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과 사랑을 주니 20년 만에 존재감을 알린 배영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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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20년 만에 첫 전국대회 입상이라는 쾌거를 이룬 배영초등학교. 관심 밖의 배드민턴부에 사랑과 열정을 쏟으며 돌보니 무럭무럭 자라는 것으로 보답했다. 22명이라는 전국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갖춘 경기도 의정부시 배영초등학교를 찾았다.

20년 만에 전국대회 첫 입상
배영초등학교는 1996년 배드민턴부를 창단해 20여 년 가까이 운영해 왔다. 그동안 전국대회에서 입상이 단 한 번도 없다 보니 존재감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 가을철종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전국대회 3위에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내년을 이끌어갈 5학년이 주축이 돼 일궈낸 성과여서 더 값진 입상이다.
배영초등학교가 이렇게 20년 만에 전국대회에서 입상하기까지는 학교와 코치 그리고 학부모의 노력이 있었다.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니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달라졌다.
배영초등학교는 그동안 학생 수가 줄면서 학교의 지원금도 줄어 전국대회 출전도 쉽지 않았다. 기껏해야 1년에 두 번 정도 출전하는 게 다였다. 성적도 저조한 데다 학교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이라 배드민턴부가 겨우 유지되는 정도였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전지훈련을 간다고 하면 상대 학교에서 오지 말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는 위상이 달라져 8개 학교에서 배영초등학교를 찾았다. 3년 전에 전지훈련 오지 말라고 한 학교에서도 다녀갈 정도로 배영초등학교의 위상이 달라졌다. 
배영초등학교는 2013년 황동윤 감독이 부임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점점 줄어드는 학교 예산에 기대기보다 수익자 부담으로 돌려 학교의 지원금은 소년체전 비용으로 300만 원만 받고 나머지는 부모들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모든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학교도 예산은 어쩌지 못하지만 행정적인 지원은 최대한 협조했다. 특색사업으로 배드민턴 인증제를 해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배드민턴을 지도하며 여기에서 우수한 선수를 발굴했던 것이다. 그래서 현재 배영초등학교 배드민턴부에는 여학생 1명을 포함해 22명의 선수가 있다. 워낙 수가 많다 보니 1, 2학년은 클럽 개념으로 선발해 훈련 중이다. 두 명의 전임코치와 방과 후 지도자까지 세 명이 배드민턴을 가르치고 있을 정도로 현재 배영초등학교는 배드민턴 붐이 일고 있다. 배영초등학교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입상했지만 2017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지속적인 관심으로 첫 입상을 일군 황동윤 감독 

황동윤 감독은 2013년부터 배드민턴부 감독을 맡았다. 그리고 4년 만에 전국대회 첫 입상이라는 쾌거를 이뤘으니 감개무량할 만하다. 예산은 들어가는데 성적은 안 나오니 팀을 해체하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킨 황동윤 감독은 매해 업무가 바뀌는데 감독이나 코치를 믿고 맡겨줘서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하게 되니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학교 시스템 갖춰지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임원진이 한 곳을 보고 계속 오랫동안 가니까 실적이 나오는 것 같아요. 사실 그동안 우리 배드민턴부는 학교 체육 여섯 개 부분의 일원에 불과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선수 수급도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연구해 보니 전남 쪽에 배드민턴 인증제 하는 학교가 있어 가서 자료를 받아 우리도 특색사업으로 배드민턴을 하게 됐습니다.”
황동윤 감독이 발로 뛰어 도입한 배드민턴 인증제를 실시하면서 배영초등학교에 배드민턴 붐이 일었다. 지속적으로 감독을 맡다 보니 뭐가 부족하고, 문제인지를 알게 돼 이를 개선할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아울러 감독이 연륜이 있다 보니 행정적으로 유도리 있게 처리할 수 있더라는 것. 수익자 부담으로 돌려 아이들이 대회에 마음껏 나갈 수 있게 된 것도, 주·야간 특기 적성비를 통해 보조 코치를 활용하게 된 것도 다 황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5년 계획으로 시작한 황 감독은 목표를 정한 팀을 이겼을 때 재미를 느껴 더 열성적으로 하게 됐다. 현재 황 감독이 계획한 것의 90%까지는 이뤄졌다. 코치진의 인건비만 고정적으로 안정되면 다른 선생한테 넘겨줘도 괜찮을 것 같단다.
“두 코치님이 서로 성격이 달라 엄마, 아빠 역할을 하며 아이들을 잘 이끌어 줬어요. 이분들에 대한 처우가 좀 더 안정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이들은 지금 힘들더라도 인내하고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엄마처럼 세심한 동요한 코치 

