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권·이득춘·김영수·김동문·황선호·손승모·이재진·박성우·이상희 등 배드민턴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기라성 같은 인물 배출 명문 대학! 제43회 전국 봄철 배드민턴 선수권대회 6연패, 역대 14차례 최다 우승 기록 보유!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각 대학 운동선수들 수강 신청한 수업 모두 청강(聽講)해야 하고 학점 2.0 이상 유지하여만 대회(시합 등) 출전 가능 등 현실에 맞지 않은 지침에 각 대학 스포츠 학과 감독, 코치 그리고 학생들 발 등에 불 떨어져!

원광대 배드민턴팀, 내년 목표 단체전이든 개인전 복식이든 모든 대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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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학교, 경남 국립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경희대학교, 군산대학교, 계명문화대학교, 동양대학교, 대구 가톨릭대학교, 목포과학대학교, 세한대학교, 백석대학교, 인하대학교, 동의대학교, 한국국제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부산경상대, 인천대학교, 원광대학교, 한림대학교, 중앙대학교, 조선이공대학교, 조선대학교, 한국체육대학교 등은 올해 대회를 마친 '2017 회장기 전국대학배드민턴연맹전', '2017 전국가을철대학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대학교들이다. 이 대학들은 현재 대한민국 배드민턴팀을 보유한 상아탑이기도 하다. 

각 대학의 배드민턴팀은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허리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탄탄한 재능과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 배드민턴의 오랜 전통을 이어가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대학도 있다. 창단했다가 잠시 멈추고 배드민턴팀을 재창단한 대학도 있다. 특히 계절마다 개최하는 각 대회가 열리면 우승 후보로 꼽는 대학이 있다.

그럼에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예상하지 못한 대학이 파란을 일으키면서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도 생긴다. 마치 '스포츠에는 절대 강자란 존재하지 않는다'란 말이 떠오를 정도다. 각 대학은 감독과 코치진들이 저마다의 특색과 장점 그리고 선수들의 기량을 한껏 끌어올리려고 전략과 전술을 매일 훈련한다. 스포츠는 매일 반복되는 훈련에 따라 기량 차이가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매년 회장기 전국대학배드민턴연맹전, 회장기 전국대학실업배드민턴연맹전, 전국가을철대학배드민턴선수권대회, 가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대·일),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초·대·일) 등이 개최하면 배드민턴 전문가들은 각 대학의 우승 후보를 거론한다. 이처럼 각 대학 중에 늘 항상 우승 후보에 거론되는 대학이 바로 전라북도 익산시에 위치한 '원광대학교'다. 배드민턴 선수로 더욱 성장시키고자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진학시키고 싶어 하는 대학 중에 0순위에 속할 정도로 원광대는 전통과 막강 실력을 자랑한다. 

배드민턴 국가대표와 대한민국 배드민턴 역사의 한 획을 담당한 원광대는 하태권·이득춘·김영수·김동문·황선호·손승모·이재진·박성우·이상희 등 배드민턴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기라성 같은 인물들을 배출한 명문 대학이다. 잠시 원광대의 배드민턴 업적을 살펴보면 2005년 제43회 전국 봄철 배드민턴 선수권대회에서 대학부 6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 기록은 43회 대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원광대는 역대 14차례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여 명실상부한 배드민턴 명문 학교로 자리매김한 계기가 됐다. 당시 최정 원광대 감독은 “원광대는 이제 전국 최고의 대학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도 담금질을 충실히 해 선수단 육성에 매진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원광대는 2006년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2006 국제 베트남 오픈 선수권대회에서 남자복식팀과 혼합복식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남자복식팀은 유연성·전준범 선수였으며 유연성 선수의 경우 혼합복식에서 이정미(KT&G) 선수와 조를 이뤄 우승을 거머쥐었다. 당시 국제 베트남 오픈 선수권대회에는 대한민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와 영국 등 총 16개국이 출전했으며 원광대와 KT&G가 각각 남녀 한국대표로 출전했다. 원광대는 지난 2006년 또 하나의 기록을 달성했다. '2006 전국 봄철 배드민턴리그전' 남대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원광대는 지난 2000년 대회부터 7년 연속 우승이란 기록을 남겼다. 

