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때문에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 전국봄철종별리그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020년을 화려하게 시작한 경기도 광명시의 하안중학교. 30년 역사를 향해가는 전통의 배드민턴학교답게 신백철과 김기정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출한 하안중학교 배드민턴팀을 소개한다.

5년 만의 전국대회 우승으로 배드민턴 명문을 재확인한 하안중학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하안중학교 배드민턴부, 배드민턴 뉴스 DB

25년 동안 꾸준한 성적을 유지한 배드민턴 명문 학교

1993년 개교한 하안중학교는 1996년에 봄철종별배드민턴대회에서 단체전 3위에 입상하며 배드민턴팀의 존재를 전국에 알렸다. 이후 1999년까지 3년 연속 봄철종별 단체전 3위에 오르더니 학교 개교 10주년을 자축하기라도 하듯 2003년에 마침내 전국대회 정상에 오른다. 그뿐만 아니라 학교대항전과 가을철종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003년 2관왕을 차지했다. 그러더니 2005년까지 3년 연속 단체전 정상에 오르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이때가 국가대표로 활약한 김기정, 신백철, 이동근이 활동하던 시기다.

배드민턴 명문 학교로 이름을 널리 알린 것도 이때부터다. 하지만 이후 2006년부터 2014년까지는 입상은 하지만 단체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다 2015년에 처음으로 봄철종별리그전 우승을 차지하더니, 여름철종별과 가을철종별까지 싹쓸이하며 단체전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마치 그동안 참아왔던 우승을 한꺼번에 이뤄내기라도 하듯 2015년 열린 종별대회를 모두 석권한 것이다.

하지만 2017년부터 3년 동안은 단체전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개인전에서만 입상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 19 때문에 대회는 하염없이 연기됐고, 훈련조차도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열린 봄철종별리그전에서 다시 우승을 차지한다. 3학년이 세 명밖에 없어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거라 예상했는데 시즌 첫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하며 배드민턴 명문 하안중학교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사진 하안중학교 양성배 교감,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하안중학교 양성배 교감, 배드민턴 뉴스 DB

양성배 교감 

양성배 교감은 “하안중학교는 72명의 교직원이 학생 800여 명과 함께 미래의 꿈 실현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행복하고 즐거운 학교 안에서 꿈을 찾아가는 비전을 세우고, 역량 있는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탐구하고 있다. 바른 인성 위에서 존중과 배려를 통해 더불어 꿈을 찾아가는 학교”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성교육에 방점을 두고 교직원은 물론 학부모, 학생이 지역사회와 연계해 열심히 노력해 2020년부터 혁신학교가 돼 학생들이 행복하고 선생들이 자신감을 느끼고 근무하는 학교가 하안중학교다.

그 안에서 배드민턴부는 25년 동안 꾸준한 성적을 통해 하안중학교의 역량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코로나 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2020년 첫 대회 우승으로 5년 만에 전국대회를 제패함으로써 다시 한번 하안중학교의 위상을 드높였다.

“코로나 19 때문에 운동도 많이 못 했는데 첫 대회에서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발휘해서 우승해 학교의 경사였다. 나름 배드민턴에 전통 있는 학교다. 지역에서 특기 하나씩 육성하고 있는데 우리 학교는 처음부터 배드민턴을 하고 있다. 배드민턴 하고 싶은 애들이 와서 자기 특성을 발휘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서 성장하면 좋겠다.”

양성배 교감은 특히 김민자 교장 선생이 배드민턴부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승을 일궈낸 선수단에 금일봉을 전달했을 뿐만 아니라 마지막 결승전은 교무실에서 선생들이 함께 응원도 했다. 또 배드민턴 선수가 있는 각 교실에서는 칠판에 하트를 그리고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등 배드민턴부가 일궈낸 성과에 모두 함께 축하했다. 양서배 교감은 마지막으로 부상 없이 운동하고 열심히 공부도 하는 선수들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 하안중학교 강선미 감독,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하안중학교 강선미 감독, 배드민턴 뉴스 DB

강선미 감독

강선미 감독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배드민턴이 좋아 감독을 자처하다시피 했는데 지난 3년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 마침내 첫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결승전 마지막 5단식 할 때 아이들하고 다 같이 손잡고 있다 우승이 확정됐을 때 환호성을 쳤다. 끝날 때까지 우승을 장담할 수 없어서 정말 짜릿했다.”

우승 순간의 그 감정과 여운이 여전히 잊히지 않는다는 강선미 감독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동안 선수들이 훈련한 것만큼만 보여준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강선미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느낀 첫 느낌이 감사함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묵묵히 따라준 선수들과 부모들, 학교 관리자들, 선수들을 지도한 코치, 그리고 아직 어린아이를 맡아준 남편까지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는 것. 우승이 선수들과 지도자의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코로나 19 때문에 훈련조차 쉽지 않았다. 각자 개인 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송성진 코치가 연락하면서 관리해줬다. 학년별로 등교하니까 한 학년씩만 나와서 운동했다. 그래서 다 같이 운동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교장 선생님께 졸랐다. 다행히 코로나 19도 줄어드는 추세여서 매뉴얼 대로 지켜서 하는 조건으로 같이 훈련할 수 있었다.”

강선미 감독은 대학교 동아리에서부터 배드민턴을 해왔기에 배드민턴에 대한 애착이 많았다. 그래서 업무가 많음에도 배드민턴부 감독을 자처했다. 체육부장하고 감독을 동시에 맡다 보니 업무 부담이 많았지만, 선수들이 이뻐서 포기할 수 없었다. 특히 대회 출전과 직접 연결되기에 매일 아이들의 수행평가를 체크하는 건 빼먹을 수 없는 일과다. 체크해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알려주고, 담당 선생을 찾아가 기간이 남았는지 알아봐 다시 제출하게 한다. 한 과목만 최저 학력이어도 대회에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 컨디션이 안 좋거나, 대회 나가서 성적이 안 좋은 경우 한 명씩 따라 만나 용기를 불어넣는 것도 강선미 감독의 몫이다.