동요한 코치는 2014년 8월경에 배영초등학교 코치로 부임했다. 전주생명과학고등학교를 거쳐 동의대학교를 나와 서울에서 동호인 레슨을 하던 중 학창 시절에 친했던 최상원 코치의 제의를 받고 의정부까지 왔다.
“선수 생활의 시작이기도 하고, 아이들 가르치는 것부터 배우고 싶었고, 또 아이들을 좋아해요. 동호인 가르치는 것하고는 많이 달라요. 동호인은 취미로 즐기려 하는 거지만 아이들은 국가대표나 올림픽 등 목표가 있으니까 똑같이 가르쳐도 받아들이는 게 달라요.”
동요한 코치는 엄마처럼 자상한 편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하고 대화도 많이 하며 자유롭게 소통하며 지도한다. 그래서 성적에 대한 욕심보다는 아이들 실력에만 관심을 뒀다. 그런데 아이들 실력이 늘고 성적도 나면서 우승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 그동안 학교나 황동윤 감독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줬기에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동요한 코치는 겨울방학 때면 아이들과 새벽 훈련을 한다. 학기 중에 부족한 운동을 보충해주고 또 뜨거운 여름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마인드가 중요해요. 아직 어려서 한번 마인드가 약해지면 운동에 거부감이 생기거든요. 그러면 부모에게 의지하게 되는데 그게 가장 힘들었어요. 운동에 임하는 마인드가 중요해요. 운동에 재미를 느끼게 해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빠처럼 속 깊은 최상원 코치

최상원 코치는 3년 전부터 배영초등학교 배드민턴부를 맡고 있다. 인하대학교를 거쳐 고양시청 선수로 활약하다 배영초등학교에서 첫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지도자를 해보고 싶었어요. 마침 호원고등학교 코치가 같이 해보자고 해서 연고가 없는데도 오게 됐어요. 현재는 공익 요원으로 근무하느라 저녁때만 애들을 봐주고 있는데 동요한 코치랑 서로 성향이 다르다 보니 제가 못하는 걸 해주고 그래서 보완이 돼 좋아요.”
최상원 코치가 처음 부임했을 때는 선수가 여섯 명이었다. 실력과 자존감이 떨어져 있던 아이들을 보니 열심히 해보자는 의욕이 생겼다. 황동윤 감독이 열성적으로 지원하고, 뒤늦게 동 코치가 합류하면서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다 보니 부모들도 의욕적으로 도와주고 그러면서 분위기가 좋아졌다.
최상원 코치는 누구든 가르치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초등학생이라는 말에 처음에는 망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백지상태의 아이들이라 오히려 배우는 것이 빨라 좋고, 또 처음 라켓 잡고 배우는 거라는 생각에 더 잘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생겼다. 마치 스펀지처럼 쑥쑥 빨아들이며 성장하는 모습에 요즘에는 아이들 가르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제가 배울 때는 강압적이어서 무조건 따라 했는데 지금은 혼내기보다는 애들한테 맞춰 가야 해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이해하고 운동하는 게 중요해요. 운동을 왜 하는지, 훈련을 왜 하는지 아이들이 먼저 알면 힘들어도 참고 따라올 수 있거든요. 지금은 많이 힘들어도 나중에 감사함을 받는 그런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신호권 교장

제가 지난 9월 1일에 부임했는데 10월에 전국대회 첫 입상을 했으니 아이들이 큰 선물을 안겨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부임하자마자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을 받았으니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줘야 하지 않겠어요?
우리 학교는 1969년에 개교해 현재는 22학급에 550여 명의 학생이 있습니다. 의정부 시내에서 낙후한 지역이라 자꾸 학생이 줄고 있어요. 도심 속의 시골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학생들이 순박하고 인사도 잘해 정감이 있습니다.
운동은 단 기간에 효과를 나타내기 쉽지 않아요. 그동안 감독과 코치 선생이 열심히 해준 결과라 생각합니다. 보통 학교마다 특색사업을 하는데 저희는 배드민턴 인증제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2천만 원을 배당해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스포츠 활동을 지원해 괜찮은 선수를 발굴해 배드민턴부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관심과 지원 덕에 아이들이 성장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강인한 정신력과 하고자 하는 의욕을 강조해요. 운동도 그렇고 공부도 그렇고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고 의욕이 있어야 돼요. 제가 부임하면서 좋은 성적을 냈으니 앞으로도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그리고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응원하겠습니다.

김동현 5학년

이종인 5학년

윤정현 5학년

조현빈 5학년

김승빈 4학년

최강유 4학년

박선준 4학년

나성수 4학년

이정우 4학년

강민승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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