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동안 최고의 배드민턴 도시를 꿈꿔온 김영선 전 송파구배드민턴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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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난 1월 27일 9년 동안 송파구배드민턴협회 수장을 역임하고 기쁘게 이임하는 김영선 전 송파구배드민턴협회장

9년 동안 서울특별시 송파구 배드민턴을 이끌었던 김영선 전 송파구배드민턴협회장이 지난 27일 이임식을 끝으로 평범한 회원으로 돌아왔다. 9년 동안 짊어졌던 짐을 내려놨으니 시원섭섭할 만 하다. 김 전 회장은 시원한 게 80%, 섭섭한 게 20%일 정도라며 시원한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앞으로 2년이란 임기가 남았지만,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김영선 전 회장은 후임자를 찾자 미련 없이 물러났다. 자의 반 타의 반 9년 동안 송파구 배드민턴을 이끌었던 김영선 전 송파구배드민턴협회장을 이임식 직후 만났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훌훌 내려놓다

“협회장이란 게 감투도 아니고, 영리단체도 아니고, 봉사단체인데 2014년에 송파구연합회장 취임을 좀 어렵게 했다. 2년 임기에 연임하게 됐는데 3년 차에 체육단체가 통합되면서 2017년부터 초대 협회장을 맡게 됐다. 4년 임기가 끝날만 하니까 이번에는 코로나19가 터지는 바람에 2년 동안은 아무것도 못 했다. 그러다 보니 후임에 물려주기도 뭐하고 하겠다는 후임도 없어 자동으로 연임하다 보니 9년을 하게 됐다.”

김영선 전 송파구배드민턴협회장은 체육단체 통합과 코로나19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 하다 보니 어느새 9년이란 시간이 흘렀다고 회고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진정 기미를 보인 지난 1년은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생활체육 배드민턴으로 새롭게 시작됐다. 송파구배드민턴협회도 비록 예전에 비해 출전자는 반 토막 났지만, 구청장기대회와 협회장기대회를 개최하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영선 전 회장은 배드민턴 활성화를 꾀하는 한편, 후임자 물색에 나섰다. 코로나19 때문에 물려주지 못한 회장 자리를 넘기기 위해 수석부회장을 선임하는 등 순조로운 이양을 준비했다. 코로나가 어느 정도 안정이 돼갈 즈음에 적임자가 나타나 미련 없이 내려놨다. 김 전 회장은 흐르는 물을 가두면 썩듯이 사람 생각도 한곳에 머물면 썩는다는 생각에 임기를 2년 남겨 놓았지만 과감하게 물러났다.

김 전 회장의 이런 준비 덕에 9년 동안 연합회와 협회를 맡아오는 동안 큰 잡음이 없었다. 28개 클럽의 연합체를 이끌다 보면 이런저런 말이 나오기 마련인데 그런 잡음 없이 송파구협회를 이끌어 온건 김 전 회장의 리더십과 포용력 때문이었다. 이렇게 잡음 없이 화합으로 하나 된 협회는 김 전 회장에게는 더없이 큰 힘이 되었다. 구청장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도 자신 있게 배드민턴 환경 개선을 건의할 수 있었다. 남인순 국회의원은 이임식에 참석해 지난 9년 동안 김 전 회장의 배드민턴 환경 개선을 위한 압박에 시달렸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화합을 우선시했다. 회원들과 임원들 간 워크숍을 통해 하나로 화합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 회장 선출할 때 경선 대신 추대했다. 경선은 성장과 발전이 있겠지만, 분열되고 반쪽짜리 협회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화합하는 쪽으로 힘을 써서 잡음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동호인들이 쾌적한 분위기에서 운동하게 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다고 기억해주면 좋겠다.”

김 전 회장은 훌륭한 참모가 있었기에 회장이 반짝반짝 빛날 수 있었다며 공을 임원들에게 돌렸다. 임원들이 이탈하지 않고 도와주었기에 9년이란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는 김 전 회장. 김 전 회장 역시 자신이 선임한 임원들을 아랫사람으로 여기기보다 협회를 함께 이끌어가는 동료라는 생각으로 자존감을 세워주기 위해 노력했기에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었다.

사진 김영선 전 송파구배드민턴협회장이 9년 동안 함께 해준 송파구 배드민턴 동호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배드민턴 20년, 새로운 출발점에 서다

김영선 전 회장은 2003년에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으니 올해로 만 20년째다. 소통하는 심정으로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야외 클럽에서 시작해 아침에 눈을 뜨면 비가 오면 어쩌나, 눈이 오면 어쩌나 하늘을 쳐다볼 정도로 푹 빠져 살았다. 지금까지 후회해 본 적 없고 앞으로도 몸이 허락하는 한 배드민턴과 함께하고 싶은 게 김 전 회장의 바람이다. 

“여러 가지 운동을 해봤는데 배드민턴만큼 잘 맞는 운동이 없다. 혼자 하고, 고독한 걸 싫어하는데 재미있게 떠들고, 웃고 정말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게 배드민턴이다. 대화하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 덕에 병원도 안 다니고, 약 먹는 것도 없고 건강하게 살았다. 생활체육은 선진사회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복지 수단이라 생각한다. 배드민턴을 택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죽을 때까지 이걸 놓을 이유가 없지 않나.”

협회장을 내려놓은 김 전 회장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김 전 회장은 20년 동안 송파구에서 장어 전문점을 했는데 몇 년 전에 가족을 놔두고 고향인 전라북도 고창으로 내려가 장어 택배 사업을 시작했다. 고창 역시 복분자배 전국대회를 개최하는 등 나름대로 배드민턴이 활성화된 곳이다. 그러니 김 전 회장은 자연스럽게 고향에서도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고창에는 면 단위로 체육관이 하나씩 갖춰져 있는데 그가 사는 부안면에 클럽을 하나 창단할 계획이다. 배드민턴이 취미고 배드민턴만큼 즐거운 일이 없으니 배드민턴을 위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고향으로 내려갔지만, 송파구 협회 명예 회원으로 남아 내 힘닿는 데까지 자문도 해 주고, 열심히 뒤에서 응원하고, 박수도 보내고 격려해 줄 거다. 부모 입장에서 자식 결혼시켜도 항상 어린애라 마음이 안 놓이긴 하지만, 조용배 회장님이 사회단체에서 회장을 많이 해봐서 잘하시리라 믿는다. 처음에는 조금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 참모들과 임원들이 잘 보좌하리라 믿는다. 그동안 함께 해준 송파구 동호인들께 감사하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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