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이배드민턴칼럼] 국가대표 은퇴 후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 출전하는 선수들 경기를 보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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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기정(당진시청)-김사랑(밀양시청), 배드민턴뉴스 DB

우리나라 배드민턴에서 국가대표를 은퇴하고 개인적으로 국제대회에서 뛸 수 있게 된 건 불과 몇 년 전인데요. 그 전까지는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규정으로 이를 막고 있었기 때문이죠. 고성현(김천시청)과 신백철(인천국제공항)이 국가대표를 은퇴하고 법정 투쟁을 통해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할 통로를 만들었습니다.

이전에는 이현일이 유일하게 대한배드민턴협회 승인을 받고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했었는데요. 그러다 2018년 하반기부터 고성현, 신백철을 비롯해, 김기정(당진시청), 김사랑(밀양시청), 이용대(요넥스) 등이 2016년 국가대표 은퇴 이후 국제대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고성현-신백철 조는 승승장구하며 세계랭킹 20위 권으로 뛰어올랐고, 이용대도 유연성(당진시청), 김기정 등과 호흡을 맞추며 좋은 성적으로 명성을 이어갔는데요. 개인 자격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국가대표와 경쟁하는가 하면, 국가대표가 저조할 때 개인 자격 선수들의 활약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는데요. 그러다 코로나19 때문에 배드민턴대회 자체가 줄어들었고, 개인 자격 선수들은 후원사 문제 등으로 국제대회 출전이 힘겨워졌습니다.

2022년 국제대회가 다시 개최되기 시작했고, 개인 자격 선수들도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데요. 혼합복식 고성현-엄혜원(김천시청) 조는 꾸준히 출전하며 좋은 성적을 거둬 눈도장을 찍었고, 전성기를 함께 했던 남자복식 김기정(당진시청)-김사랑(밀양시청) 조가 다시 가동돼 광주코리아마스터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노장의 건재를 과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일본오픈에서도 김기정-김사랑 조가 3위를 차지했는데, 16강에서 세계랭킹 1위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었죠? 일본오픈에서 김기정-김사랑 조의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는데요. 두 선수가 너무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3시간짜리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면서 영화가 끝나지 않고 좀 더 길게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처럼 게임이 좀 더 이어지길 바라면서 볼 정도였습니다.

30대가 넘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보면 자세도 엉거주춤 무너져서 예전처럼 깔끔하고 멋진 플레이를 선보이는 건 아닌데요. 그렇게 어리숙해진 자리는 노련함으로 채워져 전성기를 달리는 젊은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더군요. 포기할 건 과감하게 포기하고, 기회가 왔다 싶을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번개같이 몰아붙이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국가대표 선수들 경기를 지켜보노라면 어떻게든 상대를 이기고 좀 더 높은 라운드에 진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는데요. 하지만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선수들 경기는 마음 편하게 즐기면서 보게 되더군요. 그동안 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할까요. 배드민턴 경기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해 준 선수들이 좀 더 오래오래 게임을 즐기며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인데 여러분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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