잠시 세월을 넘겨 2010년 전국체전 우승과 학교대항 우승을 했으며 지난 2012년 3월 원광대는 충남 당진에서 열린 봄철 종별 배드민턴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금메달은 2008년 이후 4년 만이다. 당해 6월 제55회 전국 여름철 배드민턴 선수권대회에서 원광대는 단체전과 남자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한다. 그리고 10월 제93회 전국 체육대회 배드민턴 남자 대학부 개인복식에 출전한 원광대 김기정·김대은 조가 전라북도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이듬해 원광대는 경북 김천에서 열린 '2013년 전국봄철배드민턴대회'에서 우승을 자치하면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이 당시 대회 직후 최정 감독은 짧은 인터뷰에서 "신입생들이 기대 이상의 실력으로 선전해줘 우승할 수 있었다. 특히 새롭게 영입한 김용현 코치의 지도로 선수들이 힘든 동계훈련을 잘 소화해 줘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8월에 열린 '제46회 전국학교대항 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원광대는 남자 대학부 우승을 차지했다. 6개 팀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원광대는 단체전에서 전경기 1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하여 배드민턴 최강자임을 확인시켰다. 그리고 당해 전라북도 체육회가 주최·주관한 전라북도 체육상에 원광대 김용현 배드민턴 코치가 지도상을 수상했다. 

2015년 5월 경북 안동에서 열린 제57회 전국 여름철 종별 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원광대는 남자 대학부 단체전 우승을 차지하고 하영웅 선수가 단식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 대회에서 차후 원광대에 진학한 서승재(군산동고) 선수가 남고부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박경훈 선수와 조를 이룬 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올해 2017년은 원광대의 배드민턴팀 저력을 또 한 번 발휘했다.

우선 지난 6월 전남 영암과 강진에서 열린 제60회 전국 여름철 종별 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원광대는 단체전과 개인전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단체전의 경우 세한대, 한림대, 인하대, 경희대 등을 모두 3-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거머쥐었으며 개인전 복식에 출전한 서승재·김재환 조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0월 제98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원광대의 김재환·서승재 조가 개인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전북 선수단의 첫 금빛 소식을 전했다. 

특히 서승재 선수는 올해 큰 활약을 했다. 서승재 선수는 2017 대만 오픈 배드민턴 그랑프리 골드에서 혼합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서승재는 김하나(삼성전기) 선수와 짝을 이루어 처음으로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지난 12월 3일 2017 광주 빅터 코리아마스터즈선수권대회에서 혼합 복식의 서승재·김하나 조는 최솔규(한체대)·채유정(삼성전기)에게 2-1 역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서승재는 남자복식에서도 김원호(매원고) 선수와 조를 이루어 김기정·정재욱(삼성전기) 조를 세트스코어 2-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이처럼 원광대의 배드민턴팀 활약을 잠시 살펴만 보아도 화려한 우승 경력과 넘볼 수 없는 기록을 남겼다. 또한, 선수 개개인의 실력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막강 실력을 자랑한다. 올림픽에서 배드민턴이 거머쥔 메달만 해도 금·은·동 합쳐 8개다. 그것도 전라북도 한 지역에서만이다. 이에 전라북도 배드민턴협회, 전라북도 체육회 그리고 전라북도 각 시·군 배드민턴협회 등은 전라북도가 배드민턴의 성지라고 자부할 정도로 커다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중심에는 원광대가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배드민턴의 최강자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원광대 배드민턴팀을 방문했다. 원광대 배드민턴팀 사령탑(司令塔)을 오랜 기간 맡아온 최정 감독과의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최정 감독은 대회에서도 쉽게 인터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럼에도 최정 감독은 공식 같지 않은 비공식 같은 인터뷰를 짧게나마 본지에 응했다. 달리 표현하면 인터뷰라기보다는 배드민턴에 관한 대화에 가까웠다. 최정 감독과의 대화 중심은 배드민턴이 더욱 성장하는 데 있어 대학 교육이 살짝 발목 잡고 있는 현실을 부드럽게(?) 꼬집어 주었다. 

