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회의 분위기를 바꿔놓은 대성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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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클럽은 학교체육관을 이용하는데 코트가 11개나 된다. 학교에서 등을 LED로 바꿔줄 정도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매일 밤 운동하고 있다. 이제 6년 차라 아직 실력은 A급이 안 되지만 분위기만큼은 대전에서 가장 강력한 A급이라 자부하는 대성클럽을 찾았다.

실력보다는 분위기가 최강 A급
대성클럽은 올해로 6년째를 맞는다. 당시 제2대 대전광역시 배드민턴연합회장을 역임했던 안중권 교장이 학교체육관을 개방하면서 대성클럽이 창립됐다. 코치와 함께 학부모들에게 배드민턴을 알리면서 대성클럽의 출발을 알렸다. 그렇게 창립된 대성클럽은 대전광역시 중구 대성고등학교 체육관의 11개 코트에서 85명의 회원이 운동하고 있다. 코트가 많다 보니 회원들이 많이 나와도 특별히 오래 대기할 필요 없이 바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당연히 체육관이 큰 만큼 회원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게 대성클럽의 바람이다.
여느 클럽과 마찬가지로 40대가 주축을 이루지만 초보자가 많다 보니 아직 실력은 내세울 정도가 아니다. 대부분 C, D급인데 A급에 승급한 회원이 아무도 없다는 게 아쉽다.
“처음 라켓을 잡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실력보다는 끈끈한 정이 있어요. 그래서 급수를 올리기보다는 같이 어울려서 재미있게 노는 분위기에요.”
정금표 회장은 실력은 안 되지만 분위기만은 대전 최고라고 자부했다. 클럽 분위기가 좋다 보니 큰 행사를 하면 참여도가 높다. 80여 명의 회원 중 70여 명이 참여할 정도다. 대회에 나가면 여성 회원들이 음식준비를 해와 다른 클럽에서 놀러 올 정도다. 따라하느라 다른 클럽 여성회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 덕에 대전시 대회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대성클럽은 코트가 많아 실력이 잘 안 느는 것도 있다. 코트가 여유 있다 보니 "빡세게 치기보다는 설렁설렁 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정금표 회장의 설명이다. 이제 분위기는 최상인 만큼 앞으로는 실력 향상에도 신경 써 실력과 화합을 겸비한 명문클럽으로 발돋움하려는 대성클럽의 앞날이 기대된다.

정금표 회장

클럽 창립과 함께 본격적으로 배드민턴을 시작했다는 정금표 회장. 전에도 배드민턴을 했는데 레슨받다 어깨가 아프면 그만두기도했다. 그러다 집 근처에 클럽이 생기면서 마음을 다잡고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어깨가 아파도 그걸 극복하며 하다 보니 클럽 회장까지 맡게 됐다.
“조기 축구도 15년 정도 했는데 배드민턴이 너무 재미있어서 전향했어요. 이게 집중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확 풀리고, 땀도 많이 나고 좋아요. 내 건강을 위해서 하는 건데 특히 동네 사람들하고 같이 하니까 좋아요.”
정금표 회장은 클럽을 변화시키기보다는 그동안 유지돼 온 분위기를 잘 다독여 다음 집행부에 넘겨주는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그만큼 클럽 분위기가 좋다는 얘기다.
“제가 특별히 뭘 하고 싶어서 회장을 한 게 아니고 제 앞과 뒤를 연결해주는 안정적인 고리 역할을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정금표 회장은 클럽이 5년을 지난 만큼 앞으로 오래 지속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창립 초기에 어느 클럽이나 그렇듯 총무에게 쏠렸던 업무를 다른 임원들에게 골고루 분산시켜 참여도를 높였다. 전통 있는 클럽으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아직 대회에 나가 우승을 못 해봤다는 정금표 회장. 그동안 클럽 분위기에 맞춰 성적에 연연하기보다 대회장에서 즐기는 쪽에 더 치중했기 때문이다.
“저희 클럽이 대전시나 중구에서 아직은 실력이 미약합니다. 이제는 실력이 향상돼서 우리 클럽에서도 A급도 나오고 그러면 좋겠어요. 제 임기 동안 이뤄냈으면 하는 큰 목표입니다. 물론 클럽 분위기는 지금도 A급이니 이대로 유지되면 좋겠고, 다들 체육관 자주 나와서 안 다치고 즐겁게 놀다 가시면 좋겠습니다.”

이보권 총무

5년째 배드민턴 라켓을 잡은 이보권 총무. 클럽 창단 멤버인 아내 따라 시작했다.
“아내가 클럽이 생기기 전에 학부모들 운동하라고 개방할 때 시작했어요. 클럽 생기고 아내한테 끌려왔는데 콧방귀를 뀌고 왔다가 된통 당하고 시작했죠. 어 이거 아닌데, 어라 하다 무참히 깨졌거든요.”
이보권 총무는 규칙적인 걸 좋아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모르게 반칙하고 그런 운동을 꺼렸는데 배드민턴은 룰을 안 지키면 진행이 안 되니 너무 좋다고. 승부욕도 발동하면서 동적이라 땀도 많이 흘리고, 룰을 칼같이 지켜야 하는 운동이라는 것.
그렇게 운동하다 보니 체력이 좋아졌다는 이보권 총무. 전에는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운동해야지 그랬는데 이제는 자신 있게 하루에 얼마씩 운동한다고 문진표를 작성할 때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단다. 배드민턴으로 나이가 들어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보권 총무는 운동하며 부상에 조심하자고 당부했다. 60대가 돼도 자녀들과 함께 와서 운동하려면 안 다치는 게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만 분위기 좋게 유지해주면 좋겠어요. 집행부의 결정이 마음에 안 들더라도 관심 가져주고,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호응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순자 재무

어머니 배구를 하다 남편하고 같이 운동하고 싶어 5년 전에 체육관을 찾았다는 김순자 재무. 그동안 대화가 줄었는데 부부가 함께 하니 운동 얘기를 시작으로 다시 대화거리가 많아졌다며 활짝 웃는다.
“이게 생각보다 실력이 안 늘어요. 입문하기 전에는 쉽게 생각했는데 막상 하고 보니 어렵네요. 하면 할수록 어려우니까 도전심리도 생기고, 그러다 보니 욕구가 샘솟고, 경쟁 심리도 생기고, 머리도 좋아야 하고 이게 보통 운동이 아니에요.”
김순자 재무는 무료하고 지루해진 일상이었는데 배드민턴으로 활력이 생겨 운동하는 시간이 기다려진단다. 같이 운동하고 술도 한 잔씩 하면서 클럽 회원들과 친분이 돈독해질 뿐만 아니라 건강해지는 것도 좋지만 잠시 소원해져 가던 부부간에 친밀감이 생기는 게 최고라는 김순자 재무.
“대회 나갈 때 파트너 때문에 속상한 일도 있지만 그래도 초심 대회에 나가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2년째 들어서자마자 우승했는데 그게 마지막 우승이 될지 몰랐어요. 앞으로 잘해서 A급까지 가봐야죠.”
김순자 재무는 피곤하지만 재미있으니까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찾을 수 있는 클럽이 되도록 같이 노력하자며 체육관에서 자주 보자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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