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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단 트로이카 시대②] 외롭게 여단 명맥을 이어온 성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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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여자단식 성지현, 배드민턴 뉴스 DB

성지현은 우월한 유전자와 환경을 물려받아 일찌감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성한국 전 대한민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팀 감독과 김연자 한국체육대학교 교수이자 배드민턴 팀 감독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키도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175cm로 자라 체격적인 조건도 좋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인 2007년 여름철종별대회 고등부 여자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성지현은 고등학교 3학년 때인 2009년에 국가대표로 선발된다. 특히 2009 마카오오픈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조우미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성지현 시대를 예고했다. 2010년에는 코리아오픈 준우승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2013년과 2015년에는  코리아오픈 정상에 올랐다.

특히 성지현은 철옹성처럼 느껴지던 중국 선수들을 간간히 꺾으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세계랭킹 1위부터 3위까지를 중국 선수들이 휩쓸다시피 했는데 이 선수들을 한 두번씩 이기면서 만리장성을 넘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큰 키는 상대에게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약점으로 지목되던 스피드와 체력까지 보강하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1살 차이인 배연주와 라이벌이자 동료로 국내외 대회는 물론 2012 런던 올림픽과 2016 리우 올림픽에 나란히 출전했지만 메달권 진입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리우 올림픽 이후 혼자 여자단식을 책임지던 성지현은 2017년 6월에는 세계랭킹 2위까지 올라서며 마지막 올림픽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성지현의 랭킹은 뒷걸음질 쳤다. 2017년 연말에는 6위, 2018년에는 11위, 2019년에는 12위를 기록하더니 현재는 랭킹 14위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사진 여자단식 성지현, 배드민턴 뉴스 DB
사진 여자단식 성지현, 배드민턴 뉴스 DB

특히 2018년에는 결승 진출 없이 3위만 4차례 기록했다. 2019년 역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 대만오픈 우승과 코리아마스터즈 준우승으로 올림픽 랭킹 포인트(2019년 5월부터 2020년 4월까지)를 끌어 올리며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의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2019년에 김가은(삼성생명)과 안세영(광주체고)이 성장하면서 성지현의 마지막 올림픽 도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안세영이 랭킹 8위로 안정권에 들었고, 김가은이 14위이고 성지현이 15위를 기록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모든 대회가 잠정 중단됐기 때문이다.

그 사이 올림픽 예선 레이스 기간도 끝나버렸다. 몇 개 대회를 남겨 놓은 상태에서 중단 되는 바람에 마지막 역전을 노리던 성지현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가은에 불과 523포인트 뒤져있는데 현재의 랭킹대로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다면 성지현의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은 무산된다.

어쨌든 성지현은 10년 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자단식 선수로 활약했다. 그야말로 여자단식의 계보를 잇는 선수로 징검다리 역할을 충분히 해낸 셈이다. 물론 성지현의 배드민턴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아직 후배들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혼자 외롭게 고군분투했다면 이제는 후배들과 함께 여자단식 트로이카 시대를 이끌어가는 맏언니로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성지현. 늘 최고의 자리에서 이제는 한걸음 내려섰지만, 최고의 선수로 기억될 수 있도록 멋지게 마무리하는 것 또한 그녀에게 주어진 숙명이다. 그녀의 마지막 불꽃을 기대해 보자.

2019 대만오픈 여자단식 우승
2016 뉴질랜드오픈 그랑프리골드 여자단식 우승
2015 빅터코리아오픈 여자단식 우승
2015 대만오픈 그랑프리골드 여자단식 우승
2014 김천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단식 우승
2013 빅터코리아오픈 여자단식 우승
2013 대만오픈 그랑프리골드 여자단식 우승
2011 대만오픈 그랑프리골드 여자단식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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