최정 원광대학교 배드민턴팀 감독
최정 원광대학교 배드민턴팀 감독

최정 원광대학교 배드민턴팀 감독
"어느 날 모 방송에서 정대세(前 AFC 아시안컵 북한 국가대표, 현 시미즈 에스펄스 공격수) 선수가 공인중개사를 따기 위해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봤다. 함께 방송하는 MC 중에 축구 선수 출신 두 명은 정대세 이야기를 듣고 '저는 축구밖에 아는 게 없다'란 말을 했다. 정대세가 축구를 그만두었을 때 생계를 위하여 공부를 해야겠다는 말이 솔직히 와닿았다. 이런 느낌을 받은 것은 솔직히 배드민턴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 해당한다. 운동을 그만두면 제2의 인생을 출발해야 한다. 결국 공부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대화 중에 최정 감독은 방송에서 시청한 정대세 선수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현역 축구 선수가 은퇴 후 생계를 위하여 축구 관련이 아닌 다른 분야의 자격증을 미리 따놓고자 공부를 한다는 내용은 다시 말해 운동선수들도 당연히 공부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모든 스포츠 선수는 현역에서 은퇴할 경우 오랜 기간 거쳐온 자신만의 분야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대부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거나 대학 강단에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다. 이는 스포츠 선수들이 은퇴 전이나 후에 제2의 진로를 선택하거나 이미 선수 시절부터 다음 행보를 결정하고 천천히 준비한다는 의미다. 전문 체육인으로 인생을 선택한 학생들은 부모의 권유가 있고 스스로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 스포츠 선수로 인생을 선택한 학생들은 밥을 먹고 쉬는 시간 외에는 대부분 시간을 훈련에 매진한다. 매일 반복되는 훈련을 통해 자신의 기량을 점차 상승시킨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정말이지 지겨울 정도로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매일 강도 높은 훈련을 새벽부터 밤늦께까지 집중에 또 집중했다. 이러한 반복된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스포츠 선수들은 국위를 선양하는 올림픽, 세계 선수권 대회, 아시안 게임 등 굵직한 세계 국제대회에서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을 거머쥘 수 있다.    

이러한 스포츠 선수들의 인생에서 하나의 걸림돌이 작용했었고 현재도 그러하다. 바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학생 선수들은 교과 과정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 학생과 학생 선수들의 견해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흔히 말하는 '운동부' 학생들은 오전 4교시만 마치고 감독과 코치 지도하에 훈련에 매진한다. 또 시합이 생기면 다른 학생들처럼 통상적인 과제들을 수행하지 못할 때도 많다. 이처럼 학생 선수가 개인적으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고 싶어도 엄청난 훈련량으로 인해 그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학생 선수들도 점점 더 학업에 소홀해지고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를 계속 놓치게 되는 것이다.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란 협회가 있다. 지침이 내려왔다. 핵심은 운동선수들도 학교 수업에 다 들어가란 요지다. 학점도 2.0 이상 되어야 한다. 넘지 못하면 시합에 출전할 수 없다는 규정을 내세웠다. 운동선수들도 '공부하는 학생을 만들어라'란 취지다. 게다가 여러 교육도 함께 받아야 한다. 모든 교육을 이수하지 못할 경우 국가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협회 지침 요지는 학생 선수들도 수업을 다 듣고 나서 훈련에 임해야 한다는 거다. 공부하는 학생을 만들어라란 의미인데 그게 현실은 쉽지가 않다."  

최정 감독과의 대화에서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란 협회 이야기가 나왔고 운동하는 학생들도 공부하는 학생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지침도 들었다. 학생 선수들도 일반 학생들처럼 정규 수업을 모두 이수해야 하고 모든 수업을 마친 후 훈련을 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를 찾아봤다. 최근 기사에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스포츠 매체 중의 하나인 '스포츠조선' 11월 28일 자 기사다. 기사를 살펴보면 '초·중·고 지도자와 학부모 약 200여 명(추산)은 28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앞에 모여 축구협회의 불통과 밀실행정 등을 비판, 시정을 요구했다. 학원 지도자들의 요구 사항은 크게 4가지다. 첫째는 정부에서 요구하는 스포츠 지도사 자격증(2급) 취득의 부당함, 둘째는 전국 대회를 연중에 참가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 셋째는 '학점 C제로 룰'을 한국스포츠총장협의회 비가입 대학에 적용시키지 말 것, 그리고 학원 축구 학생들의 전학 제한을 좀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완화시켜 달라는 것이다.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에서 올해 후반기부터 적용한 학점 C제로 룰이 또 적용 범위를 두고 말썽이다. 학점 C제로 룰은 스포츠총장협의회에서 유예기간을 뒀고 올해 후반기 가입대학을 대상으로 적용했다. 운동 선수 중 평균 학점이 C제로 미만일 경우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스포츠총장협의회 비가입 대학에선 C제로 룰 적용에 난색을 드러냈다.

