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능곡중학교 배드민턴부는 2012년에 창단돼 벌써 전국대회를 제패하는 등 짧은 역사에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왔다. 학창 시절 전국을 제패했던 지도자를 새롭게 영입하고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가기 위해 5명이 똘똘 뭉쳐 파이팅을 외치며 한겨울 추위를 물리치고 있는 시흥능곡중학교 선수들을 만났다.

선수들의 의욕과 지도자의 열정으로 비상(飛上)을 꿈꾸는 시흥능곡중학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시흥능곡중학교 배드민턴 선수단

창단 3년 만에 전국 제패로 학교의 명성을 알린 배드민턴

경기도 시흥능곡중학교는 2008년 학년별 1개 학급으로 개교해 2010년에는 1학년이 7개 학급으로 늘었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며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혜로운 생각, 이상을 향한 열정, 비상하는 꿈을 키우자’라는 교훈을 바탕으로 행복하고 건강한 학교를 지향하고 있다.

개교 5년 만인 2012년에는 학생선수 육성과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여자 배드민턴부를 창단했다. 남녀공학이지만, 초·중·고와 시흥시청 실업팀 연계를 위해 여자 배드민턴부를 창단했다. 학교 홈페이지 메인에 첫 전국대회 단체전 우승 사진이 걸려 있을 정도로 배드민턴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개교 7년 만에 시흥능곡중학교 이름을 전국에 알린 게 바로 배드민턴부이기 때문이다.

시흥능곡중학교 배드민턴부는 2012년 창단하고 2013년부터 꾸준히 성적을 거뒀다. 특히 시흥능곡중학교가 배출한 국가대표 선수인 이유림(삼성생명)이 활동하던 시기에는 전국 최강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2013년 이유림이 국제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시흥능곡중학교 입상 성적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2014년에는 소년체육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으며, 이유림이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여자복식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5년에도 봄철종별과 여름철종별 단체전 2위에 오르더니, 학교대항전에서 창단 3년 만에 전국대회 첫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2019년 다시 소년체육대회 단체전 3위에 오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더니, 2020년에는 코로나 19 때문에 2개 대회밖에 치르지 못했는데 연맹회장기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3위에 오르며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진말초등학교 6학년 선수들이 올라와야 하는데 도중에 빠져나가는 바람에 신입생 없이 2학년을 주축으로 5명만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5명이 오히려 똘똘 뭉쳐 그동안 선배들이 일궈놓은 성적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로 한겨울을 구슬땀으로 이겨내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부임한 이별님 감독과 최혜인 코치의 열정까지 가세하면서 한번 해보자는 의욕이 넘치는 만큼 2021년 시흥능곡중학교의 비상(飛上)이 기대된다.

배드민턴으로 하나 되는 시흥

시흥시는 진말초등학교부터 시흥능곡중학교와 장곡고등학교 그리고 시흥시청 실업팀까지 배드민턴부를 갖추고 있다. 단계별로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다 보니 시흥시가 배드민턴으로 하나 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체육 단체가 통합되면서 시흥시배드민턴협회의 위상이 높아졌다. 엘리트 선수들과 27개 클럽 2600여 명의 동호인이 소속된 시흥시협회가 4년 동안 공들여 추진해 온 배드민턴전용체육관 공사가 시작돼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완공된다. 이 전용체육관이 완공되면 초·중·고 선수들과 시흥시청팀 선수들이 함께 훈련할 수 있게 된다. 초·중·고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학교 지도자를 시흥시체육회에서 파견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훈련을 못 하면서 코치들의 지위가 흔들리는 상황에 협회에서 나서 엘리트체육 활성화를 위해 지도자들을 시흥시체육회 소속으로 영입했다. 또 시흥능곡중학교에는 정식으로 2명의 지도자를 발령하도록 배려했다. 시흥시 전 종목에서 처음이다. 

그만큼 중학교 시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서 기본기를 배워오면 중학교에서는 본격적으로 심화 된 기술을 가르치는 시기다. 고등학교에 가 꽃을 피우고 우리나라를 빛낼 배드민턴 선수로 성장할 밑거름이 되는 게 중학교 시절이다. 또 앞으로 배드민턴 전문선수로 활약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시기도 중학교이기에 2명의 지도자를 파견해 더욱 세심하게 지도하고 있다. 

여기에 시흥시에서 용품은 물론이고 우수한 지도자 영입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시와 체육회, 학교 그리고 배드민턴협회가 훌륭한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나서고 있는 곳이 바로 시흥시다.

사진 시흥능곡중학교 이별님 감독

이별님 감독

이별님 감독이 부임한 지 이제 3개월 남짓이다. 시흥시청에서 4년 동안 선수 생활을 했고, 작년에 플레잉 코치로 활약하다 이득춘 감독의 추천으로 시흥능곡중학교 감독으로 첫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다.

“부담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그렇다. 선수로 뛸 때랑 가르치는 거는 다르다는 걸 깨닫고 있다. 선수 때는 그냥 하면 됐는데 가르치는 거는 내가 이해를 해야 가르칠 수 있으니까 할 게 많더라. 선수로는 베테랑이었지만, 지도자로는 이제 초보이니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나도 배우고 함께 성장하게 될 거 같다.”

