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에도 꾸준한 성적으로 첫 우승을 향해 달리는 언주중학교
어려움에도 꾸준한 성적으로 첫 우승을 향해 달리는 언주중학교
  • 김용필 기자
  • 승인 2021.10.2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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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동안 세 차례 결승에 오르는 등 꾸준한 성적으로 서울특별시 여자중학부의 명맥을 잇고 있는 언주중학교. 코로나 19로 자가 격리와 훈련 시간 부족 등으로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중에도 당당히 3위에 입상하며 전국에 존재감을 알린 언주중학교 배드민턴부의 저력을 소개한다. 
사진 언주중학교 선수단

꾸준한 성적으로 늘 정상을 꿈꾼다

언주중학교는 대한민국의 금싸라기 땅인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있으며 1981년 개교해 4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 960여 명의 학생이 바른 인성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창의적인 인재육성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으며, 11명의 선수가 배드민턴부로 활동하고 있다.

언주중학교 배드민턴부는 2000년에 창단됐다. 처음에는 남자부만 운영됐는데 2006년에 원촌중학교가 재개발로 사라지면서 언주중학교에 흡수됐다. 이때 성지현(인천국제공항)이 속해있던 원촌중학교 여자 배드민턴부가 자연스럽게 옮겨왔다. 빠듯한 살림에 남녀 배드민턴부를 운영하는 게 힘들었고 선수 수급 문제 등을 고려해 결국 여자부만 남게 됐다.

언주중학교는 아직 전국대회 우승을 못 했다. 2006년 여름철종별대회 3위를 차지하는 등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이후 몇 년 동안 개인전에서만 간간이 성적을 내다 2011년에 가을철종별대회에서 다시 3위에 올랐다. 2014년에 처음으로 가을철종별대회에서 결승까지 올랐지만, 준우승으로 마감했다. 2015년에는 봄철종별리그전과 여름철종별대회에서 연속해서 3위에 올랐고, 학교대항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2017년 처음으로 소년체전에서 3위에 올랐고, 2018년에도 봄철종별리그전과 여름철종별대회 3위에 오르고 학교대항전 결승에 올랐지만, 숙원이던 우승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2019년 봄철종별리그전 그리고 2021년 가을철종별대회 3위에 오르는 등 끊임없이 정상을 향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19 확진자 때문에 대회를 이틀 앞두고 선수들이 자가 격리에서 해제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또 비대면 수업을 하는 바람에 선수들이 집에서 수업을 듣고 출발하면 오후 5시가 넘어서야 훈련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단체전 3위에 올랐고, 1학년들이 개인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등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맛봤다.

사진 언주중학교 최연지 감독

최연지 감독

최연지 감독은 코로나 19가 시작된 작년부터 배드민턴부 감독을 맡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안타깝게 지켜봐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대회 며칠 앞두고 참가가 무산됐을 때는 정말 힘이 빠졌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훈련에 전념한 선수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회가 있을 때는 수업을 마치고 늦게라도 대회장으로 달려가 선수들을 응원했다.

최연지 감독의 역할은 지원과 응원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배드민턴 전문가인 코치가 지도하고, 감독은 행정적인 부분을 지원하고 응원한다. 하지만 감독이 아닌 교사로 서의 역할은 더욱 광범위하다.

“선수들이 아직 학생이기에 학생으로서 전인적인 발달에 치중하고 학교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모두 국가대표나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 자신의 길을 찾아가야 한다. 배드민턴 안에서 그 길을 찾을 수도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선택할 수 있도록 진로의 폭을 넓혀주고 싶다. 나중에 본인이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공부도 시키고, 학교 행사에 참여도 많이 시키고 있다.”

최연지 감독은 정서적으로 건강한 학생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에 올해 상담 선생에 의뢰해 상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운동 외적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지원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최연지 감독은 선수로서 부상이 있으면 벽을 넘을 수 없으니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생각, 다양한 활동을 당부했다.

사진 언주중학교 이흥순 코치

이흥순 코치

이흥순 코치는 원촌중학교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다 재개발로 휴교령이 내려지는 바람에 2006년 선수들과 함께 언주중학교로 옮겨왔다. 한마디로 지금의 언주중학교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산증인이다. 그런 이흥순 코치에게도 올해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해다.

“첫 대회인 연맹회장기 개인전에서 괜찮은 성적을 거뒀는데 선수 부모님이 코로나 19에 확진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2주 후에 봄철종별대회가 있는데 자가 격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훈련을 못 했다. 대회 이틀 앞두고 자가 격리가 끝났으니 좋은 성적이 나올 리 있겠나. 그러지 않아도 코로나 때문에 훈련이 부족한 상황인데 그나마 가을철종별대회에서 3위를 해 다행이다.”

