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황금처럼 빛나고 건강하게 살자고 외치는 ‘골드맨’
다 같이 황금처럼 빛나고 건강하게 살자고 외치는 ‘골드맨’
  • 김용필 기자
  • 승인 2021.11.29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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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 때문에 배드민턴은 어르신들이 많이 즐기는 운동이다. 좀 더 다양한 재미를 즐기면서 ‘나이를 먹어도 황금처럼 빛나고 건강하게 살자’를 외치며 일요일 오후를 파이텅 넘치게 보내고 있는 골드맨 회원들을 만났다.
사진 골드맨 회원들 단체 사진

경남 양산시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활력소 ‘골드맨’

매월 첫째와 셋째 일요일 오후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모여 저물어가는 주말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최연소 60세부터 최고령 81세까지 나이를 먹어도 황금처럼 빛나고 건강하게 살자고 모여 ‘골드맨’이란 모임을 결성한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골드맨은 양산시에서 배드민턴 운동을 하는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모임이다.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모임으로 좀 더 활발하게 배드민턴을 즐기며 건강을 지키기 위해 모였다.

올해 81세로 최고령인 배기철 회원은 “60대가 되면 실력 차이가 있으니 클럽에서 젊은 친구들이 게임을 잘 안 하려 한다. 여기에 코로나 19 때문에 나이 든 사람이 운동할 곳이 없어 배드민턴하고 멀어지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그래서 60대 끼리 모여 체육관을 대관해 운동하기 시작하다 양산시의 60대 이상이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게 1년 전에 골드맨이란 모임을 만들었고, 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 오후에 모여 정기적으로 운동하게 됐다”라며 골드맨 모임이 만들어진 계기를 설명했다.

코로나 19 때문에 잠시 라켓을 놓아야 했지만, 나이 든 어르신들은 특별한 기폭제가 없으면 영영 배드민턴을 그만두게 된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모임을 결성해 서로를 독려하는 모임이 골드맨이다. 현재 회원은 30여 명이고, 20여 명이 꾸준히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회원 대부분이 40년부터 10여 년으로 만만치 않은 구력을 자랑한다. 한마음으로 모임을 이끌어가기 위해 회장 없이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 19 때문에 대부분의 체육관이 닫은 상태라 웅상클럽 체육관에서 모임을 하고 있다.

서로 클럽은 달라도 오랫동안 교류하며 익혀온 얼굴이라 형, 동생 하며 나이를 잊은 채 라켓 한 자루로 황금처럼 빛나는 노년을 즐기고 있는 골드맨 회원들. 몸이 허락하는 한 배드민턴 라켓을 놓지 않겠다고 한목소리로 외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영원히 늙지 않는 청춘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배드민턴 라켓만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는 ‘골드맨’ 회원들의 열정을 응원한다.

사진 골드맨 최고령 배기철 회원

배기철 회원

올해 81세인 배기철 회원은 ‘골드맨’ 모임의 최고령으로 웅상클럽 회장도 역임했다. 40여 년 전에 부산에서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배드민턴 경기 자원봉사도 했었다. 배드민턴의 역사적인 현장에 빠지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부산 금강공원 근처에 살면서 등산 다녔는데 옆집에 부산대학교 법대 교수님이 사셨다. 그분이 배드민턴을 권해서 이게 무슨 운동 되겠냐고 했는데 상당히 과격하고 운동이 되더라. 그래서 금강클럽에서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배드민턴에 미쳐서 게임 하다 보면 라이벌 의식이 생겨서 출근도 늦게 하고 그래서 사업적으로 손해도 컸다. 그나마 아내랑 같이 운동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쫓겨나고도 남았을 거다.”

사업도 뒷전일 정도로 배드민턴에 빠진 배기철 어르신은 금강클럽 총무를 시작으로 임원을 맡기 시작해 부산배드민턴협회 총무도 4년 했다. 그러면서 전국 안 다닌 곳이 없을 정도로 배드민턴대회를 쫓아다녔다. 

광주직할시 승격 기념으로 제1회 대통령하사기 쟁탈전이 열렸는데 부산 대표로 기수를 했던 기억도 잊을 수 없지만, 최고는 잠실실내체육관 오픈 기념 배드민턴대회에 참석한 거였다. 당시에 부산에서 버스 6대가 올라갈 정도로 많은 동호인이 참가했던 대회였기 때문이다.

“배드민턴 덕에 건강하게 살아서 고맙게 생각한다. 코로나 때문에 배드민턴 동호인이 활기차게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그래서 동호인이 뿔뿔이 흩어져서 클럽이나 협회 형성이 안 되고 있다. 하루빨리 여건이 좋아져서 배드민턴이 다시 활성화되면 좋겠다.”
 

