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우리의 삶과 우리 사회를 바꿔 놓았다. 배드민턴 역시 예외는 아니다. 운동할 곳을 잃은 사람들이 야외 클럽을 찾으면서 사라져가던 야외 배드민턴에 대한 인식 또한 바꿔 놓고 있다. 천막조차 없이 하늘을 지붕 삼아 30년째 배드민턴 명맥을 이어온 청호클럽을 찾았다. 

코로나 때문에 존재감을 드러낸 서울시 중구 청호배드민턴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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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청호배드민턴클럽 회원들 단체사진,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청호배드민턴클럽 회원들 단체사진, 배드민턴 뉴스 DB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린 배드민턴과 사람들

청호클럽은 서울시 중구 금호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이제는 사라진 줄 알았던 야외 배드민턴장이 주변에 세 개나 존재한다. 비록 코트는 1, 2개로 적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전국의 모든 실내체육관이 폐쇄된 이후 알음알음 찾아온 배드민턴 동호인들로 북적인다. 

그중에서도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청호클럽은 회원이 25명인데 최근에 찾아오는 사람들로 50여 명 넘게 아침을 맞는다. 칸막이 하나 없어 비교적 바람이 잔잔한 새벽 5시부터 하나둘 발걸음이 몰려든다.

청호클럽 회원들 대부분이 구력 10년이 넘는다. 실내에서 운동하다 나이도 먹고 무릎도 아프고 해서 쉬엄쉬엄하려고 야외의 흙바닥을 찾아온 회원들이 많다. 그 때문에 실력 향상이라는 욕심보다는 함께 즐기는 배드민턴을 지향한다.

“야외 클럽이니까 지나가다 보고 시작하기도 하지만, 알음알음 알고 찾아오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땀 냄새보다 자연의 향기가 더 물씬 풍기고, 인간적인 느낌이 강한 클럽이죠.”

정용주 회장은 청호클럽은 자연과 사람 냄새를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때때로 함께 음식을 나눠 먹으며 활기차게 하루를 여는 것도 청호클럽의 자랑이다.

실내에서는 인 아웃이 시빗거리가 될 수 있지만, 야외에서는 바람이라는 변수를 감안하고 게임을 하므로 점수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너그러움에 연륜까지 더해져 파릇파릇한 자연 못지않게 싱그러운 웃음과 함께 배드민턴을 즐기는 청호클럽. 사람뿐만 아니라 배드민턴도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청호클럽이 더욱 북적이는 클럽으로 성장하길 기원한다.

<이 기사는 배드민턴 매거진 2020년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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