이흥순 코치는 올해 1학년들이 개인전 성적도 좋고, 신체 조건도 좋아 가능성을 확인한 걸 큰 수확으로 꼽았다. 선수구성마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의 싹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흥순 코치는 전남 화순동면초등학교에서 운동을 시작해 광주화정여중과 전남체고(지금의 광주체고)를 거쳐, 나주시청과 화순군청, 안양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아이 둘 낳고 다시 화순군청에 복귀했을 정도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고, 생활체육 동호인 레슨을 하다 2005년 원촌중학교에서 처음 지도자를 시작해 현재 16년째 언주중학교 코치를 역임하고 있다. 그 어렵다는 사춘기 선수들을 16년째 지도한 노하우가 궁금했다.

“아직도 사춘기 선수들 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1학년 때부터 형식적인 대답이 아닌 알면 안다, 모르면 모른다고 자기 의사 표현을 하게 한다. 그래야 알려준 걸 이해했는지 못했는지 알 수 있으니까 서로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관계를 먼저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흥순 코치는 요즘 선수들이 힘든 것 자체를 이겨내려 하지 않기 때문에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게 해주려 노력한다. 재미있어서 하고자 하는 선수들은 스스로 발전하려고 노력한다는 걸 그동안 지켜봐 왔기에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게 해주려는 것이다.

운동 선수에게는 중학교 시절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흥순 코치. 초등학교 때는 밑그림이라면 중학교에서는 손목 쓰는 것 등 좀 더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기 때문이다. 중학교 시절이 선수로 오래 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시기라는 게 이 코치의 설명이다.

“기초체력에 중점을 두는데 성장기 아이들이라 부상이 많다. 그래서 강도 조절을 해서 부상이 오지 않게 하는 게 우선이다. 그다음에 중학교 시절에 알고 가야 하는 기본기를 선수들 수준에 따라 다르게 가르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성이 중요하다. 먼저 인성을 갖추고 선수 생활 열심히 해서 어디서든 살아남을 수 있는 선수들이 되면 좋겠다. 목표를 향해 열심히 하다 보면 다른 선수보다 나은 선수가 될 수 있으니 목표를 갖고 계속하면 좋겠다.‘

사진 언주중학교 차민경 코치

차민경 코치

차민경 코치는 이흥순 코치의 딸이자 제자다. 창림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언주중학교, 창덕여자고등학교, 한국체육대학교를 거쳤으며 지난해부터 엄마와 함께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4학년 말부터 지도자를 시작했으니 선수들 생각을 잘 알고 이해해주는 언니 겸 코치다.

차민경 코치는 엄마와 함께 하는 게 부담이 될 법도 한데 오히려 부담 없이 가르치는 걸 배우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내가 배웠던 거를 가르치는 거라 어렵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막상 해보니 내 몸이랑 머리로는 자동으로 나오는데 그걸 풀어서 설명해주는 게 어렵더라. 그리고 처음에는 애들이 잘못 하는 게 안 보였는데 그걸 하나씩 잡아 주는 엄마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엄마에게 물어보면 내가 어떤 게 문제인지 파악이 되니까 큰 도움이 된다. 지도자를 처음 하면 시행착오를 거쳐 터득해야 할 텐데 엄마가 옆에 있어서 그걸 많이 줄였다.“

그야말로 족집게 과외를 받는다고 할까. 지도자는 단순히 기술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아이들 문제점 파악은 물론 감정까지 파악해야 하는 노하우를 이흥순 코치를 통해 배웠다.

대신 차민경 코치는 이흥순 코치가 놓치는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 아이들하고 나이 차가 많지 않으니 감정이 어떤지 파악하고, 혼났을 때 시무룩해 있으면 달래주고, 분위기 올려서 운동하게 하는 친화력을 발휘한다. 공감이 필요한 시기인 사춘기 소녀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친구처럼 다가가 어루만져 주는 언니 같은 코치다. 그러다 보니 친절한 언니 같은 조언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하나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운동할 때 배드민턴 한다고 해서 배드민턴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배드민턴 하면서 다른 것도 할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찾아서 다양하게 경험해보면 좋겠다.”

<주요성적>

2006년    제49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단체3위
2011년    2011 전국가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단체3위
2014년    2014 전국가을철중고배드민턴선수권대회    단체2위
2015년    2015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초·중·고)    단체3위
2015년    제58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단체3위
2015년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2015 화순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선수권대회    단체2위
2017년    제46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단체3위
2018년    제56회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    단체3위
2018년    제61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단체3위
2018년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2018 화순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선수권대회    단체2위
2019년    제57회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    단체3위
2021년    2021 전국가을철중.고배드민턴선수권대회   단체3위

<이 기사는 배드민턴 매거진 2021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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