스포츠총장협의회에선 대회 출전하는 모든 대학 선수에게 이 기준을 적용하길 원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총장협의회 등과 논의 끝에 일단 올해 후반기 대회에서 만큼은 비가입 대학 선수들에게 C제로 룰을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2018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시 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비가입 대학 지도자들은 C제로 룰 적용에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요즘 학원 축구 지도자는 형편이 매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 대학축구 감독에서 물러난 한 축구인은 "나라에선 공부하는 운동 선수를 만들고 싶어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아직 그 벽이 높다. 지도자들은 당장 성적을 내지 않으면 언제 그 자리에서 물러날지 모른다. 학원 축구 현장 분위기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로 흘러가고 있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라는 기사가 핵심 내용이다. 

'스포츠조선'의 최근 이 기사는 최정 감독이 말한 내용과 상당히 부합되는 이야기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침은 맞는 말이다. 진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에 맞게 효율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에서 내려온 지침은 현재 각 대학 시스템에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일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일방통행이나 다름없고 이 지침을 성실히 수행해야만 국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배드민턴뿐만 아니라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각 대학의 스포츠 학과에서 최고의 고민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발 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고민이다."

최정 감독과의 대화에서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걱정이 앞섰다. 물론 정부 지침으로 운동하는 학생들도 공부해야 한다는 취지는 올바른 방향이다. 학생이 공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일률적으로 최고의 선수를 꿈꾸며 운동을 선택한 학생 선수들에게까지 공부를 무조건 강요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다. 운동하는 학생들도 정부 지침에 따라 수업도 들어야 하고 과제부터 조별 과제, 발표 과제 등 일반 학생들도 버거워하는 과제물들 모두 제출해야 한다. 의무적으로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생 선수들의 훈련 집중도는 당연히 떨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대회 성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과연 이러한 뒤책임은 누가 짊어져야 하는 것일까… 

운동하는 선수들도 수업을 들어야 하고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10여 년 전 부터 불거져 나오긴 시작했다. 바로 한국사회의 특성상 체육특기생의 특례입학 문제로 인한 일명 '구조적인 비리' 때문이다. 학생 선수들이 공부는 완전히 내팽개쳐버리고 운동만 하게 만들어 대회 성적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아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이러한 것이 성적이나 출석이 어찌 됐든 대회에서 일정수준 이상 입상만 하면 대학 진학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정착 아닌 정착이 됐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학교체육의 고질병인 승부조작이 만연하게 됐으며 학원 스포츠의 전반적인 타락을 불러왔고 결국 프로스포츠계에도 승부 조작이 그대로 이어졌다. 

본 기사에서 학교 스포츠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점을 모색하고자 기획으로 작성하는 기사는 아니다. 단지 최정 감독과의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학생 선수들의 수업에 관한 현실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욱이 대학 선수들의 교과 과정 이수는 국정농단 최순실 사태 중의 하나인 즉 정유라 사건으로 인해 더욱 붉어져 각 대학은 된서리를 맞았다. 이미 알고 있는 사건이기에 이 기사에서는 다루지 않기로 했다. 아무튼, 이 정유라 사건으로 인해 각 대학의 스포츠 학과 감독과 코치진은 깊은 고민에 빠졌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모든 비리는 일부에서 행해진다. 그럼에도 비리가 터진 분야는 모든 이가 죄인이 되고 손가락질을 받는다.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최정 감독은 짧은 대화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부드럽게(?) 꼬집어 주었다. 본 기사에서 전부 담지는 못했다. 최정 감독과의 대화를 담아내기에는 팩트 체크를 해야 할 정도로 광범위하고 하나하나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 선수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최정 감독의 말에 따르면 현재 고등학교 학생 선수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하다고 한다. 학생 선수들이 매일 출석하고 매일 수업을 들어야 하고 시험도 당연히 치러야 한다. 그래야 훈련도 할 수 있고 대회에도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과연 이 매듭을 잘 풀어낼 수 있을지 지켜보고 고민할 대목이다. 