당장 우승하는 것도 좋지만, 나중에 훌륭한 선수로 성장해주면 더 바랄 게 없다는 강선미 감독은 “중학생이니 지금 잘하는 거에 안주하지 말고, 또 지금 못한다고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 많은 미래가 남았으니 지금의 결과만 보지 말고 최선을 다해주면 좋겠다. 제일 중요한 거는 상대가 있어야 자기 실력을 키울 수 있으니까 친구들한테 고마워할 줄 알면서, 감사할 줄 알면서 자기를 키워가면 좋겠다”라며 인성을 갖춘 선수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 하안중학교 송성진 코치,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하안중학교 송성진 코치, 배드민턴 뉴스 DB

송성진 코치

올해로 4년째 하안중학교를 맡은 송성진 코치는 첫 성적이 우승이어서 기분이 배로 좋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만큼 간절히 우승을 기다렸다는 얘기다.

“아이들에게 작년 12월부터 올해 목표는 우승이라고 얘기했다. 솔직히 2학년이 둘이나 있어 상대의 3학년에 밀리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는데 대회 가기 전부터 왠지 자신이 있었다. 애들 믿고 했는데 알아서 잘해줬다. 대진표 보고 첫 상대인 완주중학교가 어려울 거로 생각했는데 첫 경기에서 쉽게 풀어내면서 그 기운이 죽 이어져 우승까지 한 거 같다. 코로나 19 때문에 체육관 사용 못 할 때 밖에서 달리기라도 꾸준히 했고, 학교에서 배려를 많이 해준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2학년이 두 명이나 있어 어려울 거로 생각했는데 그게 오히려 부담 없이 경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는 게 송성진 코치의 설명이다. 물론 부담 없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송 코치의 지도 아래 꾸준히 이어온 훈련과 이를 통해 터득한 자신감이 이번 우승을 일궈낸 원동력이리라.

송성진 코치는 올해로 4년째 하안중학교 코치를 역임하고 있다. 화순실업고등학교와 한국체육대학교를 거쳐 군대에 다녀온 후 동호인 레슨을 하다 연서초등학교에서 1년 아이들을 지도하고 2017년부터 하안중학교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그동안 개인전에서는 좋은 성적이 나왔지만, 단체전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이 없었기에 이번 우승은 아이들이 송성진 코치에게 준 큰 선물이었다.

특히 송성진 코치는 강선미 감독과 초등학교 때 자신을 지도해준 최용호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저는 지도하는 입장이라 아이들을 혼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강선미 감독님이 의기소침한 아이들을 달래주기도 하고 저보다 아이들을 더 생각해 주시는 게 너무 좋다. 너무 많은 도움을 주셔서 든든하고 고맙다. 강선미 감독님이 계셔서 더 똘똘 뭉쳐서 이번에도 우승까지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최용호 감독님은 초등학교 때 저를 가르쳐주셨는데 작년 겨울에 술을 마시면서 코치는 늘 우승을 생각하면서 준비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더라. 비록 전국 꼴찌 팀이라도 우승을 목표로 준비해야 3등이라도 하지 않겠냐고 하시는데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거 같았다. 솔직히 그전까지는 아이들 실력이 안 좋으면 올해 목표는 8강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지난겨울부터 학부모님이나 아이들 앞에서 우리 목표는 우승이라고 얘기했는데 그게 진짜 이뤄졌다.”

이번 우승을 통해 송성진 코치 역시 지도자로서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됐던 셈이다.

기본적으로 코트에서 계속 뛰는 게 돼야 하기에 체력훈련에 강점을 두는 송성진 코치는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게임을 하고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업 선수라면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하겠지만, 아직 배우는 학생이기에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강조하는 것이다. 그 과정이 쌓여 결국 그 선수의 배드민턴 인생의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송 코치는 개성이 다른 아이들에게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전수하는 게 쉽지 않지만, 때로는 혼내면서 또 때로는 달래가며 지도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항상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고 열심히 하면서 이기고 지고에 상처받지 말고, 코트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이면 좋겠다. 앞으로 남은 대회도 좋은 성적 거두면 좋고, 아이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 내는 선수로 성장해주면 좋겠다.” 

사진 하안중학교 배드민턴부 3학년 김선우-박선호-윤선우(왼쪽부터),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하안중학교 배드민턴부 2학년 박윤성-이종민-이선진(왼쪽부터),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하안중학교 배드민턴부 2학년 박윤성-이종민-이선진(왼쪽부터),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하안중학교 배드민턴부 1학년 이산-이유찬-이형우(왼쪽부터),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하안중학교 배드민턴부 1학년 이산-이유찬-이형우(왼쪽부터), 배드민턴 뉴스 DB

<입상 성적>

- 제58회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중고 남자중학부 단체1위
- 2019 한국중고배드민턴연맹 회장기 전국학생선수권대회 남자중학부 단식(1학년)2위
- 2019 한국중고배드민턴연맹 회장기 전국학생선수권대회 남자중학부 복식(1학년)2위
-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2017 화순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중학부 단식3위
-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2016 화순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중학부 단체2위
- 제59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중학부 복식1위
- 2015 요넥스 코리아주니어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U15)1위
- 2015 전국가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중·고) 남자중학부 단체1위
-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2015 화순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중학부 단체2위
- 제58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중학부 단체1위
- 2015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초·중·고) 남자중학부 단체1위

<이 기사는 배드민턴 매거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더페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