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씩 들르는 참새 방앗간을 꿈꾸는 이영배 영민턴체육관 대표
누구나 한 번씩 들르는 참새 방앗간을 꿈꾸는 이영배 영민턴체육관 대표
  • 김용필 기자
  • 승인 2020.08.25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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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까이 동호인을 지도하다 코로나 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배드민턴체육관을 오픈한 이영배 영민턴체육관 대표.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그이기에 벌써 배드민턴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강동, 송파, 하남의 배드민턴쟁이들의 아지트 영민턴체육관을 찾았다.
사진 이영배 영민턴체육관 대표
사진 이영배 영민턴체육관 대표

코로나 19 때문에 얻은 강제휴식에서 찾은 돌파구

경기도 하남시 감북동에 자리 잡은 영민턴체육관의 이영배 대표는 서울시 강동구 일자산 제1체육관에서 말 그대로 착실히 배드민턴 대리점을 운영하며 동호인을 지도하고 있었다. 그러다 코로나 19사태가 발생하면서 모든 공공시설 폐쇄에 따라 강제휴식에 들어갔다. 강제휴식이었지만 곧 좋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배드민턴 때문에 못 한 여가를 즐겼다. 아내와 못한 여행도 하고, 자녀들 이랑도 함께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 19 때문에 함께 사는 네 가족이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즐기며 여유를 즐겼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생각보다 길어졌고, 슬슬 불안을 느끼고 있을 때 체육관이 다시 문을 열었다.

“코로나 19가 줄어드니까 공공체육관이 개방되면서 다시 샵도 열고 레슨도 시작했다. 강제휴식이었지만, 모처럼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직 학교체육관이 안 열려 동호인이 많이 몰려 샵 매출도 괜찮았는데 6월 되면서 다시 체육관이 폐쇄됐다. 그때 아, 이게 쉽게 끝나지 않겠구나! 또 열어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언제 닫힐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길어진다고 생각하니 생계도 걱정해야 하고 해서 체육관을 생각하게 됐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19 확산 때문에 두 번째로 체육관이 닫히면서 이영배 대표도 본격적으로 개인체육관 오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40년 넘게 해온 배드민턴이기에 언젠가는 배드민턴체육관을 하나 건립한다는 꿈도 있었다. 물론 그 꿈에 부합하는 체육관은 아니지만, 삶의 터전을 마련해야 했기에 서둘렀다. 그리고 7월 중순 마침내 영민턴체육관이 오픈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이영배 대표의 또 따른 삶이 시작된 것이다.

사진 이영배 영민턴체육관 대표
사진 이영배 영민턴체육관 대표

장점은 지리적 여건, 코트 매트, 주차 그리고 이영배

영민턴체육관을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다. 골목을 돌고 돌아 일방통행 길을 지나서야 체육관을 만날 수 있다. 급하게 오픈한지라 외관도 아직 체육관 모습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 하지만 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치 새로운 세상이 열린 듯 환하게 반긴다. 그리고 오픈 일주일밖에 안됐는데도 오전 11시 체육관은 만석이었다.

사실 이영배 대표가 오랫동안 서울시 송파구와 강동구에서 동호인 지도를 했기에 찾아오는 사람이 많을 거라는 짐작은 했다. 50% 이상은 아는 동호인 아니냐고 물으니 이영배 대표는 고개를 저었다.

“아는 사람도 오긴 하는데 모르는 사람이 70~80%다. 체육관 만든다고 수리 중인데도 전화가 왔다. 광진구에도 소문이 났다며 언제부터 운동할 수 있냐고 묻더라. 강동구, 송파구, 하남시 접경 지역이다 보니 지리적으로 위치가 좋다. 그리고 코트 매트 때문에 오픈이 늦어졌는데 반응이 좋다. 시니어 모임이 다른 곳에서 운동하다 무릎 아프다고 이쪽으로 오셨는데 매일 오신다. 그리고 체육관 3면에 걸쳐 편하게 주차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천장이 조금 낮은 게 흠이긴 한데 그건 운동하는 분들이 알아서 하시더라.”

이영배 대표는 이렇게 영민턴체육관의 장점에 대해 지리적 위치, 푹신한 코트 매트, 편리한 주차 공간을 꼽았다.
하지만 영민턴체육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영배 대표다. 오랫동안 동호인 레슨을 하면서 이영배 대표는 나름대로 인기 있는 코치였다. 배우는 동호인은 물론이고 어느 클럽에서나 환영받는 지도자였다. 술을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그만큼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친화력이 있기에 그를 찾는 사람이 많다. 그 때문에 영민턴체육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영배 대표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라켓을 놓다

이영배 영민턴체육관 대표는 초등학교 때부터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안동대학교 사회체육과에 입학해 배드민턴부를 창단하고 후배들을 가르치며 선수 생활을 했다. 창단 6개월 만에 대회에 나가 입상해 신문에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배드민턴이 지금처럼 활성화된 시절이 아니었다.

