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바꾼 배드민턴①] 코로나 19 이후 알 수 없는 배드민턴 생태계
[코로나 19가 바꾼 배드민턴③] 최고의 스타 린단을 비롯한 선수들 줄줄이 은퇴
[코로나 19가 바꾼 배드민턴④] 용품업체, 대리점, 코치 등 관련 업계 도산 위기
[코로나 19가 바꾼 배드민턴⑤] 사라진 대회, 작은 이벤트 경기가 돌파구 될까?

[코로나 19가 바꾼 배드민턴②] 전국적으로 개인체육관 우후죽순 생겨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화성 테크니스트배드민턴센터 오픈 전단, 화성 테크니스트배드민턴센터 SNS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19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 산업 대부분을 마비시키다시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1월부터 확진자가 발생하더니 신천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공공시설은 물론 일부 개인 영업장까지 폐쇄하는 상황이다. 이미 운동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운동하고 싶어도 체육관이 없어 운동을 못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초기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체육관이 문을 닫자 메뚜기처럼 인접 지역 체육관을 옮겨 다니기도 했다. 배드민턴은 멀리 여행 가서도 그곳의 클럽을 찾아가 운동하는 게 보편적인 일이라 자연스러웠다. 다른 운동과 달리 중독성이 강해 매일 체육관을 찾는 게 습관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가 때인지라 좀 얌체 같지만 다른 지역 주민은 이용을 못 하게 하는 등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그러다 공공시설 폐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배드민턴 동호인들은 갈 길을 잃었다. 그동안 클럽 대부분이 공공체육시설과 학교체육관을 이용하다 보니 개인이 운영하는 배드민턴체육관은 지역별로 한두 개 있는 정도가 다였다. 초창기 개인 배드민턴체육관을 운영하다 빚만 떠안은 경우가 많았기에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이때만 해도 학교체육관이나 공공체육관과 경쟁해야 하기에 2층 구조에 최대한 많은 코트를 만들다 보니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겨우 현상유지나 하던 배드민턴 개인체육관들은 코로나 19 상황이 오면서 몰려드는 동호인들로 인해 예약제로 운영해야 할 정도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다. 수도권에서는 유일하다시피 했던 스포넷 스마트베뉴 배드민턴전용체육관을 운영하는 김대수 ㈜글로벌스포츠교육교육원 이사장은 지난 3월 인터뷰에서 “코로나 19로 체육관 대부분이 문을 닫으면서 진가를 발휘했다. 서울은 물론이고 아래로 충청권에서도 끼리끼리 배드민턴을 즐기기 위해 찾고 있기 때문이다”며 코로나 19로 체육관을 찾는 사람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야외에서 배드민턴을 했던 경험이 있는 동호인들은 예전에 이용했던 산속의 야외코트를 다시 찾기도 했다. 하지만 동호인 대부분은 갈 곳이 없어 배드민턴에 목말라했다. 이 지점을 파고들어 하나둘 개인 배드민턴체육관이 오픈하기 시작했다. 오픈하기도 전에 소문이나 문의 전화가 오는 등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이면 몇 개씩 개인 배드민턴체육관이 문을 열었다. 지금도 SNS에 체육관 오픈을 알리는 홍보용 안내가 줄을 잇고 있다.

사진 하남실내배드민턴장 내부, 배드민턴 뉴스 DB

2개 코트부터 5개 코트까지 체육관의 형태는 각양각색이다. 급하게 오픈하느라 시멘트 바닥에 코트 매트만 깔기도 하고, 밑에 나무 마루를 하고 그 위에 코트 매트를 깔기도 하는 등 시설의 품질도 각기 달랐다. 하지만 배드민턴체육관 오픈만 하면 예약이 줄을 이었다. 수도권에서 불이 붙은 개인 배드민턴체육관 개관은 곧 전국으로 확대됐다. 서브코리아 조인관 대표는 “현재까지 200개 가까운 배드민턴체육관이 오픈했지만, 배드민턴 동호인의 수요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금도 오픈을 준비로 건설 중인 체육관이 많아 얼마나 더 많은 체육관이 생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개인 배드민턴체육관은 그야말로 코로나 19시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풍속도다.

코로나 19로 갑자기 일자리를 잃은 코치, 대리점주 그리고 용품 업체에서 살기 위해 개인 배드민턴체육관을 건립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 19 이후다. 과연 코로나 19가 종식되면 우후죽순 생겨난 개인 배드민턴체육관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반응은 다양하다. 학교체육관과 공공체육관보다 이용료가 비싼 개인 배드민턴체육관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을 거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충북 청주시에서 이동섭 배드민턴체육관을 10여 년째 운영하는 이동섭 대표는 “후배들이 체육관 오픈 관련해서 물어보는데 신중 하라고 얘기한다. 코로나 19가 끝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 가능한 월세를 적게 부담하는 쪽으로 생각해 보라고 한다. 수도권은 모르겠지만, 지방은 공공체육관만 오픈해도 개인체육관은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라며 지역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종식하기 전에 개인 배드민턴체육관 문화가 자리 잡으면 앞으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는 쪽도 있다. 9월 14일 하남실내배드민턴장을 오픈한 월드스포츠 김정식 대표는 “이렇게 만들어진 개인 배드민턴체육관이 많이 활성화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또 다른 바이러스가 생겼을 때 올스톱 하는 상황이 오지 않는다. 최근에 소모임이 활성화되는데 개인 배드민턴체육관을 많이 찾고 있다. 앞으로 개인 배드민턴체육관이 정착되리라 보고, 많이 생기면 경쟁력이 붙어서 시설은 더욱 좋아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쨌든 코로나 19가 끝나더라도 학교체육관과 공공체육관 이용이 대세이겠지만, 더욱 다양한 시설이용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너무 공공시설에만 의존하다 보니 한 번에 배드민턴 생태계가 위협받는 상황까지 오게 됐기 때문이다. 공공시설을 이용하면서도 야외코트나 개인 배드민턴장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더페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