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이배드민턴칼럽] 공정한 국가대표 선발을 바라는 국민청원을 바라보는 시선
[환이배드민턴칼럽] 공정한 국가대표 선발을 바라는 국민청원을 바라보는 시선
  • 류환 기자
  • 승인 2021.02.25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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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경은,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정경은, 배드민턴 뉴스 DB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고 힘차게 출발하려는 찰나에 암초가 나타났는데요. 2021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 결과에 여자복식 정경은(김천시청)이 청와대의 국민청원에 억울함을 호소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정경은은 여자복식 세계랭킹 10위였고,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국내대회에서 여자복식을 석권하는 등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는데요. 선발전에서는 무작위로 파트너를 구성해 70% 정도의 승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세계랭킹 상위 선수들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거둔 성적이라 좀 아쉽기는 한데요. 파트너에 따라 달라지는 상황이니 그 점은 고려해야겠죠?

세계랭킹 4위 이소희-신승찬(인천국제공항) 조와 6위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조, 랭킹 9위 장예나(김천시청)-김혜린(인천국제공항) 조는 국가대표에 자동선발돼 태국 시리즈에 출전하고 랭킹 10위인 정경은(김천시청)-백하나(MG새마을금고) 조만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때부터 좀 의아하긴 했었는데요. 결국, 이런 사달이 벌어지고 말았네요.

정경은은 선발전 심사가 공정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는데요. 당연히 그런 의혹을 재기할만하더라고요. 가장 큰 문제는 선발전 심사위원 구성인데요. A팀 선수가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했는데 A팀 지도자가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고 하네요. 아무리 냉정하게 판단한다고 해도 팔은 안으로 굽지 않겠습니까? 'KBS 트롯 전국체전'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소속팀 심사위원은 빼고 평가를 하던데 말이죠.

사실 그동안 성적순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단식과 달리 복식은 성적(50%)과 심사위원 평가 점수(50%)를 합해 선발하기에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근본적으로 선발전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정경은의 하소연이 일리가 있어 보이네요.

이번에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불구하고 복식 심사에 대한 기준과 점수를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요. 타 언론에서 평가 결과를 입수해 공개한 걸 보면 국가대표에 선발된 선수와 탈락한 선수들의 심사위원 평가 점수가 극과 극을 달렸더군요. 그렇다면 성적 또한 극과 극을 달렸어야 할 텐데 그만그만하더라고요. 국가대표 선발전 평가에서 경기력 외에 인성이나 도덕성, 외모 이런 것도 판단한 걸까요?

정경은이 고참으로 선수촌에서 후배들의 모범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훈련 분위기를 흐렸다는 말도 들리고, 올림픽 출전이 어려워진 마당에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는 말도 들리더군요. 그럴 거라면 처음부터 정경은을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못 뛰게 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번 정경은의 국민청원 사태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좀 다르더군요. 일반인과 동호인들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인데, 선수 출신들은 그럴 수도 있다는 반응이더라고요. 나 때는 더 했다는 얘기까지 덧붙이면서 말이죠. 내부의 역학관계나 그동안 흘러온 전통이나 관습을 함께 고려한다고 할까요.

어쩌면 체육 단체의 비리나 폭력 문제가 쉽게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지 않나 싶더군요. 외부에서 보기에는 큰 문제일지 모르지만, 그들 내부에서는 그동안 그렇게 흘러왔기에 큰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거죠. 하지만 세상은 물론이고 후배들도 바뀌고 있으니 선배들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신임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도 선거 공약으로 투명한 국가대표 선발을 내걸었고, 회장으로 출발도 하기 전에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국가대표 선발에 관해 “공정하고 선진화된 운영방식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도 정경은이 국가대표로 다시 복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네요.

현재 스포츠 윤리센터에서 2021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에 관해 조사하는 모양인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을까요?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람도 2만 명이 채 안 되니 정경은의 국민청원은 유야무야 마무리될 공산이 큰데요. 부디 공정한 국가대표 선발전 시스템을 만드는 초석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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