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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남복④] 흐름에 변화하며 제2 전성기 맞은 고성현-신백철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남복④] 흐름에 변화하며 제2 전성기 맞은 고성현-신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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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성현(뒤)-신백철, 배드민턴 뉴스 DB

고성현(김천시청)-신백철(인천국제공항) 조 역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남자복식팀 중 하나다. 두 선수 모두 속이 시원해지는 강력한 스매시를 장착해 2016년 리우 올림픽 직전까지 세계랭킹 6위에 올랐지만, 랭킹 1위인 이용대(요넥스)-유연성(당진시청) 조와 랭킹 4위인 김기정(삼성생명)-김사랑(밀양시청) 조에 밀려 올림픽 출전은 무산됐다.

그리고 그해 국가대표를 은퇴한 고성현과 신백철은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상대로 국제대회 출전 자격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여 승소한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나이 제한을 두어 국제대회 개인 출전 자격을(남자 31세, 여자 29세) 불허해 왔던 것. 고성현과 신백철이 승소함으로써 비로소 국제대회 출전이 자유로워진다.

고성현과 신백철이 총대를 멨지만, 사실 선수들 사이에서는 개인 후원 문제 등 불만이 쌓여있는 상황이었다. 올림픽이라는 대의 앞에 잠시 억눌렀던 불만이 결국 올림픽 이후 터진 것이고, 잘나가던 남자복식 세 팀이 동시에 은퇴하게 된 원인 중 하나였다. 어쨌든 고성현과 신백철이 승소해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되면서 배드민턴 선수들도 개인 후원이 생기기 시작했다. 단 여전히 국가대표는 개인 후원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고성현-신백철 조는 2018년 베트남오픈(슈퍼 100)에 예선부터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며 복귀를 알렸다. 이 우승으로 고성현-신백철 조는 세계랭킹 198위에 이름을 올린다. 이후 고성현-신백철 조는 비록 레벨은 낮지만 인도네시아마스터즈 2위, 마카오오픈 2위, 말레이시아인터내셔날시리즈 1위 등을 차지하며 빠르게 치고 올라와 랭킹 69위로 2018년을 마감한다.

사진 고성현(우)-신백철

2019년은 고성현-신백철 조의 몸값이 폭등했다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 상승세를 그린다. 오사카인터네셔날챌린지에서 우승을 차지하더니, 올림픽 예선 레이스가 시작돼 톱랭커들이 참가한 호주오픈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미국오픈을 석권하고, 태국오픈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랭킹을 16위까지 끌어 올린다.

그야말로 고성현-신백철 조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강한 스매시를 갖고 있음에도 네트 플레이에 약하고 범실이 많아 전위 플레이가 중요시되는 흐름에 어떻게 적응할지가 관건이었는데 완벽히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고성현이 적극적으로 전위 플레이에 가담해 상대와 네트 싸움을 벌이면서 가끔 터트리는 강력한 스매시는 가슴을 시원하게 할 정도였다.

이대로라면 올림픽 출전 티켓도 따낼 기세였던 고성현-신백철 조였지만, 발바닥에 작은 상처가 생기면서 기권하는 대회가 많아져 아쉬움을 남겼다. 중국오픈과 코리아오픈 32강 탈락 후 남은 대회 불참으로 랭킹 22위로 2019년을 마감했다. 그야말로 온탕과 냉탕을 왔다 갔다 했다고 할 정도로 달아올랐던 열기는 급속도로 식어갔다.

현재는 세계랭킹 25위로 우리나라 선수 중에는 두 번째로 높은 순위이지만 고성현-신백철 조는 2020년 2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32강에서 탈락했다. 어찌 보면 코로나 19로 잠시 휴식기를 갖게 된 것이 두 선수에게는 오히려 다행이라 여겨질 정도다.

다시 대회가 재개된다면 2019년 중반에 보여주었던 상승세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두 선수는 그동안 김천시청에서 한솥밥을 먹었는데 올해 신백철이 팀을 이적하면서 서로 손발을 맞춰볼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서로 몸짓만 봐도 어떤 상황인지 알 정도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으니 이 난관도 헤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협회에 맞서 그간의 틀을 깨고 자신들은 물론 후배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만큼 고성현-신백철 조가 유종의 미를 거둬 롤 모델로 자리 잡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 입상 성적 >

2019 태국오픈 2위
2019 미국오픈 1위
2019 호주오픈 1위
2019 오사카인터내셔날챌린지 1위
2018 말레이시아인터내셔날시리즈 1위
2018 마카오오픈 2위
2018 인도네시아마스터즈 2위
2018 베트남오픈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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