"공부와 운동은 반복적이다. 반복 훈련을 해야 한다. 한가지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는 반복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래야 몸에 익숙해진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교육 스포츠 정책을 현실에 맞지 않게 이론적으로만 밀어붙이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해야 한다.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다. 학생들이 공부해야 하는 건 당연하고 인정한다. 현재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아무튼, 대표 선수나 선수들이 학점 규제나 수업 일수를 채워야 하는 등이 현재 각 대학 스포츠 학과의 최고 난제다. 대학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중학교 등도 마찬가지다. 제가 대학연맹 부회장인데 대학연맹에 안건을 낸 게 있다. 앞으로 시합은 방학 때 몰아서 하자고 했다. 대학은 방학이 길기에 7~8월, 12월부터 2월까지 하계와 동계로 나누어서 대회를 집중해서 하자고 안건을 냈다. 전국체전은 별도로 하고, 그렇게 대학은 준비해놓았다. 춘계 대회만 조금 일찍 시작하고 종목별은 다 한꺼번에 하는 거로 해서 대회 기간을 최소화시키자고 했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대회를 방학으로 몰아서 하는 수밖에 없는 일이다. 결론은 그렇게 하기로 했다. 학교대항 춘계대회 종별대회 회장기 등 전부 방학 기간에 치르기로 했다."

김용현 원광대 배드민턴팀 코치 
김용현 원광대 배드민턴팀 코치 

김용현 원광대 배드민턴팀 코치 
"선수 생활을 나름 잘했다고 생각하고 나만의 기술도 있기에 자부하고 원광대 코치로 왔다. 하지만, 저만의 기술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한 전달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최정 감독님은 지도 경력이 30년 정도 되시고 저는 선수 생활이 30년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선수들에게 기술 전달하는 데 있어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하면 금방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학생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했다. 기술 전수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 이해를 잘 못 했다. 당시 그래서 조금 힘들었다. 

김용현 코치는 지난 2013년 1월에 원광대 배드민턴팀 코치로 부임하여 5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김 코치는 당진시청 소속 선수로 2001년부터 2012년 말까지 13년 동안 실업팀 선수 생활을 했다. 당시 지도자로 성장하고자 은퇴를 하고 고향에 내려왔다. 그리고 최정 감독에게 연락을 받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5년째 접어들고 있다. 김용현 코치는 배드민턴을 하는 거와 가르치는 것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토로했다. 

"처음에 학생들을 가르칠 때 시행착오가 많았다. 저도 나름대로 운동을 잘하는 선수 출신인데 학생들이 제가 배드민턴을 잘하는 것을 잘 모르고 있었다. 제가 그래도 올림픽 8강, 세계 랭킹 2위까지 해봤는데 학생들이 그걸 잘 모르는 것 같아 당시 살짝 자존심도 상했다. 요즘은 인터넷, 모바일 세대이기에 정보를 금방 알 수 있지만, 제가 운동할 당시의 자료는 쉽게 찾을 수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저의 선수 생활 성적을 이야기하면 학생들이 감탄하면서 '사부~'하면서 살갑게 대해줄 것으로 생각한 게 커다란 오산이었다. 아이들과 많이 부딪히기도 했다."(웃음)

김용현 코치는 초등학교 시절(10살) 은사인 임채경 체육선생의 지도하에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당시 20명 정도 꿈나무 선수를 선발하여 방과 후에 배드민턴을 가르쳤다. 김 코치는 운동 신경도 좋아 또래 아이들보다 배드민턴을 빨리 배우며 성장했다. 특히 체벌이 없고 오로지 재미와 흥미 그리고 놀이로 임채경 체육선생은 배드민턴을 가르쳤다. 그렇게 배드민턴과 인연을 맺은 김용현 코치는 전주 진북 초교에서 전주 서중, 전주 농림고교(현 전주생명과학고) 그리고 원광대 등 소위 말해 배드민턴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선수였다. 

