이 좋은 운동이란 걸 알고 아들에게 시켰는데, 막상 부모 마음으로 지켜보는 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힘든 운동이란 걸 알기에 안쓰럽고 그렇더라는 것. 그래도 아들 운동시켜 가끔 함께 게임을 하는데 단식은 못 따라가도 아직 복식은 해볼 만해 나름 재미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신광식 사무장은 경기 중에 다른 운동처럼 몸싸움 할 일이 없고, 몸이 건강해지면서 많은 사람을 알아가는 걸 배드민턴의 좋은 점으로 꼽았다.
“아들이 운동하니 일단 포기 않고 계속하고, 좋은 성적 내서 유명하게 자라주면 더 좋겠죠. 저는 남은 임기 회장님 잘 보좌해서 마무리까지 잘해야겠죠. 협회가 이제 통합돼 출발이니 잘 융화해서 역시 화순이 배드민턴 메카답다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허정구 상임부회장

힐링클럽 회장을 3년째 하고 있는 허정구 상임부회장은 올해로 배드민턴 입문 14년 차다.
“아는 사람이 체육관에 한 번 와보라 한 게 시작이었죠. 옛날에 골목에서 많이 쳤는데 이걸 체육관에서 하니까 신선했어요. 제가 어려서 핸드볼 선수를 해서 자신감도 생기고 그러면서 빠져들었죠.”
허정구 상임부회장은 갈수록 개인주의가 강해 힘든 세상인데 조그만 셔틀콕 하나 가지고 네 명이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행복이라고 설명했다. 운동한다기 보다는 즐겁게 놀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기 때문에 셔틀콕 하나가 인생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갈수록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사회라 막막한데 체육관에 와 스트레스 풀고 나면 그렇게 개운할 수 없다는 허정구 상임부회장. 그래서 모든 사람이 즐거운 취미생활을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고, 스트레스 해소로 병도 낫게 해주는 생활체육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드민턴이 다 좋은데 이게 게임을 하면 약점을 파고들면서 문제가 생겨요. 못하는 상대에게 집중적으로 공격하게 되면 파트너의 조언이 점점 잔소리가 돼서 분위기 안 좋게 돼요. 이런 부분에서 정말 배려가 필요해요. 그 시기를 잘 넘기면 정말 오래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면 그만두게 되거든요. 조금만 배려해주면 다 같이 즐겁게 할 수 있는데 그게 아쉬워요.”
가끔 대회에 나가 우승하면 회원들에게 우승 라켓을 나눠주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는 허정구 상임부회장은 생활체육이 활성화돼야 전문체육이 살 수 있는 유기적인 구조인 만큼 생활체육 활성화에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최정숙 총무위원장

최정숙 총무위원장은 배드민턴 입문 10년째인데 협회 임원을 8년 했다. 운영이사, 의전이사, 제일클럽 회장 하면서 부회장을 했고, 상임부회장을 거쳐 총무위원장은 3년째다.
“어린이집을 하는데 그동안 일만 했어요. 최희석 회장님이 사촌 오빠인데 같이 운동하자고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해보니 운동도 좋지만 사람이 제일 좋은 거 같아요. 엄마들 상대하는 일이라 스트레스를 받는데 사람을 만나는 게 이렇게 좋은지 몰랐어요. 많은 사람을 알게 되니 더 좋네요.”
이렇게 사람 만나는 게 좋아 클럽에서도 재무, 총무, 회장 3년까지 무려 7년이나 임원을 했다. 운동이라고는 처음 해본 게 배드민턴인데 사람에 빠져 다른 운동은 생각도 안 해봤다는 최정숙 총무위원장. 좋은 사람들과 매일 즐겁게 웃으며 운동하다 보니 건강은 기본이고, 젊게 보는 사람이 많아 기분이 배가된다.
집, 직장, 운동. 최정숙 총무위원장의 하루는 이렇게 구분될 정도로 짧은 시간이지만 운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만큼 운동을 열정적으로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정숙 총무위원장은 처음 입문했을 때 급수가 맞는 파트너가 없어 남자 파트너와 남복, 여복에 출전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혼복이 없던 시절이라 이렇게라도 대회에 출전해야 했다.
“동호인들이 더 화합하고 옛날처럼 단합된 모습으로 가면 좋겠어요. 이제는 전문체육 선수들까지 한 식구가 됐으니 더 단합된 모습으로 배드민턴 메카라는 화순의 명성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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