사진 골드맨 이용우 총무

이용우 총무

골드맨에는 회장은 없지만,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총무는 있다. 웅상클럽에서 운동하는 이용우 총무 역시 1995년에 배드민턴에 입문했다. 워낙 운동을 좋아하는 체질이다.

“구기 종목은 같이 어울려서 하는 운동이라 재미있다. 아는 분이 권유해서 라켓을 잡았는데 몸이 빠른 편이어서 배드민턴이 스피드 있고 그래서 나랑 잘 맞더라. 쉬는 날이면 배드민턴 하고 싶어진다. 이제는 이게 낙이다. 휴일에 다른 일정 생겨서 배드민턴 못하면 아쉽고 그렇다.”

25년이 넘은 지금도 배드민턴을 향한 열정이 식을 줄 모르는 이용우 총무. 그런 열정에 비해 실력은 빠르게 오르지 못했다. 불과 6, 7년 전에 B급으로 승급할 정도로. 일 때문에 밤 9시나 돼야 체육관에 갈 수 있기에 레슨받을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B급으로 승급했을 때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골드맨도 좀 더 재미있게 운동하고 싶어서 시작한 모임인데 오래오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양산시 시니어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고, 골드맨을 통해 배드민턴이, 삶이 그리고 우리의 노년이 더 아름다워지길 바란다.”

골드맨 홍진우 회원

홍진우 회원

홍진우 회원도 배드민턴 구력은 30년이 넘는다. 축구 하다 다치고 그래서 테니스랑 배드민턴을 놓고 고민하다 셔틀콕을 쫓아 실내체육관을 찾았다.

“실내에서 하니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할 수 있어 좋다. 축구를 해서 다리가 빠르니까 적응이 쉬웠다. 급수도 빠르게 오르고 그러다 보니 푹 빠져들었다.”

홍진우 회원은 부산 동래클럽에서 배드민턴을 하다 고향인 양산에 와서는 상북클럽에 정착했다. 2005~2006년에 양산시연합회장도 역임했다. 연합회장 하던 50대 중반부터 모임을 만들어 시작한 게 골드맨의 모태가 됐다.

30년 넘게 배드민턴을 했지만, 아직 큰 부상 없이 즐기고 있다. 70대 중반의 나이인데도 열심히 운동하다 보니 친구들이랑 목욕탕에 가면 근육 발달이 다르다며 부러워한다. 배드민턴이 건강을 지켜온 첨병 역할을 해준 셈이다.

“코로나가 빨리 사라져서 대회를 했으면 좋겠다. 대회가 없고 운동할 곳이 없으니 그만두는 분들이 많다. 빨리 대회가 열려서 여기저기 놀러 다니며 맛있는 것도 먹고 운동도 하고 그러면 좋겠다. 즐겁게 운동하는 게 건강을 찾는 지름길이니 다들 즐겁게 운동하면 좋겠다.”

사진 골드맨 권영성 경기이사

권영성 경기이사

권영성 경기이사는 30대 후반에 배드민턴에 입문해 올해로 31년째 라켓을 쥐고 있고, 상북클럽에서 운동한다.

“축구를 했는데 한번 다치면 너무 오래가니까 친구가 배드민턴 해보라고 권하더라. 100점 따면 용품 일체를 사준다고 해서 따라가 30점 내고 지쳐 쓰러졌다. 파리채 들고 뭐하나 시시하게 생각했는데 그 뒤로 일주일 정도 못 걸어 다닐 정도로 힘들더라.”

권영성 경기이사는 여러 운동을 해봤지만, 배드민턴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고 자부했다. 전신 운동인데 웃으면서 하는 운동이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재미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재미있어진다는 게 권영성 경기이사의 얘기다.

“술을 엄청나게 좋아한다. 아마 배드민턴 안 했으면 지금쯤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우리 어머니도 배드민턴 안 했으면 일찍 죽었을 거라고 할 정도다. 오늘 이 게임을 뛰기 위해서 일주일 동안 술 한잔도 안 마시고 참았다. 운동하고 좋은 사람들 만나 한잔하려고 꾹 참았다.”

배드민턴이 생명의 은인이라는 권영성 경기이사는 말 그대로 배드민턴에 미쳐 살았다. 신발 공장을 운영했는데 맡겨 놓고 전국대회를 쫓아다닐 정도였다. 그만큼 재미있어 날 새는 줄 모르고 어울려 살았다.

“골드맨도 그렇고 누군가 이렇게 나서서 불을 붙여주지 않으면 나이 든 사람들은 손을 놓게 된다. 이렇게 독려해서 같이 모이는 분위기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이게 육체가 허락하는 한 계속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시니어가 골드맨에서 함께 즐겁게 운동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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