김용현 코치의 선수 생활 중 공식 기록을 살펴보면 1996년부터 2004년까지 배드민턴 국가대표선수로 활약하면서 제83회 전국체육대회 배드민턴 남자일반부 단체 1위(2002), 제82회 전국체육대회 배드민턴 남자일반부 단체 1위·제44회 전국여름철 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복식 1위(2001), 제81회 전국체육대회 배드민턴 남자대학부 단체 1위·삼성컵 배드민턴슈퍼시리즈 3차대회 혼합복식 1위·제43회 전국 여름철종별 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대학부 복식 1위·제38회 전국 봄철종별 배드민턴리그전 남자대학부 단체 1위(2000), 노르웨이서키트 배드민턴대회 혼합복식 1위·노르웨이서키트 배드민턴대회 남자복식 1위·헝가리서키트 배드민턴대회 혼합복식 1위·헝가리서키트 배드민턴대회 남자복식 1위·제42회 전국여름철종별 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대학부 단체 1위(1999)

눈높이 코리아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복식2위(2004), 전영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복식2위(2004), 제8회 세계혼합단체 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단체1위(2003), 덴마크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복식2위(2003), 네덜란드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복식2위(2003), 네덜란드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2위(2003), 눈높이 코리아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복식2위(2003), 스위스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복식2위(2003) 등의 최고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10살 때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벌써 30년 정도 됐다. 초등학교 때 임채경 선생이 체육 선생님이었다. 20명 정도 선발을 했는데 당시 제가 제일 잘 뛰고 운동신경이 빠르고 해서 선발됐다. 그때 획기적인 게 체벌이 없었다. 수업 다 하고 방과 후에 배드민턴 훈련을 했다. 놀이처럼 배드민턴을 즐기면서 배웠다. 전주 서중, 전주 농림고(현 전주생명과학고)로 진학했다. 고등학교는 이미 유명한 선배들이 많다. 박주봉·김동문·하태권 등 기라성 같은 분들이 선배고 정재성·유연성이 등이 후배다. 국가대표를 하면서 세계 선수권대회 혼합 단체전 우승, 올림픽 8강, 전영오픈의 경우 김동문 교수와 함께해서 결승까지 진출했었다. 혼합복식의 경우 제가 은퇴 전에 이효정 선수와 혼합복식을 했다. 국내 대회의 경우 거의 다 우승을 했었고 전국체전, 개인전 종목별 등 거의 다 우승을 해봤다. 아쉬운 것은 국제 대회의 경우 항상 2인자였다. 항상 결승에 올라가는데 고배를 마신 경우가 많았다. 국제 대회 성적은 거의 2등 아니면 3등이 가장 많았다."(웃음)

이처럼 김용현 코치의 선수 생활 공식 자료를 찾아봐도 화려한 경력이 검색된다. 분명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최고의 선수였다. 김 코치 말에 의하면 김동문 교수 외에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나 동기 그리고 후배들은 전부 한 번씩 이상은 다 이겨봤다. 그러기에 김 코치는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면서 원광대 배드민턴팀 코치로 부임할 당시 학생 선수들에게 자신만의 비기(기술)들을 전부 전수해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쉽게 기술을 전수하지 못했다. 김용현 코치 자신에게는 이미 몸에 배어있는 기술이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바로 가르치는 방법에 문제와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원광대 학생 선수들은 후배들이고 제자들이기에 저도 부족하지만, 제가 가진 저만의 비기(기술)를 전수하려고 노력을 했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라켓을 이렇게 들고 해라'라고 하면 곧바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미 알고 있다는 식으로 제대로 따라 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그게 가장 많이 힘들었다. 제가 국가대표 코치도 했었다. 이용대 선수도 잠깐 가르쳐준 적도 있다. 그럼에도 배드민턴 기술의 경우 학습을 통해 가르친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도 알게 됐다. 최정 감독님을 통해 많이 배웠다. 그래서 가르치는 방법을 달리했다. 아이들이 달라지게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들이 느껴야 따라오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제는 학생 선수들의 하나하나 특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이렇게 하면 저렇게 하면 되겠다'라는 것이 보인다. 개인마다 특성과 성향이 있기에 거기에 맞게 지도를 하고 있다."

