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 나는 따뜻하고 젊은 천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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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이 100명이 넘어 양적인 팽창보다 질적인 향상에 힘을 쏟고 있는 천호클럽. 20, 30대가 많아 활기가 넘치며, 운동만 잘 할 뿐만 아니라 서로 배려하고, 화합하며 건강과 친목을 다지는 천호클럽을 소개한다.

20, 30대가 많은 청춘 클럽
천호클럽은 천호초등학교에서 2009년 10월부터 시작돼 채 10년이 안 된 젊은 클럽이다.
처음 창립멤버는 A급 7명으로 시작했다. 회원 수는 100여 명으로 6개 코트에 적당한 수준이다. 다른 클럽에 비해 20-30대가 45%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청춘 클럽이다.
천호클럽이 운동하고 있는 천호초등학교에는 배드민턴 꿈나무들이 있다. 그러다 보니 다른 클럽과는 달리 샤워시설까지 갖춘 최적화된 환경을 자랑한다. 그래서 천호클럽 회원들이 뜻을 모아 꿈나무들에게 라켓이나 셔틀콕 등을 지원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꿈나무를 키우는 체육관이라 천호클럽 회원들은 배려가 몸에 배 초보자가 와도 가족 같은 분위기로 다가서 클럽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준다. A급, B급의 고수들이 솔선수범해 라켓 잡는 것부터 입문과정을 세세히 알려주며, 뒤쪽 코트에서 어느 정도 난타를 쳐주고 앞쪽 코트로 이동하는 게 이제는 전통이 됐다. 이처럼 가족 같은 분위기로 챙기다 보니 부부 회원이 11쌍이나 된다. 부부 회원들의 다정한 모습이 천호클럽의 화목을 이끌고 있다.
20여 개 클럽 중 실력으로는 4위 정도인데 작년에는 입장상 1위를 차지했다. 화합과 단합의 척도인 입장상 1위는 천호클럽이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클럽임을 대외적으로 알린 쾌거이다.
회원이 100명이 넘은 만큼 이제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오른 천호클럽. 그래서 이제는 양적인 성장보다 질적인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천호클럽의 특색을 살려 누가 보더라도 아 저건 천호클럽이다 라고 알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며 강동구의 명문 클럽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천호클럽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이정원 회장

디자인 회사 대표인 이정원 회장은 2010년에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
“앉아서 하는 일이라 운동을 하고 싶었어요. 전에 스쿼시를 3년 했는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아는 언니가 재미있다며 여기 데리고 왔어요. 처음에는 공 쳐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는데 또래들이 들어오면서 자리 잡았죠. 액티브한 운동 좋아하는데 배드민턴만큼 액티브하고 재미있는 운동 없다고 생각해요.”
이정원 회장은 천호클럽이 생기고 5개월 후에 입문했다. A급 7명이 주축이 돼 클럽이 창립되다 보니 실력 편차가 심해 입문자들이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배드민턴이 인생이랑 비슷한 면이 있다는 이정원 회장. 될 것 같아 자만하면 오히려 안 되는 교훈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또 함께 어울리고 단합해야 뭔가를 이룰 수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인간관계,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된다. 같이 동고동락하며 한 팀이 됐을 때 단합이 잘 되는 운동이 바로 배드민턴이다. 이 회장은 그 덕에 건강은 물론이고 마음마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게 이 운동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원 회장은 배드민턴 때문에 사회생활하며 처음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는 걸 느꼈다. 대회에 처음 나갔을 때도 충격이었지만, 2년 전 D급에서 우승했을 때의 감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천호클럽은 공만 잘 치면 되는, 대회에 나가 우승해야 하는 목적의 클럽이 아니에요. 생활체육이라 배려하고, 서로 화합하며 가족 같은 분위기로 똘똘 뭉쳐 밝고 건강하게 운동하는 게 목적이에요. 내 운동만 하고 가지 말고, 찬조보다는 참여가 중요하니 관심 가져 주고 참여해서 우리 모두 하나가 되는 클럽으로 강동구의 명문 클럽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남용 고문 

천호동 토박이인 이남용 고문은 6대 회장을 역임했다. 배드민턴 구력은 15년으로 처음에는 한영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시작해, 명일중학교 체육관을 임대해서는 초대 회장도 역임했다.
“영업을 하다 보니 스트레스 쌓여서 술 담배 많이 했죠. 다이어트를 여러 번 시도했다가 실패해서 아침에 산에 올라가 난타를 치니 살이 안 쪄서 레슨도 받고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살이 찌는 바람에 담배를 못 끊었는데 배드민턴 덕에 끊게 됐다는 이남용 고문은 천호초등학교가 모교다. 원래 농구부가 있어 체육관 임대를 안 해줬는데 교장 선생이 배드민턴부를 만들고 아이들을 도와달라고 요청해 클럽을 만들었다.
“당시 제가 연합회 부회장을 하며 초등 동문회 부회장을 맡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클럽을 만들고 송년회 때 선수들 불러 장학금을 전달하고, 셔틀콕도 지원하고 그랬어요.”
그렇게 시작된 클럽이 이제는 회원들과 웃으며 즐겁게 노는 건강한 놀이터가 됐다. 또 이남용 고문은 초등학교만 이곳에서 나왔지 중, 고등학교는 다른 곳에서 나와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배드민턴하면서 많은 사람을 알게 됐고, 이제는 강동구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그동안 몸에 맞게 운동해 왔는데 올해는 천호클럽에 일조하기 위해 메달에 도전해 보려고요. 클럽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데 회원들이 화목하고, 건강하게 꾸준히 운동할 수 있게 어른으로서 컨트롤 해주는 게 제가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해요. 우리 같이 부상 없이 열심히 운동합시다.”

엄기현 고문 

4대 회장을 역임한 엄기현 고문은 현재 강동구 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천호클럽 창립할 때 총무로 시작해서 4대 때 회장까지 역임했으니 클럽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대부분 그렇듯 초창기에는 고생을 많이 했죠. 회원들이 많았다가 빠져나가고 정리가 되었는데 실력 있는 회원 모시기 어려워서 젊은 층과 안정적으로 꾸려가기 위해 부부회원을 공략해 지금 같은 클럽으로 성장했어요.”
엄기현 고문은 배드민턴은 약수터에서 재미 삼아 치는 걸로 생각했다. 50대 아주머니에게 져 신기한 운동이란 생각에 2009년부터 라켓을 잡기 시작했다. 다른 구기 종목은 부딪쳐서 다치고 해서 나이 먹으면서 부담이 되는데 배드민턴은 네트치고 정정당당히 겨루는 운동이라 마음에 쏙 들었다. 서로 배려하며 호흡 맞춰 땀 흘리고는 맥주 한잔하는 재미에 빠져 지금까지 왔다.
“실력만 갖춘다면 라켓 하나 들고 전국 어디든, 세계 어디든 가면 즐길 수 있는 운동이에요. 라켓만 보면 친해지고 싶고, 가방 메고 지나가면 괜히 말 걸고 싶어지는 게 라켓 한 자루의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상대가 못하면 내가 받쳐주고, 내가 못하면 상대가 도와주다보니 파트너십을 배우고 그런 배려가 모여 클럽이 성립된 만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클럽을 유지하자는 엄기현 고문.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처럼 딱 이만큼만 유지하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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