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남복③] 여전히 기대 반, 우려 반인 이용대-김기정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남복③] 여전히 기대 반, 우려 반인 이용대-김기정
  • 이여진 기자
  • 승인 2020.06.2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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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용대-김기정,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이용대(오른쪽)-김기정, 배드민턴 뉴스 DB

이용대하면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인 배드민턴 스타다. 비록 올림픽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명성을 얻었지만, 파트너가 바뀔 때마다 세계랭킹 1위를 놓치지 않았던 그이기에 남자복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고(故) 정재성, 고성현(김천시청), 유연성(당진시청)으로 국가대표 파트너가 바뀔 때마다 세계랭킹 1위를 찍었지만, 정작 올림픽 등 큰 무대에서 남자복식으로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세 차례 올림픽에 출전하면서 늘 우승 후보였음에도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게 다다.

그렇게 남자복식을 대표하던 이용대가 2016 리우 올림픽이 끝나고 그해 코리아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피날레와 함께 국가대표를 은퇴했다. 이건 곧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암흑기를 알리는 신호였다.

김기정 역시 이용대의 빛에 가렸지만, 김사랑과 파트너를 이뤄 세계랭킹 2위까지 오를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그랬던 김기정 역시 2016 리우 올림픽 이후 은퇴하면서 영영 국제무대와는 멀어지나 싶었다.

그런데 2018년 스페인마스터즈에서 생각지 못했던 팀이 등장했다. 이용대-김기정 조라는 새로운 조합이 국제무대에 복귀한 것이다. 그리고 복귀 무대에서 당당히 우승을 거머쥐며 남자복식의 대이변을 예고했다. 이용대라는 이름에 걸맞은 복귀 신고식이었다.

이용대와 김기정이 국가대표를 은퇴한 이후 남자복식의 흐름이 강한 스매시를 자랑하는 후위 공격 위주에서 드라이브와 네트 플레이 등 전위싸움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용대가 누구던가? 드라이브 싸움과 수비의 천재 아니던가. 김기정 역시 네트 앞에서의 플레이가 현란한 선수라는 점에서 시대의 흐름에 딱 맞는 조합의 탄생으로 보였다.

하지만 세간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둘의 스타일이 파악되면 쉽지 않을 거라고들 예상했다. 이후 마카오오픈에서 우승을 또 한 차례 차지하긴 했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갈수록 8강 진출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돌변했다. 

사진 이용대(왼쪽)-김기정,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이용대(왼쪽)-김기정, 배드민턴 뉴스 DB

어쨌든 이용대-김기정 조는 복귀해 랭킹 46위로 2018년을 마감했는데 이용대의 국가대표 차출론이 대두됐다. 남자복식의 저조한 성적 탓에 새롭게 구성된 국가대표 사령탑에서조차 이용대의 국가대표 복귀를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연말에 있었던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지 못했기에 끝내 국가대표 복귀는 무산된다.

2019년 이용대-김기정 조는 랭킹이 32위까지 올랐지만, 스위스오픈에서 3위에 오른 게 유일한 입상 성적이다. 8강에 오른 것도 대만오픈 단 한 차례뿐이었고, 대부분 1, 2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오죽하면 옛 파트너인 유연성(당진시청)과 새롭게 짝을 이뤄보기도 했지만, 실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걸 확인하고는 다시 김기정 곁으로 돌아왔다.

세계적인 흐름이 아무리 전위 싸움이라고는 하지만 남자복식은 역시 강력한 스매시가 필요한데 이용대-김기정 조는 스매시가 약했다. 그럼에도 이용대가 전위 플레이와 드라이브 싸움 등 자신의 장점보다는 단점이라 할 수 있는 스매시 공격을 고집하면서 게임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결국 랭킹이 30위권에서 더 치고 오르지 못하면서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내겠다던 이용대의 꿈도 멀어져간다.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모하마드 아산-헨트라 세티아완(인도네시아) 조가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세계랭킹 2위를 유지하며 가능성을 확인시켜줬지만, 먼 남의 얘기일 뿐이었다.

그러다 2020년 첫 대회인 말레이시아마스터즈에서 이용대-김기정 조가 우승을 차지한다. 이용대가 자신의 장점인 전위를 책임지면서 팀이 안정감을 찾아 결국 우승을 거머쥐며 올림픽을 향한 마지막 불꽃을 피우나 싶었는데 여기까지였다. 이후 코로나 19 때문에 국제대회가 잠정 중단될 때까지 이용대-김기정 조는 16강 문턱조차 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데도 여전히 이용대-김기정 조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 반, 우려 반이 섞여 있다. 천하를 호령했던 대한민국 남자복식의 계보를 잇는 이름이기에 존재감 없는 선수들처럼 국제무대에서 씁쓸히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한때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이었기에.

< 입상 성적 >

2020 말레이시아마스터즈 1위
2019 스위스오픈 3위
2018 마카오오픈 1위
2018 스페인마스터즈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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