공부든 운동이든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본인은 알고 있기에 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상대는 개인마다 성향이나 특성이 다르기에 이해를 하고 습득하기에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고민과 방법을 김용현 코치는 서서히 깨우치고 있어 서서히 배드민턴 기술 전수에 노하우도 생기고 있다. 원광대 배드민턴팀 학생들 역시 스스로 느끼기 시작하여 김 코치의 가르침에 '도움이 되네요'라고 화답하고 있다. 

김용현 코치는 코치 생활을 하면서 두 가지를 배웠다고 말한다.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관찰하면서 기술을 주입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새로운 것을 연구하여 학생 선수들에게 가르칠 경우 하나를 주입시키면 다른 부분에 부족함이 생긴다. 그걸 잡아주면 또 다른 부족함이 생긴다. 이렇게 하나씩 기술을 전수하면 틀림없이 다른 문제점이 노출되면 또다시 바로 잡아줘야 하는 가르침이 반복됐다. 김 코치는 불특정하게 노출되는 학생 선수들의 단점들을 제대로 잡아주는 방법을 최정 감독에게 배웠다. 

"제가 기존에 가진 기술이나 새로운 것을 연구해서 아이들에게 넣어줘야 하는데 하나를 고쳐서 주입하면 다른 부족함이 나오고 변화가 많았다. 하나씩 고쳐나가는 게 힘들었다. 그걸 배운 것 같다. 제가 부족한 게 있으면 다른 곳에서 정보를 습득하여 아이들에게 다시 고쳐주고 늘 그렇게 아이들을 가르쳐 왔다. 이러한 것을 감독한테 많이 배웠다. 원광대가 강팀으로 불리는 것은 우선 최정 감독의 노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거의 3분이 2이상 학생들에게 노력하시고 절대 놓지 않는다. 가르치는 것은 인내력과 지속성이다. 감독님은 직접 아이들에게 지도하고 있다. 이 선수가 이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될 때까지 놓지 않고 계속 지속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그게 몇 년이 걸리든지 하신다. 그걸 배웠다. 이 선수를 놓지 않고 끝까지 끌어주면 분명히 달라지게 되어 있다.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면 분명 선수는 바뀌고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시간이 걸릴 뿐이지 분명 좋아진다. 좋은 선수로 성장시키는 방법은 최정 감독님만의 노하우다. 솔직히 감독님 같은 지도자는 못봤다." 

원광대 배드민턴팀은 올해 6월 전남 영암과 강진에서 열린 제60회 전국 여름철 종별 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과 개인전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전 복식에 출전한 서승재·김재환 조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0월 제98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김재환·서승재 조가 개인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전북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올 한해를 돌아본 원광대 배드민턴팀은 아쉬운 한해였다. 두 번의 단체전 정상에 오를 수 있었음에도 아쉽게 놓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상 선수가 있어 정상적인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   

"올해는 솔직히 많이 아쉽다. 두 번은 더 단체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는데 놓쳤다. 기운이 조금 흐트러지지 않았나 싶다. 부상 선수도 있어서 내부적으로 부담이 된 것 같다. 정상적인 전력을 갖고 했으면 두 번은 더 우승하지 않았나 싶다. 내년도 목표는 연승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김재환 선수는 전국체전 2연패 했는데 내년에 3연패 하는 것처럼 각 선수가 2연패, 3연패, 4연패 등 계속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단체전의 경우 우승을 세 개 정도 생각을 하고 있다. 춘계, 여름철, 전국체전 등에서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무튼, 단체전이든 개인전 복식이든 모든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좋은 선수로 성장시키고자 다 함께 끌고 가는데 소 뒷걸음질 치는 아이들은 솔직히 부담스럽고 배드민턴을 안 하는 게 낫다. 억지로 끌고 가면 분명히 탈이 나게 되어 있다. 배드민턴도 마음이 있어야 한다. 학생이 운동할 마음이 없으면 절대 실력도 향상되지 않는다. 이에 정말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을 제대로 먹은 학생들이 원광대 배드민턴팀에 왔으면 한다. 그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익형 기자  사진 류환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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