“목욕탕에 갔는데 어느 분이 무슨 운동 했냐고 묻더라. 운동선수인 데다 체격도 있고 하니 그때만 해도 몸이 괜찮았다. 그런데 차마 배드민턴 했다는 말을 못 했다. 그래서 그냥 운동했다고 얼버무렸다. 그만큼 배드민턴을 운동으로 알아주지 않던 시절이라 학교 졸업하고 결혼 당시에 회사 생활을 했다. 이때 처음으로 라켓을 놓았다. 그러다 아는 선배가 자꾸 레슨 좀 해달라고해서 생활체육을 접하게 됐고, 이후로는 죽 레슨을 하며 살았다. 그러니 코로나 19 때문에 지금 두 번째 라켓을 놓고 있는 셈이다.”

이영배 대표는 배드민턴이 비인기 종목에서 생활체육 최고의 종목으로 자리 잡는 순간을 함께 해 왔다. 그러는 사이 강동구배드민턴연합회 사무장도 했고, 2010년과 2011년에는 전국배드민턴연합회 사무처장도 역임했다. 특히 전국배드민턴연합회 사무처장은 출퇴근해서 사무를 담당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경험이었다.

“몸으로 동호인을 지도하다 처음 사무를 보니까 좀 어려웠다. 특히 단위가 큰 숫자들이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생활체육 최고의 조직이어서 대외적으로 시야도 넓어졌고, 인맥도 넓어지고 해서 좋았다. 함께 한 직원들하고도 뜻이 잘 맞아 즐거웠다. 평생 배드민턴을 하면서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자리여서 나름 내 인생에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사무를 보면서도 밤에는 체육관에 가 동호인들과 어울리며 라켓을 놓지 않았는데, 코로나 19 앞에서는 이영배 대표도 라켓 잡기가 쉽지 않다. 특히 종일 배드민턴 코트 앞에 앉아있는데도 라켓을 잡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운동하려는 동호인이 몰려들다 보니 레슨 해 달라는 동호인들 전화가 와도 할 코트가 없어 지켜만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레슨으로 동호인을 매료시킨 이영배 대표에게는 몰려드는 동호인이 마냥 반가울 수만 없다. 앉아만 있으니 늘어나는 뱃살을 위해서도 어떻게든 짬을 내 레슨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라켓을 잡았을 때 비로소 이영배 대표의 진가가 발휘되기 때문이다.

사진 이영배 영민턴체육관 대표
사진 이영배 영민턴체육관 대표

진짜배기 배드민턴전용체육관을 꿈꾼다

그렇다면 과연 이영배 코치의 레슨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그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수다다. 이영배 대표는 셔틀콕을 올려주면서도 잠시도 입을 쉬지 않는다. 잘하면 잘한다, 못하면 못 한다고 일일이 얘기해주는 스타일이다.

“생활체육 동호인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말은 많이 해야 한다. 선수 생활하며 배웠던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 한 3년 정도는 해봐야 생활체육에서 자기만의 지도 노하우가 쌓일 것이다. 처음에 배울 동작에 관해 설명하고 그냥 공만 올려주는 코치도 있는데 저는 그때그때 잘못된 점을 얘기해주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준다. 말을 많이 해줘야 동호인들이 바로바로 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영배 대표는 입문하는 동호인들에게 배드민턴 하면서의 마음가짐에 관해서도 설명을 빼놓지 않는다. 성인들끼리 자율적으로 결성된 조직이기 때문에 서로 인사 잘하고, 에티켓을 지킬 때 건강하게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옛날에 귀족들이 다른 운동은 하인들 시키고 구경했지만, 배드민턴은 서로 예의와 매너를 지키며 직접 즐겼던 운동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배드민턴 매너를 주입하다시피 한다. 이게 바로 건강한 생활체육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영배 대표는 또 다른 측면에서 생활체육을 지원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배드민턴전용체육관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급하게 배드민턴체육관을 오픈하면서 얼결에 꿈을 이뤘지만, 이건 완전한 꿈이 아니다. 이영배 대표의 꿈은 진짜배기 배드민턴전용체육관이다.

“제대로 갖춰진 체육관 시설을 갖고 싶은 게 오랜 꿈이었다. 체육관뿐만 아니라 숙박시설도 같이 있어서 누구나 편하게 와서 쉬다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와서 배드민턴을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참새 방앗간처럼 와서 운동하는 사람도 있고, 그냥 지나다 한번 들러 얘기나 좀 나누다 가는 사람도 있고 그러면 좋겠다. 물론 지금 체육관도 그런 참새 방앗간이 되면 좋겠고, 언젠가는 내가 꿈꾸는 진짜배기 배드민턴전용체육관을 갖고 싶다.”

역시 외형은 배드민턴체육관이지만 그 속을 채우는 건 배드민턴이 아니라 사람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이영배 대표의 천성이니 어쩌랴. 하루빨리 이영배 대표의 진짜배기 꿈이 이뤄지길 기원하며 그곳에서 함께 술 한잔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 기사는 배드민턴매거진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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