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광고등학교는 강원도를 물론이고 전국에서도 배드민턴으로 유명한 명문 학교다. 각종 대회를 석권했을 뿐만 아니라 고성현 등 스타 선수들을 배출하며 30여 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때문에 뒤늦게 훈련에 돌입한 진광고등학교를 찾았다.

강원도 배드민턴의 중흥기를 이끄는 명문 진광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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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진광고등학교 선수단

상대가 피하고 싶은 끈질긴 승부욕도 전통

진광고등학교는 1972년에 개교해 올해로 49년째를 맞고 있다. 1988년 특별활동의 일환으로 배드민턴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모아 지도한 게 배드민턴부의 시초였다. 1년 만에 육성 종목으로 전환하여 도 대표로 전국대회에 출전했다.

1992년에 추계종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3위에 오르며 첫 입상을 알렸고, 1998년 가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을 석권하며 첫 우승을 맛봤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년 연속 가을철종별선수권대회를 우승해 우승기를 영구히 소유하게 됐다. 또 2003년에는 3개 대회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9년에는 전국체육대회를 비롯해 4개 대회를 거머쥐었으며, 2013년에는 2개 대회의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2015년부터는 단체전에서는 입상을 못 했고, 개인전만 국내외 대회에서 다양하게 입상성적을 거둔다.

진광고등학교는 전통적으로 화려한 기술을 앞세우기보다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스타일이다. 때문에 승패를 떠나 어느 팀이든 상대가 되기를 꺼렸다. 이겨도 엄청난 체력 소모로 다음 게임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고성현(김천시청), 권이구, 최영우 등 당대 최고의 선수를 배출하며 배드민턴 명가의 반열에 오른 진광고등학교. 최근의 부진을 털기 위해 심기일전(心機一轉)한 만큼 코로나 19는 물론 부진에서의 탈피로 진광고등학교의 전통을 이어가길 바란다.

사진 손문배 진광고등학교 교장
사진 손문배 진광고등학교 교장

손문배 교장

진광고등학교 배드민턴부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손문배 교장이다. 1988년 진광중 교사로 임용된 후 진광의 역사이자 원주 배드민턴의 역사를 만들기 시작했다. 2004년부터 진광고등학교 감독을 역임했고, 2013년부터 교감 연수받아 3년 동안 교감을 하고, 2017년에 교장에 취임했다. 배드민턴 선수 출신으로 교장까지 역임한 그야말로 입지전적인 인물이 손문배 교장이다. 

손문배 교장은 선수 시절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로 활동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의 보유자였다. 고등학생이던 78년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실업과 대학팀 모두 누르고 개인 복식 우승을 차지해 주위가 깜짝 놀라게 한 장본인이다. 진광을 쉽게 무너지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의 팀으로 만들어 놓은 것도 손문배 교장의 스타일을 그대로 전수한 것이다. 

강원도 배드민턴 1호 선수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로 강원도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기에 고향의 배드민턴 발전에 일조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파견 지도자로 학성중학교와 원주초등학교 선수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1988년 진광중학교 교사로 임용된 후 특별활동으로 시작한 배드민턴을 육성 종목으로 바꿔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안 된다’는 그 말속에 이미 포기라는 의미가 들어 있기에 ‘안 된다’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 진광의 모든 학생이 모든 일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노력해주면 좋겠다.”

사진 원지민 진광고등학교 감독
사진 원지민 진광고등학교 감독

원지민 감독

원지민 감독은 그야말로 진광의 토박이다. 진광중·고등학교 선수 출신이자 진광중·고등학교 코치로 활동하다 체육 교사가 되어 감독으로 부임했다. 쉽지 않은 케이스인데 손문배 교장이 걸어왔던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2007년부터 진광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다 진광고등학교에 체육 교사 자리가 나서 임용시험을 봤다. 두 번이나 탈락하는 바람에 마지막 세 번째에는 3, 4시간 정도밖에 안 자고 공부해서 합격해 2013년 체육 교사가 되어 감독을 맡게 됐다.”

