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이배드민턴칼럼] 방수현 27년 후 안세영 그리고 전영오픈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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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23 전영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삼성생명), 대한배드민턴협회

안세영(삼성생명)이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배드민턴대회인 전영오픈에서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1899년 이 대회가 처음 시작됐다고 하니 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데요. 스포츠 전 종목을 통틀어서도 뒤지지 않는 역사가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배드민턴 선수들은 이 전영오픈을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몇 년 전만 해도 전영오픈은 권위를 내세워 다른 대회보다 상금이 적었는데 최근에는 최고의 대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최고 수준의 상금을 내걸고 있습니다. 총상금이 125만 달러인데 이번에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은 8만 7500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억 원이 조금 넘더군요. 

어쨌든 1996년 방수현 선수가 전영오픈에서 금메달을 딸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는 아마 아무도 생각을 못 했을 겁니다. 1981년에 황선애 선수가 처음 전영오픈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5년 후인 1986년에 김연자 전 한국체육대학교 교수가 우승하고, 그로부터 10년 후에 방수현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거든요. 그 사이 1988년에 이영숙 선수가 그리고 1992년과 1993년 방수현이 결승에 올라 꾸준히 문을 두드렸으니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던 거죠.

27년이라는 세월 동안 우리나라는 1998년에 IMF 외환위기를 겪었고, 1996년 당시 13대 대통령이었는데 지금은 20대 대통령이니 대통령 선거를 일곱 번이나 치렀더군요. 전영오픈 여자단식 우승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죠? 아직 남자단식은 우승자에 이름을 올린 우리나라 선수가 없는 걸 보면 안세영 선수가 이번에 거둔 우승은 좀 호들갑을 떨며 좋아하고 축하할 만한 일이 아닌가 싶네요. 국제대회장마다 안세영 선수의 사인 받으려고 몰려드는 해외 팬들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 더 팬들의 응원이 더 거세지지 않을까 싶네요.

사진 2023 전영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복식 우승을 차지한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왼쪽) 조와 백하나(MG새마을금고)-이소희(인천국제공항)

여자단식에서 워낙 오랜만에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고 또 요즘 배드민턴의 대세인 안세영 선수가 금메달을 따내면서 온갖 스포트라이트가 안세영 선수에게 쏠리고 있는데요. 이번에 우리나라는 안세영 선수뿐만 아니라 세 종목에서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여자복식은 우리 선수들끼리 결승에서 맞붙어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조가 금메달을, 백하나(MG새마을금고)-이소희(인천국제공항) 조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혼합복식 서승재(국군체육부대)-채유정(인천국제공항) 조도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따냈죠.

전영오픈 전 주인 3월 7일 열린 독일오픈에서는 무려 네 종목 결승에 진출하는 등 최근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박주봉, 김문수, 정소영, 정명희, 황혜영 등이 활약하며 전영오픈을 3종목, 4종목씩 석권했던 그 황금 시기가 떠오르더군요. 우리 선수들끼리 경쟁해야 했던 그 시절 못지않게 최근 남자복식, 여자복식, 혼합복식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요즘에는 배드민턴 경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모쪼록 이 기운이 오래 이어져 다시 한번 대한민국에 배드민턴 붐이 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시 한번 선전한 우리 선수들 축하하고, 국민과 배드민턴 가족들에게 기쁨을 선물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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