이별님 감독은 초보 지도자라 아이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걱정도 많다. 하지만 시흥시청의 이득춘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도 역임했지만, 오랫동안 주니어대표 감독을 역임한 노하우를 갖고 있기에 한편으로는 든든하다.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를 물려받을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별님 감독은 창단과 함께 돌풍을 일으켰던 울산 범서고등학교 창단 멤버다. 이후 포천시청에서 6년, 시흥시청에서 4년 동안 선수로 활약했다. 준비도 없이 선수에서 지도자로 인생 2막을 시작했지만, 새롭게 영입한 오랜 친구인 최혜인 코치와 함께 학창 시절 일으켰던 돌풍 못지않은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아직 개별적인 면담을 못 해 애들이랑 친해지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는 이별님 감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기본기다. 체력 훈련을 바탕으로 기본기에 충실 하자는 게 훈련의 주된 방향이다. 선수가 5명뿐이라 모두 단식과 복식을 전천후로 뛰어야 하는 상황인데 초등학교에서 단식 위주로 훈련하다 복식을 하려니 헷갈려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별님 코치는 실업팀에서 주로 복식 선수로 활약한 최혜인 코치를 영입했다.

“아이들이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 운동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먼저 예의를 아는 선수들이 되면 좋겠다. 사춘기도 있고 해서 한명 한명 마음을 잘 읽어 눈높이에 맞는 친구 같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

이별님 감독은 아직 중학교 대회에 나가본 적이 없어 전체적으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안 돼 올해 목표를 잡기 애매하다면서도 꼭 성적을 내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열심히 하는 만큼 따라주는 아이들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 시흥능곡중학교 최혜인 코치

최혜인 코치

최혜인 코치는 작년까지 인천국제공항 주전 선수로 활약하다 올해 1월 1일 시흥능곡중학교 코치로 부임했다. 여전히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있는 기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에도 과감하게 은퇴했다. 오랜 친구인 이별님 감독의 제의도 있었고, 선수 생활 그만하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할 때가 지금인 거 같아서 과감하게 인생 2막을 열어젖혔다.

최혜인 코치는 학창 시절 범서중학교와 범서고등학교 돌풍의 핵이었다. 이별님 감독과 함께 많은 우승을 일궈내고 대교눈높이와 인천국제공항에서 10년 동안 실업 선수로 활약했다.

“이별님 감독이나 나나 지도자로는 둘 다 초보라 사실 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보다 잘 맞고 너무 좋다. 자기 전에 내일은 아이들에게 어떤 운동시킬지 생각할 정도로 열정도 있고 재미있다.”

이제 20일 남짓 아이들과 훈련했는데 서로 신뢰가 조금씩 쌓이고 있어 금방 친해질 거 같다는 최혜인 코치는 성실함을 강조한다. 성실함이 기본 바탕이 돼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고, 하루하루 열심히 하다 보면 그게 쌓여 나중에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도나 예의, 성실함이 첫 번째다. 나도 그랬고 내 주변을 봤을 때 그걸 가지고 있는 선수들은 성공한다. 가능성은 다 무한하니까 열심히 하면 좋겠다.”

의욕적으로 출발은 했지만 다른 중학교 선수들이 얼마나 하는 줄 몰라 난감하긴 최혜인 코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일단 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행히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 알려주고 싶은 게 점점 늘고 있다. 선수는 물론 지도자 역시 목표는 늘 1등이라는 최혜인 코치는 오마이플레이를 통해 선수들의 지난 경기를 보고 있다.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이겼고, 졌는지 보고 있다. 졌던 선수들에게는 이기게 해주고 싶다. 그러면 상위권으로 가지 않겠나 생각한다. 지금은 나 혼자 보면서 분석하고 있는데, 나중에 대회 앞두고는 선수들과 함께 보면서 돌파구를 찾을 생각이다.”

일방적인 주입보다는 선수들과 소통하며 함께 문제점을 해결할 때 아이들 스스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많은 조언을 들었다는 최혜인 코치는 “내가 과거에 어떻게 했다는 거는 다 없애고 아이들의 의사가 돼준다는 마음으로 개개인에 처방을 내린다고 생각하면 재미있을 거다”라고 했던 말이 가장 가슴에 와닿았다. 자기의 화려한 경력보다 현재 아이들의 상황과 실력을 보고 거기에 맞는 지도를 해야 한다는 걸 일깨워줬기 때문이다.

최혜인 코치는 아직 초보 지도자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가능성과 자신의 열정을 잘 엮어 기량을 향상하고 상위권 도약을 꼭 일궈내 보이겠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주요 성적>

2020년  2020 한국중·고배드민턴연맹 회장기 전국학생선수권대회 여자중학부 단체3위 
2019년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여자중학부 단체3위 
2015년  2015 전국가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중·고) 여자중학부 단체2위 
2015년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2015 화순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중학부 단체1위 
2015년  제58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중학부 단체2위 
2015년  2015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초·중·고) 여자중학부 단체2위 
2014년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2014 화순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중학부 단체2위 
2014년  제4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여자중학부 단체2위

<이 기사는 배드민턴 매거진 2021년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더페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