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배드민턴의 역사이자 최고(最高)인 비산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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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최초의 배드민턴 클럽으로 올해로 3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비산클럽. 나뭇가지를 지붕 삼아 열악한 환경에서도 동호인들의 단합과 화합으로 여전히 안양시 최고(最高) 클럽임을 자부한다. 산과 밭 사이로 난 정겨운 좁은 길이 안내하는 공기 좋고, 인심 좋은 비산클럽을 찾았다.

타협하지 않는 꼼꼼함으로 지켜온 36년
경기도 안양시 비산동 비봉산 자락에 위치한 비산클럽은 안양시 최초의 클럽으로 1980년 창립됐다. 현재는 바람막이한 두 개 동과 노천에 한개 코트까지 총 6개 코트에서 200여 명이 운동한다.
부모 따라 오는 고등학생부터 최고령 87세까지 정말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져 한 가족처럼 지내는 비산클럽. 야외클럽 특유의 여유로움과 정겨움이 지나는 등산객의 눈길까지 사로잡는다.
안양시 최초의 클럽답게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했으며, 야외 클럽임에도 지금도 회원 규모로는 두 번째를 유지할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바람막이로 사방을 가렸지만 지붕을 덮지 못 해 비가 오면 운동을 못해 타 클럽으로 원정을 가야 하고, 때 되면 보수해야 해 일손이 많이 가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회원들이 색다른 추억으로 간직하며 오히려 이 일로 더 정을 쌓는 정 많은 사람이 모인 비산클럽.  
15대 권순보 회장이 경기도 연합회장을 역임했고, 지금도 회원들이 안양시와 경기도 협회의 임원으로 활약하며 역사와 전통에 어울리는 대외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비산클럽 회장을 선출할 때 꼼꼼한 검증을 거친다. 기준을 통과해야 하며, 원로 회의에서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할 수 없다. 이런 꼼꼼함이 36년의 역사를 이어온 비결이다. 역사와 전통을 지키며 내일로의 도약을 꿈꾸는 비산클럽 화이팅!

김정수 회장

경기도 연합회 운영위원장인 김정수 회장은 2007년에 배드민턴을 시작해 올해로 꼭 10년째다. 평소에 배드민턴에 관심이 있었는데 등산하다 우연히 보고 시작하게 됐다.
“다이내믹하고 아기자기해서 너무 재미있어요. 그러니 꼭 마약처럼 끊을 수가 없어요. 처음에 시작하고 3년 동안은 매일 5시, 6시면 올라왔어요. 맨날 여기만 다니니까 아내가 싫어했는데 고혈압도 좋아졌고, 고지혈증도 고쳐지고 하니 이제는 응원군이 됐죠.”
김정수 회장은 배드민턴을 만나 건강이 확실해진 것은 물론이고 활력소가 됐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배드민턴하면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도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 커졌다.
좋은 클럽 분위기 때문에 실내 클럽으로 가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비산클럽을 실내처럼 만들고 싶다는 김정수 회장, 비가 오면 운동을 못해 다른 클럽으로 원정을 가고 하는데 회원들이 좋은 환경에서 편하게 운동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것.
클럽 가입 6개월 만에 재무를 하며 회사 일을 제쳐놓고 중간 코트를 만들 정도로 애착이 많은 김정수 회장은 “역사를 긍지 삼아 같이 계속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야외다보니 불편한 점도 있지만 내 집처럼 아끼면서 오래오래 함께합시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박범식 고문

박범식 고문은 88년부터 배드민턴을 시작해 7, 9대 회장을 역임했다. 전국 A급이 된 지는 15년 전으로 50대, 60대, 70대 경기도 대표로 대축전에 참가해 모두 우승을 일궈냈다.
“축구하다 다리 다쳐서 산에 올라와 철봉을 했는데 보니까 네트가 있더라고요. 한 3년 하면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갈수록 재미있어요. 그러니 반 미쳤었죠.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고 참 좋은 운동이에요.”
박범식 고문은 공기 좋은 산속에서 이런 운동을 할 수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며 흙과 같이 놀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설명했다. 친구들이 전에는 운동만 하냐고 투덜대더니 이제야 느껴서 뒤늦게 운동을 시작하고 산에 오르고 하더라며 건강을 위한 거고, 젊음을 지키는 거니 젊어서부터 시작하라고 당부했다.
“관두는 사람 보면 다 사람 때문이에요. 미운 사람도 나를 본다 생각하면 미소 짓게 돼요. 사람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방법을 터득해서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신영철 고문

배드민턴 구력 20년이 넘은 신영철 고문은 14대 회장을 역임했는데 지금도 회원들 발이 되어주고, 먹을 거 챙겨주는 형님이자 오빠다.
“전에는 테니스 했는데 50세 넘으면 하는 사람이 없어요. 배드민턴이 좋다 그래서 아내랑 공터에서 난타를 쳤는데 젊은 처자가 오더니 좋은 배드민턴장이 있다며 타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이 클럽에 내려놓고 사라졌어요.”
천사의 도움으로 비산클럽 회원이 된 신영철 고문은 건강과 모든 걸 지켜주는 곳이란 생각으로 모든 마음을 비산클럽에 쏟았다. 그러니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이 됐다. 20년 넘게 잔병치레 한 번 없었던 것도, 78살이지만 늙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없는 것도 비산클럽과 함께였기 때문이다.
안양시 약사회 4대 회장도 역임했고, 동안양 로터리클럽 창립멤버, 청년회의소 멤버로 활동하며 꾸준히 봉사활동을 한 신영철 고문은 인본주의를 강조했다.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돈은 잃어도 다시 회복할 수 있지만, 인성을 잃으면 회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클럽이 대가족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참 좋아요. 배드민턴 못하더라도 다리 힘이 있는 한은 여기 와서 놀다 갈 거예요. 서로 사랑하는 마음 잃지 않고 아끼며 건강하게 살자고요.”

배경만 직전 회장

2대 경기도 배드민턴연합회 전무이사를 역임한 배경만 직전 회장은 15년 전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
“20년 넘게 축구를 했는데 겨울에 눈이 많이 와 못하니까 아내가 자기 운동하는 거 구경 왔어요. 추운데 벤치에 앉아 있으니 안 돼 보였는지 어머니들이 같이 운동하라고 하는데, 그분들 다칠까 봐 안 하려다 했다가 0-15로 졌어요. 바로 장비 사서 하루에 두세 번씩 올라왔어요.”
아내와 아줌마들 덕에 마약 같은 배드민턴에 빠져든 배경만 직전 회장. 여러 운동을 해 봤는데 세상에 배드민턴만큼 재미있는 운동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배경만 직전 회장은 아내랑 같이하니 가정도 화목해졌고, 온 가족이 할 수 있는 운동이라 아이들도 가끔 데리고 온다. 그래서 부부가 함께 혼복 파트너로 대회에 나가 급수마다 메달을 땄다.
“저희 클럽은 10년은 기본이에요. 그래서 엄마, 아빠, 형 누나, 오빠 이런 호칭이 가능해요. 이런 분위기 너무 좋으니 앞으로도 계속 될 거라 믿고, 시에서 조금만 도와줘서 보수를 해서 더 쾌적한 공간에서 운동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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