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종별 우승으로 2016년 산뜻하게 출발한 매원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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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판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2016 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제의 중심에 선 매원고등학교. 2학년이 주축이 돼 일궈낸 성적이라 누구도 예상 못 했기 때문이다. 34팀이 출전한 봄철종별에서 형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주역들을 만났다.

2학년 주축으로 일궈낸 우승

첫 단식을 따내고, 두 번째 단식에 이어 세 번째 복식까지 내주며 위기에 몰렸지만, 네 번째 복식을 따내며 동률을 이루더니 마지막 다섯 번째 단식에서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김영민이 2-0으로 승리하며 2016년 첫 대회인 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에서 고등부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매원고등학교.
매원고는 2013년에 팀이 창단됐는데 이듬해인 2014년 전국가을철중고배드민턴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을 차지하며 일약 고등부 강자로 등극했다. 작년에도 단체전에서 2위, 3위에 올랐고, 개인전에서도 입상권에 들며 반짝 성적이 아님을 입증했다. 그런데 2013년 팀 창단의 주축이었던 이준수, 최혁균 등이 졸업하며 3학년이 홍수호 한 명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2016년은 4강에 진입하는 걸 목표로 훈련했다. 2학년이 주축이지만 강민혁, 김원호, 김영민 등이 2014년에 원일중학교를 단체전 5관왕에 올려놓았기에 4강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던 것. 그러니 2016년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거라고는 예상도 못 했고,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덜컥 우승을 차지했으니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3학년이 주축에 2학년이 하나가 아니라, 2학년이 주축에 3학년이 한 명 뿐인데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김병완 코치는 주축이 2학년이다 보니 오더 싸움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냥 아이들을 믿고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며 공을 아이들에게 돌렸다.
“동계훈련을 열심히 해서 올해 전력으로는 잘하면 4강에 들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애들이 중학교 때는 쟁쟁한 멤버였지만, 고등학교는 다르니까 우승은 감히 생각도 안 했어요. 애들이 아픈 상황에서도 참고 훈련을 열심히 했고, 원호는 무릎이 아파 단식 연습을 안 했는데 책임감으로 뛰어주는 등 애들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함께 훈련하는 삼성전기 배드민턴팀도 많은 도움이 됐다. 실업 선수들과의 게임을 통해 한수 위의 기량을 보고, 느끼고, 체험하며 알게 모르게 몸에 축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기는 매년 1천만 원씩 후원하는 등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우승은 아이들과 학교의 노력 그리고 지역사회의 후원이 빚어낸 결과다. 

관심과 열정으로 크는 나무들
매원고등학교의 문종철 교장은 취임하던 해에 배드민턴부를 창설해서인지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 대회 때면 체육관을 찾아가 경기 중인 선수들을 응원하기도 한다. 지난 봄철종별 때에는 아쉽게도 결승에 못 가고 준결승 때 체육관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진선용 감독도 누구 못지않은 열정으로 배드민턴부를 지원하고 있다. 진선용 감독은 다른 학교처럼 그냥 체육 담당 교사가 아니라 한국체육대학교 배드민턴 선수로 활약한 전문체육 선수 출신이다. 하안중학교에서 4년, 원일중학교에서 2년 동안 감독을 하고 작년에 매원고등학교에 부임해 왔다. 교직 생활 15년 중 절반을 배드민턴부를 맡고 있다.

진선용 감독

진선용 감독은 선수 출신이지만 지도는 김병완 코치에게 일임하고 있다. 둘이서 지도하다 보면 불편한 것도 있고, 아이들이 혼란을 겪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은 김병완 코치에게 맡기고 진 감독은 정신적인 서포터로 뒷바라지하고 있다. 진 감독이 배드민턴 선수였기에 관심과 열정이 대단하지만 자기가 해야 할 부분에 대해 확실히 선을 그었다.
“올해 첫 대회를 우승해서 너무 기쁘죠. 교장 선생님 이하 교직원들이 지원해주시고, 부모님들이 많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물론 아이들하고 코치 선생님은 말할 것도 없죠. 첫 대회를 우승해 걱정이 더 많습니다. 우승했으니 타도의 대상이기 때문에 더 준비를 잘해 여름철종별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진선용 감독은 다른 팀의 경계가 더 심해질 것을 걱정하면서도 아이들을 믿는다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 나중에 선수생활 하면서도 필요하니 운동 열심히 하는 틈틈이 영어 공부만큼은 꼭 해달라고 당부했다.

