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통과 자존심을 지키는 광양클럽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4년 전 광양에서 처음으로 클럽으로 창립돼 지금까지 맏형으로의 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는 광양클럽. 20여 년의 세월 동안 숱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모두 이겨내고 광양시 배드민턴의 기둥으로 여전히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광양클럽을 찾았다.

시련을 이기고 지켜온 전통
광양클럽은 1992년 20여 명이 모여 실내체육관에서 새벽반으로 출발했다. 신도시로 빠져나가는 인구도 있고, 새벽반이다 보니 회원 모집에 한계가 있어 오전반인 백운클럽과 합병해 야간으로 시간대를 옮기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실내체육관은 다른 행사가 있으면 이용할 수 없다 보니 매일 운동하는 배드민턴 특성상 여건이 좋지 않아 점차 회원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14대 박길호 회장인 마침 옆에 장애인이 운동할 수 있는 국민체육센터가 건립된다는 소리에 담당 행정부서와 장애인협회장 등 체육시설 관계자들을 설득해 2012년 국민체육센터로 자리를 옮겨와 오늘에 이르렀다.
광양시 첫 클럽인 만큼 이곳에서 실력을 쌓은 회원들이 다른 클럽을 창립해 나가는 등 광양시 배드민턴의 모태이다. 양형호, 허남지, 서동섭 고문이 광양시 연합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한때는 광양시 배드민턴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신도시 쪽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회원들은 광양시 최초의 클럽이라는 전통에 자부심이 있다.
현재 광양클럽은 국민체육센터 6개 코트에서 65명의 회원이 매일 건강한 구슬땀을 흘리며 즐겁게 운동하고 있다. 역시 40대가 주축으로 60%를 차지하고 30대와 50대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여성 회원이 30%로 약간 적은 게 아쉽다. 여성 회원은 대부분 부부 회원으로 클럽 분위기를 좋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광양시 최초의 클럽이고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보니 전통 있는 명문클럽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실력은 신도시권에 밀리는 추세다. 그래도 작년 시장기에서는 2위를 차지하며 광양클럽의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광양에서 처음 시작한 고문들이 아직 클럽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 김희태 연합회장이 광양의 클럽을 소개한다는 소식에 고문들이 제일 먼저 떠올라 광양클럽을 선택했을 정도다. 오랜 전통을 지니고도 타 클럽과 어깨를 나란히 견주며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광양클럽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최조현 회장

 

30대 중반에 운동을 시작해 10년째 배드민턴 라켓을 잡고 있다는 최조현 회장은 작년에 16대 회장에 취임했다.
“운동해야겠다고 하니까 직장 동료들이 실내체육관에서 배드민턴 한다고 가보라고 그래요. 보기만 해도 재미있겠다는 느낌이 바로 와서 시작하게 됐어요. 스피드한 게 저랑 잘 맞더라고요.” 
최조현 회장은 치면 칠수록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재미가 있고, 상대를 속이는 트릭이 묘한 재미를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상대를 속여도 재미있고, 자신이 속아도 재미있다는 것.
경찰인 최조현 회장은 사무실에서 내근하며 종일 컴퓨터 앞에서 작업하느라 어깨, 머리 등이 아픈데 배드민턴하면 그게 다 풀어지고, 쌓인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주니 건강을 지켜주는 주치의라고 설명했다. 점점 올라가던 혈압도 안정되고 몸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처음 입문하고는 제일 먼저 나와 가장 나중에 들어갈 정도로 열정이 많았다는 최조현 회장은 좀 더 회원이 늘었으면 좋겠고, 젊은 친구들이 열정을 갖고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가정에 신경 쓰느라 못 나오는 때도 있고 그런데 건강을 챙기는 것이니 빠지지 않고 나오면 좋겠어요. 지금도 서로 도와가며 잘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꾸준히 보여서 역시 전통의 광양클럽이라는 명성이 오래오래 유지되면 좋겠습니다.”

허남진 고문

 

허남진 고문은 클럽 창립 멤버이니 24년 전에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 2000년에 클럽 회장을 역임했고, 제6대 광양시 연합회장도 했다.
“전에는 축구를 했어요. 축구를 안 할 때는 운동장을 돌았는데 겨울인데 깜깜한 새벽에 실내체육관에 불이 켜져 있어요. 가 봤더니 배드민턴을 하더라고요. 막상 해보니 운동량도 많고 좋아요. 그래서 빠져들어 아내도 끌어들이고, 주위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20명 정도 맞춰서 클럽을 창단하게 됐죠.”
체육관 불빛에 현혹되어 배드민턴을 시작했다는 허남진 고문은 사업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한 게임하며 땀을 빼면 모든 게 홀가분해진다고 설명했다. 처음 시작할 때 6개월 만에 10kg이 감량된 후 지금까지 꾸준히 체중관리가 가능한 것도 배드민턴 때문이다.  
배드민턴 덕에 많은 사람을 알고 사귀게 됐다는 허남진 고문은 그래서 어디를 가나 행동이 조심스럽고 바르게 되더라며 공인 아닌 공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예의와 매너를 지켜야 하는 운동인데 일상생활까지 그 영향을 미치더라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렇게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있겠어요? 지금처럼 분위기 좋게 운동하며 웃고 즐기면 좋겠습니다.”

이종신 상임부회장

 

12년 전 광양클럽을 통해 배드민턴의 진정한 매력을 느꼈다는 이종신 상임부회장. 아내랑 함께할 운동을 찾다 배드민턴을 알게 됐다.
“저는 볼링도 했고, 탁구도 했는데 집사람이 별로 안 좋아해서 함께 할 운동을 찾았어요. 약수터 배드민턴 하듯이 아파트 뒤에서 먼저 하게 됐어요. 그러다 클럽이 있다는 걸 알고 정식으로 가입하게 됐죠. 아내는 5년 뒤에 합류해서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종신 상임부회장은 짧은 시간에 운동량이 많다 보니 매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또 스트레스 없는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걸 배드민턴의 매력으로 꼽았다. 여기에 실력 위주의 게임보다는 재미가 있어 오랫동안 클럽 생활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종신 상임부회장은 최조현 회장에 이어 차기 회장을 맡을 예정으로 두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어왔다. 이 상임부회장은 최 회장보다 3개월 정도 늦게 입문해 초심 때는 함께 파트너로 대회도 나갔다. 최 회장이 먼저 클럽 총무를 하고 나서 이종신 상임부회장이 후임으로 2대에 걸쳐 총무를 했는데, 이번에는 최 회장에 이어 클럽을 책임지게 됐다. 이런 분위기가 바로 오늘까지 광양클럽이 유지돼 온 비결이다. 
아내가 라켓에 불 지른다고 할 정도로 열성적으로 빠져 살았던 이종신 상임부회장은 지방간이 심했는데 의사가 놀랄 정도로 건강이 회복된 걸 가장 큰 자랑으로 여겼다.
“화목했으면 좋겠고, 뭐를 하든 열정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어요. 가정도 화목하고, 클럽도 화목하면 뭘 해도 열정적으로 할 거라 생각하거든요. 화목이 최고입니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더페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