원지민 감독은 훈련에만 집중하던 코치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감독이 되니 의외로 신경 쓸 게 많기 때문이다. 학생들 수업도 해야 하고, 학교 선생들과의 관계, 운동부 선수들의 성적이나 관리, 또 부모님과의 관계 등 멀티가 되다 보니 아이들만 집중해서 훈련했던 시절이 그리워지더라는 것.

“모교라서 아이들에게 더 애착이 간다.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고, 마음이 쓰인다. 성적이 잘 나와서 원하는 팀에 갈 수 있게 해주고 싶은데 뜻대로 되는 게 아니어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원지민 감독도 최근의 부진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특히 자신이 롤 모델로 따르는 손문배 교장이 부임하고 단체전에서 입상을 못 하고 있는 부분이 마음의 짐이라고 털어놨다.

“손문배 교장 선생님이 은퇴하시기 전에 당연히 단체전 우승 한번 하고 싶고,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이나 지도자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올해에는 뭔가 이뤄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손문배 교장을 만나 자신의 큰 뜻을 이뤘기에 원지민 감독은 꼭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어 했다. 배드민턴에 평생을 바쳐온 대선배이자 스승이기에 손문배 교장 임기 내에 적어도 한번은 우승을 안겨주고 싶은 것이다. 특히 후배들 양성이나 그런 부분에서 많은 도움도 받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도 잡아주었으니 그 마음이 더 간절했다.

“잘하든 못하든 아이들이 자기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으면 좋겠다. 요즘에는 평준화가 돼서 어느 한 팀도 만만히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팀 전체가 하나가 돼서 잘 이끌어 다 같이 소통하고 공감대 형성하는 진광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부상 방지를 위해 선수들 각자가 신경 쓰면 좋겠고, 항상 열심히 해주고 노력하는 모습에 감사하다. 그 결과가 좋은 열매로, 쓴 열매가 아니라 맛있는 달달한 열매로 선수들이 보상받으면 좋겠다.”

사진 추교근 진광고등학교 코치
사진 추교근 진광고등학교 코치

추교근 코치

추교근 코치는 2006년부터 지도자를 했다. 그 역시 진광중·고등학교 출신으로 경희대학교까지 갔다가 몸이 안 좋아 일찍 그만두고 진광중학교 코치를 몇 년 하고 2018년부터 진광고 아이들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코로나 19 때문에 일주일 정도밖에 훈련을 못 해 걱정이라는 추교근 코치. 아이들이 개인적으로 훈련을 했지만,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 일단 본궤도로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원지민 감독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년 선배라 훈련은 전적으로 추 코치에 일임하고 뒤에서 서포터만 해줘 편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추 코치 역시 진광 출신이기에 보통 때는 체력훈련 위주로 하다 대회가 다가오면 스트로크나 경기 위주의 훈련으로 아이들에게 실전 감각을 익히도록 한다.

“아이들에게 본인 스스로 찾아서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도자가 어느 정도까지는 할 수 있지만, 선수 개인이 스스로 해야 좋아지는 거다. 후배들이라 코치라는 입장보다 선배로서 얘기하는 부분이 많다.”

추교근 코치는 올해 진광고 선수 구성이 괜찮은 편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첫 대회에서 분위기만 잘 타면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는 것. 작년에도 첫 대회 파이널에서 아깝게 지면서 그 여파가 다음 대회 그다음 대회까지 이어져 아쉬움을 남겼기에 올해는 첫 대회에 사활을 걸 예정이다. 

“올해는 꼭 우승을 한번 하는 게 목표다. 아이들 몸만 잘 관리하면 가능성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부상 없이 연습했던 것처럼 대회에서 실력 발휘해주면 좋겠다.”

<입상 경력>

2020 독일주니어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복식2위
2019 밀양 원천요넥스코리아주니어오픈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단식(U-19)2위
2019 엑시스트 인도네시아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U-19)3위
2018 밀양 원천요넥스코리아주니어오픈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U-17)1위
2018 태국주니어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U-17)1위
2018 인도네시아주니어배드민턴그랑프리 남자단식(U-17)2위
2016 세계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2위
제97회 전국체육대회 남자고등부 복식2위
제96회 전국체육대회 남자고등부 복식1위
2014 아시아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U-17/U-15) 남자복식(U-17)1위

<이 기사는 배드민턴매거진 2020년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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