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한민국 배드민턴은 겹경사를 맞았다. 국가대표와 주니어대표가 보란 듯이 국제대회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해 모처럼 태극기가 시상식 최고의 자리에서 펄럭였다. 침체에 빠진 배드민턴에 활력을 불어넣을 쾌거였기에 더욱 반가웠다.
5월 8~14일 태국 방콕에서 2022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우버컵)가 열렸다. 단식에 안세영(삼성생명)이 세계랭킹 4위, 복식에 랭킹 2위 이소희-신승찬(인천국제공항) 조와 랭킹 4위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조가 있었기에 해볼 만했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 역시 단식과 복식에서 세계 톱 랭커들을 보유하고 있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020년 10월에 열린 우버컵에서 일본에 1-3으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한 전력이 이를 방증한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준결에서 일본을, 결승에서 중국을 보란 듯이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준결에서 일본에 3-0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안세영이 랭킹 1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꺾었고, 랭킹 19위 김가은(삼성생명)이 랭킹 6위 오쿠하라 노조미(일본)를 꺾으면서 깔끔하게 승리를 거뒀다.
중국과의 결승은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 그 자체였다. 단식을 내주고, 복식을 모두 우리가 가져와 2-2로 팽팽한 상황에서 랭킹 46위 심유진(인천국제공항)이 랭킹 15위 왕지이(중국)를 2-1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3-2로 승리를 거두고 12년 만에 우버컵의 주인이 됐다.
그런가 하면 주니어대표들은 10월 22일 스페인에서 열린 2022 세계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006년과 2013년에 이어 9년 만에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준결에서 일본에 3-0 완승을 거두더니, 결승에서 대만을 3-1로 따돌렸다. 특히 2013년 우승을 차지했던 주니어대표들이 현재 국가대표의 주역이라는 점에서 미래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모처럼 경사를 맞아 선수단 환영식 자리를 마련해 포상금을 전달하고 선수들의 노고를 치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