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으로 봄철종별리그전을 치러낸 보은군배드민턴협회
열정으로 봄철종별리그전을 치러낸 보은군배드민턴협회
  • 김용필 기자
  • 승인 2021.03.3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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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보은군 하면 역시 속리산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어 정이품 소나무와 대추가 뒤를 잇는데 20여 년 자란 배드민턴 역시 슬슬 열매가 무르익고 있다. 봄철종별리그전을 개최하며 보은군 배드민턴을 외부에 알린 3인방을 대회 막바지에 다다른 3월 23일 만났다.
사진 제59회 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 초등부대회를 무사히 치러낸 보은군배드민턴협회 동호인들

코로나 19도 꺾지 못한 보은의 배드민턴 열정

속리산의 고장 충청북도 보은군은 정이품 소나무처럼 얌전한 선비의 기품이 느껴진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체육의 메카이다. 각종 운동을 할 수 있는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어 많은 운동선수가 전지훈련 장소로 찾을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19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다. 특히 보은군이 군민들의 건강을 염려해 모든 참가자의 코로나 19 검사를 조건으로 내걸면서 잡혀있던 대회들마저 줄줄이 취소됐다.

그 와중에 제59회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 초등부대회가 3월 19일부터 24일까지 보은군에서 치러졌다. 배드민턴은 이전부터 참가자 전원 코로나 19 검사를 받으며 대회를 치르고 있었기에 보은군에서 적극적으로 개최를 희망했다. 그리고 봄철종별리그전이 개최되는 동안 보은군 동호인들이 봉사자로 참여하는 등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하는 데 일조했다.

고근수 보은군배드민턴협회장은 “정상혁 보은군수님이 보은을 스포츠 메카로 만들어 놓으셨다. 여기에 2020년 취임한 정환기 보은군체육회장님이 예전에 보은군배드민턴연합회장을 역임하셔서 이번 대회를 유치하는 데 두 분이 열성적으로 도와주셨다. 또 보은군의회의 지원까지 삼박자가 잘 맞아서 클럽 2개에 200여 명의 동호인밖에 없는 보은군에서 처음으로 엘리트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19가 발생하고 전국 단위 규모의 대회는 물론이고, 지역에서 자체 대회를 치르기조차 쉽지 않다. 혹여 대회를 치르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발생하면 비난의 화살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임에도 보은군이 처음으로 엘리트 선수들 대회인 전국봄철종별리그전을 유치했고, 훌륭히 치러냈다.

사진 고근수 보은군배드민턴협회장

보은군이 전국규모의 배드민턴대회를 처음 치른 건 아니다. 보은군은 2007년 1800여 명이 참가한 전국가족축제배드민턴대회를 치른 적 있다. 정환기 보은군체육회장이 당시 보은군연합회장을 역임할 때였다. 정 회장은 그런 경험이 있기에 이번 봄철종별리그전 유치에 더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대회를 한번 치르면 개최지에서 많은 인력이 동원된다. 선수 관리와 경기 진행은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맡지만, 이들이 대회를 무사히 치를 수 있게 뒤치다꺼리를 하는 건 해당 지자체의 몫이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19 때문에 방역까지 신경 써야 하기에 개최지의 손길이 더 필요해졌다.

하지만 고근수 보은군협회장을 비롯한 임원 그리고 동호인들은 늘 웃는 얼굴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회가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마다치 않았다. 코로나 19로 배드민턴을 마음껏 즐길 수 없는 상황이지만, 생각만 해도 즐겁고 신나는 배드민턴대회가 보은군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작지만 큰 꿈을 꾸고 있는 보은의 배드민턴

보은군은 코로나 19 상황에도 배드민턴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단계에서는 어쩔 수 없이 체육관을 닫아 자체 행사를 하지 못했다. 상황이 개선되면 정일품클럽이 사용하고 있는 보은체육관을 오픈해 학교체육관이라 사용을 못 하는 보은클럽 회원들까지 함께 운동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뿐만 아니라 작년에 대한체육회가 주최하는 생활체육 동호인리그의 공모에 선정돼 코로나 19가 좀 완화됐을 때 리그전을 가졌다. 일주일에 한 번씩 2개월 동안 리그전을 가져야 하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기간을 축소해 치르긴 했지만, 동호인들의 만족도는 최고였다.

“동호인도 적고 그래서 늘 예산이 부족하다. 계획을 세워도 예산 때문에 못 하는 부분이 많았다. 사실 이런 공모전은 군 단위나 규모가 적은 지역은 소외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지역을 선정해 줘서 고마웠다. 지원금이 나와서 제약 없이 풍족하게 행사를 치를 수 있었고, 코로나 19로 힘든 상황에서 회원들 간 화합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어서 협회장으로서 뿌듯했다.”