편하면서도 엄한 형, 김병완 코치

김병완 코치는 매원고등학교와 함께 성장한 지도자다. 원광대학교를 졸업하고 당진시청에서 4년 동안 선수생활을 하다 바로 매원고등학교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등학교 코치 중에도 어린 편에 속한다. 
“사실 제 자신도 선수생활을 하다 바로 지도자가 돼서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주로 복식 선수로 활약해서 단식은 기본적인 것만 알고 섬세한 부분은 잘 몰라서 어려움도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노하우가 쌓이고, 애들 장단점 파악하고 그러면서 저도 성장한 거 같아요. 애들이 스스로 하려고 하고 잘 따라줘서 고마워요.”
김병완 코치는 운도 따랐다. 2013년 5월에 팀을 창단했는데 8월에 이준수가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우승을 맛봤다. 이듬해 가을철대회에서는 단체전 첫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병완 코치도 당진시청 선수 시절 2011년과 2012년에 여름철종별에서 남자복식 1위, 전국체전에서 남자복식 2위에 오르는 등 뛰어난 실력을 발휘해 온 만큼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선수들에게 전수하며 생각보다 빨리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창단 첫해부터 좋은 성적이 나오니 해마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따랐다. 그런 상황에서 3학년이 한 명 뿐인 올해는 솔직히 좀 막막했다. 그래도 4강을 목표로 삼았다. 2학년들이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우승해 화제가 됐던 만큼 4강은 노려볼 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승을 차지했으니 김병완 코치로서는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우승하고 나니 애들이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최고까지 올라왔으니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죠. 다시 우승하면 영광이고 좋지만, 항상 내려갈 각오는 하고 있어야죠. 애들한테는 다 잊고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라고 그래요. 애들이 아직 2학년이라 다음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직 성장하는 과정이고, 아직 선수생활 반도 안 왔으니 여기에 만족해서도 안 되고, 크게 실망할 필요도 없다고 봐요.”
김병완 코치는 운동할 때는 엄하다고 털어놨다. 대신 운동 끝나면 편하게 해주면서 안됐던 것들에 대해 함께 얘기하며 고민을 풀어간다. 애들 성격이 달라서 서로 문자를 주고받으며 형처럼 대화를 이끌어 나가기도 한다. 김 코치가 선수생활을 한 지 얼마 안 된 게 애들 입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한마디로 무서우면서도 즐겁게 운동하는 형처럼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문종철 교장

삼성디지털시티를 중심으로 주변에 9개 고등학교가 있습니다. 2008년 저희 매원고등학교가 가장 늦게 신설돼 규모도 조금 작은 편입니다. 수원에 태장초등학교, 원일중학교에 배드민턴부가 있는데 고등부가 없어 좋은 선수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배드민턴부가 필요하다고 지역사회나 중학교에서 건의하더라고요. 우리 학교가 삼성전기 선수들이 운동하는 실내체육관 바로 옆에 있어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고 추천해서 2013년에 제가 부임하고 팀을 창단하게 됐습니다.
창단 첫해에 경기도 대표로 전국체전에 나가 4위를 하고 이듬해 단체전 우승을 하며 빠르게 자리 잡았습니다. 올해는 3학년이 한 명 밖에 없어서 좀 어렵지 않겠나 생각하고 중간 성적은 내겠지 생각했는데, 첫 대회부터 우승해서 너무 기쁩니다. 준결에는 제가 가서 응원도 했는데 결승에는 못 갔습니다. 현장에서 애들을 마음껏 칭찬해줬어야 하는데 아쉬웠습니다.
배드민턴부가 우승도 하고 좋은 성적을 내니까 아이들이 나도 하면 되겠구나 하고 학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른 학생들에게도 파급효과가 크다고 봅니다. 9개 학교 중 가장 늦게 신설돼 학부모님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배드민턴부가 학교 위상을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연습은 실전처럼 하고, 실전에 가서는 얼지 말고 연습처럼 하라고 얘기하는데, 공부든 운동이든 그런 마음으로 임해주면 좋겠습니다. 훈련에서의 땀 한 방울이 실전에서의 피 한 방울보다 소중한 것이니 자기 관리 철저히 하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면 좋겠습니다. 운동선수라 운동이 제일 중요하지만 배려하고 도와주는 봉사 정신 등 인성적으로도 성숙한 선수가 되면 좋겠습니다.

홍수호 3학년

강민혁 2학년

김원호 2학년

김영민 2학년

이종호 2학년

박성우 1학년

이한결 1학년

김바다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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