고근수 협회장은 작년에 취임하고 코로나 19 때문에 자체 행사를 모두 취소하는 상황이었는데 뜻밖의 행사를 치르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 봄철종별리그전을 치를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원동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근수 협회장은 “보은에서 처음으로 선수권대회를 유치해 동호인들이 힘든 점은 있지만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군 관계자들이 전국대회를 어떻게 유치했냐고 묻기도 한다. 유치하는 과정에 힘든 점도 있었지만 잘 마무리돼서 기분 좋다”며 대회 기간 내내 체육관을 지켜준 보은군 배드민턴 동호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봄철종별리그전 숨은 일꾼 3인방

사진 고근수 보은군배드민턴협회장

봄철종별리그전을 개최하고 뒤에서 묵묵히 대회 진행을 도운 보은군 배드민턴 동호인 3인방을 만났다. 먼저 고근수 협회장은 17년 전에 먼저 시작한 아내 때문에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 아내 덕에 협회장에 첫 선수들 대회까지 유치하는 행운이 찾아온 것.

술을 좋아하는 고근수 협회장에게 배드민턴은 더없이 좋은 운동이었다. 인원이 많다 보니 술친구가 많이 생기는 것도 그렇고, 운동으로 건강관리가 되니 술을 마셔도 바로 회복될 정도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쉬움이라면 역시 인원이 적다는 것 정도다.

“인원이 적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오히려 가족적인 분위기다. 지역이 좁다 보니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선후배 관계라 회원들 우애도 좋다.”

보은군 전체 배드민턴 동호인은 200여 명으로 적지만 똘똘 뭉쳐 화합하며 큰 꿈을 꾸고 있다. 이는 바로 자체적으로 전국오픈생활체육 배드민턴대회를 개최하는 것. 그동안은 체육관 여건이 안돼 꿈도 못 꾸었는데, 2019년 9월 결초보은체육관이 완공되면서 보은국민체육센터랑 2개 체육관을 활용하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가을이면 대추축제를 10일 정도 한다. 이 기간에 오면 먹을 것도, 볼 것도 많다. 프로그램이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다. 대추를 수확하는 시기라 그즈음에 맞춰 전국대회를 할 계획이다. 작년에 시작하려다 코로나 때문에 못 했다.”

첫 자체 전국대회 개최라는 역사까지 새롭게 쓸 기회를 맞은 고근수 협회장. 이 모든 게 자신의 임기 내에 이뤄지는 행운이 올 줄 몰랐다며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아내 때문에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기 때문이다.

사진 황희원(왼쪽)과 이차원 보은군 배드민턴 동호인

대회 기간 내내 궂은일을 마다치 않은 황희원 동호인이 고근수 협회장의 아내다. 황희원 동호인도 훗날 협회장도 하고, 전국대회를 유치하고, 개최도 하는 호사를 누릴 거라는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어 남편을 끌어들인 건 아니었다.

“나 혼자 칠 때는 신랑이 싫어했다. 맨날 나가서 안 들어오니까 싫어해서 당신도 쳐 보라 하고 신랑을 끌어들였다. 그렇게 시작했는데 신랑이 더 안 들어오더라.”

좋은 배드민턴을 남편 눈치 보며 하기 싫어 권유했다는 황희원 동호인은 아이들만 키우다 엄마들하고 운동해야겠다 싶어 40여 명이 여성강좌로 처음 라켓을 잡았다. 무엇보다 재미있고, 특히 여자들에게 더 좋은 운동이라는 게 황희원 동호인의 설명이다. 

당시 40여 명이 시작해 지금까지 살아남은 건 5, 6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중 한 명이 황희원 동호인의 단짝인 이차원 동호인이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파트너를 할 정도로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이차원 동호인 역시 찰떡궁합답게 이번 봄철종별리그전 내내 체육관을 지켰다.

“오래 하다 보니 삶의 일부가 됐다. 생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좋으니까 그러겠죠. 하다 보니 봉사도 하게 되고 그러면서 더 애정도 생기더라. 한창 빠져 있을 때는 배드민턴 빼면 뭐 있냐? 아무것도 안 남는다고 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우승도 많이 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흐르니 이제는 즐기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는 이차원 동호인. 승패에 관한 욕심이 사라지고 여유가 생긴 것도 있지만, 이 좋은 운동을 몸 관리 잘해 오래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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